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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8NEWS] "증거 안 봤습니다, 됐습니까?"…고발 공무원 두 번 울린 경찰

[AFTER 8NEWS] "증거 안 봤습니다, 됐습니까?"…고발 공무원 두 번 울린 경찰
00:00 "온몸이 땀으로, 점심에 젖은 양말 말리고" 고발 공무원의 지옥
03:47 "나도 공무원 생활 30년, 실과 득이 뭔지"..두 번 울린 경찰
06:02 면장과 복지계장, 취재진이 찾아갔더니..


1. "온몸이 땀으로, 점심에 젖은 양말 말리고" 고발 공무원의 지옥
19년째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공무원으로 일해온 A 씨의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내부 고발에 나섰지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고 조직 안에서 극심한 정신적인 고통을 당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지난 2023년 9월 경남 함안군의 한 면사무소의 복지계장은 A 씨를 불러서 민원을 무마하라는 식의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게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복지계장의 폭언이었습니다. 복지계장은 규정에도 없게 한 장애인 가족의 보조금 지급 통장을 가져갔고 장애인 가족이 그걸 돌려달라고 하자 가족과 폭언을 퍼부으며 싸웠다고 합니다. 복지계장은 장애인 가족에게 "평생 거지처럼 살아라", "뭐 쥐방울만한 게 말도 안 듣는다" 이런 내용의 막말을 했다고 합니다.

[A 씨 : (복지계장이 장애인 가족에게) 비속어를 쓰면서 뭐 너 같은 건 평생 거지처럼 살아라 그렇게 살 거다 뭐 쥐방울만한 게 뭐 말도 안 듣는다. ]

이 말을 듣고 분개한 장애인 가족들은 군청에 복지계장의 갑질을 처벌해달라는 취지로 민원을 넣었고 군청에서도 이 민원이 해결이 안 되면 상급기관인 도청에까지 민원을 넣겠다는 내용도 그들이 쓴 민원서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놀란 면장과 복지계장은 애당초 이 복지업무와 아무 상관이 없는 주무관 A 씨를 불러다가 장애인 가족의 민원이 상급기관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이상한 지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면사무소다 보니까 지역의 농민들을 직접적으로 대상으로 해서 농기계를 지원하는 사업들도 있었다고 하는데 면장에게 홍보비를 명목으로 100만 원, 금품을 건넨 특정인을 우선순위로 올리라는 지시까지 했다고 합니다.

[(일단 100만 원을 어쨌든 받으셨죠?) 예. 그건 맞죠. ]

A 씨는 면장의 이런 부당한 지시를 모두 거절했고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하자 그런 A 씨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A 씨 : (저더러) 여기서 더 이상 일할 이유 없다. 사무실이 떠나갈 듯이 고성을 지르면서 계속 반복을 했어요. ]

A 씨는 자신이 겪었던 이런 피해 사실을 모아서 함안군청 감사실에 제보를 했습니다. 그런데 제보 이후에도 한 달, 두 달 동안 분리 조치가 곧바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면사무소는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그 좁은 면사무소에서 A 씨는 가해자들과 함께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A 씨는 가해자들로부터 은근한 따돌림 같은 직장 내 괴롭힘 2차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 : (같이 근무할 때 긴장해서) 온몸이 땀으로 젖었었는데 (점심 시간에) 젖은 양말을 말리고. ]

가해자들은 같은 군청 공무원이었던 A 씨 아내를 찾아가서 A 씨에게 말을 잘 해달라며 회유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A 씨 아내는 군청 복도에 주저앉아서 운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A 씨 : (아내는) (군청)복도에서 뭐 북받쳐서 주저앉아서 울고 뭐 그런 상황들이 반복됐죠. ]

