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법원이 지난해 이뤄진 변리사 1차 시험에서 특정 문항의 중복 정답이 인정된다며 한 문제 차이로 탈락했던 수험생에 대한 불합격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고법 행정6-1부(김민기 최항석 박영주 고법판사)는 지난 20일 원고 A 씨가 한국산업인력공단을 상대로 낸 불합격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실시된 제62회 변리사 국가자격시험 1차 시험에서 떨어졌으나 자연과학개론 37번 문항의 중복 정답이 인정돼야 한다면서 불합격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 판단을 뒤집고 원고가 기재한 답안이 과학적, 합리적, 객관적으로 선택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문항은 지구 주변을 도는 달의 공전 모식도를 제시하며 달이 특정 위치에 있을 때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달이 어떻게 보이는지 고르는 문제였습니다.
쟁점은 상현달과 하현달의 의미였는데 피고는 한국어 사전 및 국내 교육과정에 근거해 답을 골랐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원고는 과학적·학술적 정의를 고려해 정답을 선택했습니다.
재판부는 "평균 수준의 수험생이 문항의 출제 의도를 파악하고 정답을 선택하는 합리적인 경우를 상정했을 때 피고가 선택지 4번만을 정답 처리하고 2번을 오답으로 처리한 것은 출제자·평가자의 재량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봤습니다.
2번을 정답으로 고른 수험생이 29%를 웃돈다는 점에서 "상당한 비율의 수험생이 그 출제 의도를 파악하는 데 곤란을 겪거나 4번과 2번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가 고른 2번도 정답으로 인정되고 해당 문항에 배정된 점수를 가산하면 원고의 총득점이 합격기준점을 상회했다며 불합격 처분은 위법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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