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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다하고 복지관 어르신 끼니 챙겨온 60대 조리사, 6명에 장기 기증

여행 마다하고 복지관 어르신 끼니 챙겨온 60대 조리사, 6명에 장기 기증
▲ 기증자 김옥희(왼쪽) 씨와 남편 박천식 씨

노인복지회관에서 일하면서 어르신들 끼니를 챙기느라 여행도 마다하던 60대 여성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6명에게 생명을 나눴습니다.

오늘(2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5일 전남대병원에서 68살 김옥희 씨가 양쪽 신장과 안구, 폐, 간을 기증하고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김 씨는 장기 외에 뼈와 연골, 혈관 등 인체 조직도 기증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달 9일 직장에서 일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김 씨의 남편 박천식 씨는 의료진에 먼저 다가가 고인이 평소 밝힌 장기·조직 기증 뜻을 알렸습니다.

이달 14일이 결혼 20주년인 부부는 이미 10여 년 전 기증 희망 등록을 해둔 상태였습니다.

박 씨는 "허무하게 아내를 보낼 수 없었다"며 "할 수 있으면 장기기증을 하고 가자는 이야기를 생전에 아내와 여러 차례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전남 영암에서 태어난 김 씨는 서울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다 40대 중반에 남편을 만나 15년 전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꽃을 좋아해 집 앞 마당에 꽃을 심고 키우는 것을 즐겼고, 요리에도 재능이 있어 음식 관련 일을 주로 했습니다.

최근까지는 노인복지회관에서 조리사로 일하며 어르신들의 식사를 챙겼습니다.

어르신들이 입을 모아 칭찬할 정도로 음식 솜씨가 좋았다고 합니다.

밝고 서글서글한 성격 덕에 주변 사람들과도 두루 잘 어울렸지만, 정작 남편과는 자주 여행하지 못했습니다.

남편 박 씨는 "지난해에도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했지만, 아내는 복지회관 어르신들의 식사 걱정에 끝내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며 "여행 한 번 제대로 같이 가보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습니다.

박 씨는 고인에게 "그렇게 예쁜 사람인 줄 몰랐다"며 "다니엘라(세례명), 사는 동안 너무 감사했고 고마웠어. 고생 많이 하게 해서 미안하고, 따뜻하게 해주지 못한 것도 미안해. 당신의 빈자리가 너무 크고 사는 동안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 못 했는데,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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