또 지역사회는 워낙 좁았습니다. 그런 지역사회에서 가해자들은 A 씨가 기밀 정보를 민원인에게 흘려서 불필요한 민원을 쓰도록 자극했다라며 A 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이야기까지도 했습니다. A 씨의 이런 모든 제보 내용들은 군청과 도청의 감사 과정에서 인정받았습니다. 직권남용, 강요, 모욕 이런 것들이 인정된 것이죠. 특히 A 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피해도 인정됐습니다.
이런 보수적인 지역의 공직사회에서 직장 괴롭힘을 이 정도 수준까지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복지계장과 면장에 대해서 중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각각 정직 3개월 그리고 2개월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2. "나도 공무원 생활 30년, 실과 득이 뭔지"..두 번 울린 경찰
A 씨는 군청뿐 아니라 경찰에도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관련 자료들을 모아서 경찰에도 신고했는데, 이 수사 과정에서 수사관의 이해하지 못할 발언들 때문에 A 씨는 또 다른 고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면장이 자신의 금품 수수 혐의 100만 원을 받고 농기계 지원 사업에서 특정인을 밀어준 내용을 사실상 인정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이 담긴 녹취를 경찰에 건넸음에도 수사 과정에서 그런 해당 혐의 사실이 빠져 있다는 걸 A 씨가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경찰 수사관에게 "제대로 증거를 챙겨봤냐"라고 묻자 경찰 수사관은 "안 봤다, 됐냐"라고 비아냥거리면서 전화를 끊기도 했습니다.

[경찰 : 금품수수 따로 고발을 하십시오. 그 사람(피의자)이 조사 받을 때 부인해버리면 아무 의미 없는건데. (혹시 (증거) 안 보신 거 아닙니까?) 안 봤습니다. 됐습니까? ]

이런 수사관의 태도를 문제 삼자 해당 경찰서의 감사 담당자는 오히려 A씨에게 훈계하는 조로 "왜 그런 문제 제기를 하느냐", "당신도 공무원 해봤기 때문에 다 알지 않느냐" 이런 취지의 말도 했다고 합니다.

[경찰 : 저도 공무원 생활을 30년 했거든요. 이게 실과 득이 뭔지를 얘기해줘야겠다. ]

결국 이 경찰 둘은 이 발언들이 문제가 돼서 경찰 내부적으로 징계위에 회부돼서 징계를 받기도 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그와 별도로 경찰 수사는 3년 가까이 불송치와 검찰의 보완수사명령, 재수사 또 보완수사명령을 반복하면서 아직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피해를 인정한 군청과 도청과 달리 수시로 조사에 불려다니면서 A 씨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상태입니다. 취재진에게 건넨 진단서에는 A 씨가 겪었던 정신적인 고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공황장애, 스트레스 장애 등이 명시됐고 대인기피증이나 또 한쪽 팔에 최근에는 마비 증세까지 왔다고 합니다. 이런 피해 사실들을 인사혁신처에서도 모두 인정했고 공무상 재해 승인까지 인정해 줬다고 합니다.


3. 면장과 복지계장, 취재진이 찾아갔더니..
자, 그러면 가해자들, 이 문제를 일으킨 면장과 복지계장은 과연 A 씨에게 끼친 피해를 반성하고 있을까? 취재가 시작되고 저희 취재진이 직접 입장을 묻기 위해 복지계장을 찾아갔었는데 저희 취재진에게 그때는 워낙 피해자가 힘들어하니까 미안하다고 했을 뿐 본인들도 억울한 점이 있다라는 식으로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복지계장 : 제가 잘못을 했든 안 했든 그 사람(A 씨)이 어떤 하여튼 자기 입장에서는 상처를 받았으니 (사과한 거죠.) ]

실제로 복지계장은 소청을 넣어서 본인의 징계 수위를 줄이기도 했고 면장은 이런 중징계 이후에도 정식적으로 공로연수를 받고 퇴직하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이번 취재를 준비한 이유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좀 멀리 떨어진 한 지방의 일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좁은 지역사회의 특수한 폐쇄성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인구가 그렇게 많지 않은 작은 도시 한 다리만 건너면 서로서로를 모두 알게 되는 이 좁은 네트워크 속에서 어떠한 공무원이 부당한 지시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했을 때 그 당사자는 이런 피해들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 전국 곳곳에 이런 피해 사례들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못했던 이런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사례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취재 : 김민준·김규리,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이상학, 영상편집 : 장유진, 디자인 : 육도현 ,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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