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 'VIP 격노'가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등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임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에게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했던 2023년 7월 31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크게 질책했다"며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 이런 질책을 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집무실 내선 번호로 통화하며 "'최고지휘관부터 하급자까지 줄줄이 엮어서 처벌하면 되겠느냐', '내가 누차 얘기하지 않았느냐' 이런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고도 했습니다.
당시 해병대 수사단은 채상병 순직 사건의 책임자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포함해 8명을 지목했습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이러한 결과를 듣고 윤 전 대통령이 크게 호통을 쳤다는 이른바 'VIP 격노' 이후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조직적 수사 외압이 가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임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에 대해 증언하면서도 "임 전 사단장을 이첩 대상에서 빼라는 명시적 지시는 전달 받은 사실이 없다"며 "책임 경중, 직간접적 책임을 구분해서 처벌하는 게 맞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고 했습니다.
앞서 임 전 비서관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당시 대령·현 준장)을 항명 혐의로 수사했던 군 검찰단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습니다.
특검팀이 진술을 뒤집은 이유를 묻자 임 전 비서관은 "수년간 인고의 세월을 겪었을 채상병 부모에게 사실관계가 명백히 밝혀지는 게 조금이라도 위안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 특검에서는 사실대로 밝히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윤 전 대통령은 "구체적인 사고원인이 무엇이고 사단장부터 중사까지 어떤 잘못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답변을 못 얻었다"며 "젊은 해병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명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 국민들에게 다짐한 것 아닌가"라고 재차 자신의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채상병 수사외압 사건 공판과 일정이 중복되면서 출석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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