고등학교 교무실에 상습적으로 침입해 훔친 시험지로 딸을 전교 1등으로 만들었던 학부모가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습니다.
대구지법은 특수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학부모 50살 A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 4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A 씨와 함께 범행한 기간제 교사 32살 B 씨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의 원심을 깨고 징역 4년 4개월에 추징금 3,1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추징금은 B 씨가 범행을 도와주는 대가로 A 씨에게서 받은 금액입니다.
이들은 2023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11차례에 걸쳐 A 씨의 딸이 재학 중인 경북 안동 소재 모 고등학교에 무단 침입해 7차례에 걸쳐 중간·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의 딸인 C 양은 엄마가 훔친 시험지로 공부해 내신 평가에서 전교 1등을 유지했습니다.
A 씨와 B 씨는 2학기 기말고사를 앞둔 지난해 7월 4일 새벽에도 교무실에 침입해 시험지를 빼내려다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 학교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B 씨는 학교 측이 교내 경비 시스템 지문 등록 정보를 지우지 않아 계속 출입이 가능했는데, 이날은 우연히 경보시스템이 오작동하면서 경고음이 울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보시스템이 정상 작동했다면 이들의 범행은 '완전 범죄'가 됐을 수도 있었다는 겁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학교 시험과 행정 시스템을 훼손했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근본적으로 흔든 범행"이라면서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A 씨와 B 씨가 항소심 재판 기간 반성문을 재판부에 10~20여 차례 낸 점 등이 참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빼돌린 시험지로 공부해 시험을 치른 혐의로 기소됐던 C양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고, 항소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범행을 도운 학교 행정실장도 특수절도방조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고 항소하지 않았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이다인,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자막뉴스] 반성문 '폭풍 제출'에 형 깎아준 판사…훔친 시험지로 딸 1등 만들더니 '감형'
입력 2026.05.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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