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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 15범에 성범죄…후보자 전과 기록 전수분석 [사실은]

전과 15범에 성범죄…후보자 전과 기록 전수분석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⑤편
흔히 지방선거를 '중앙 정치의 대리전'으로 부릅니다. 그 정치적 의미, 중요합니다. 하지만, 거대 담론이 선거판을 휩쓸 때면 정작 우리가 사는 동네의 이야기는 그 기세에 눌려 보이지 않게 됩니다.
SBS 탐사기획팀은 투박한 정치적 구호 대신 '데이터'라는 정밀한 렌즈를 통해 지방선거를 들여다 보려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이 우리 동네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지표로 확인해 보고, 동네 단위 방대한 선거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 동네 별 세세한 표심은 물론 그 이면에 숨겨진 과학적 흐름을 읽어드리고자 합니다.
지방선거의 주무대는 '중앙'이 아닌 아닌, '우리 동네'이기 때문입니다.
'구름 위의 전쟁'이 아닌 우리 일상의 결을 결정하는 '촘촘한 민주주의'의 장. 그 무게를 유권자 분들과 함께 고민하는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오늘은 그 다섯 번째 순서입니다.

지금까지 지방 선거가 왜 중요한지 데이터를 통해 설명드렸다면, 오늘은 '후보의 자격'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SBS 8뉴스에서도 전해드렸지만,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 가운데는 상해·음주운전·무면허·폭행·사기·공무집행방해·범인도피교사 등 전과가 15건에 달하는 후보도 있었고, 심지어 성 범죄 전과자도 있었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SBS 탐사기획팀 전수 분석 결과,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 7,724명 가운데 2,599명, 33.6%가 전과 기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후보 셋 중 한 명이 전과를 안고 유권자 앞에 서는 셈입니다. 물론 전과 기록이 있다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보장해야 할 참정권을 제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음주운전 적발이 잦았다거나, 성범죄 기록까지 있다면 "과연 우리 지역을 대표할 자격이 있을까" 유권자 입장에서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후보자의 범죄 기록을 꼼꼼하게 분석하는 이유입니다.
 

데이터 수집·분석은 이렇게 했습니다

후보자들의 전과 기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PDF 파일 형태로 공개돼 있습니다. 다만 후보 한 명 한 명의 파일을 일일이 열어 봐야 내용을 알 수 있고, 여러 후보를 한꺼번에 비교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SBS 사실은 팀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 7,724명의 전과 기록 PDF를 모두 다운 받아, 전과명·처분·처분일자 등 정보를 구글 시트에 직접 입력했습니다.

지방선거 후보자 전과 정보를 입력한 구글시트 화면

또 직전 8회 지방선거(2022년) 때 같은 방식으로 정리해 둔 자료도 이번 분석에 함께 활용했습니다. 8회 지방선거 당선자 2,422명이 이번 9회에 다시 출마했는지, 임기 중에 어떤 처분이 새로 더해졌는지를 4년 전 데이터와 대조해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장 전과가 많은 후보는 누구?

전과 후보 2,599명 가운데 가장 많은 전과 15건을 기록한 건 인천 강화군의원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병연 후보입니다.

무소속 김병연 후보의 전과 기록

음주운전·무면허운전·폭행·사기·공무집행방해·범인도피교사 등 죄명도 다양합니다. 특히 2016년 한 해에만 음주운전 1회, 무면허운전 3회, 상해 1회 등 다섯 건이 한꺼번에 추가됐고, 그중 두 건에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습니다. 나머지 12건은 모두 벌금형입니다.

14건의 전과를 안고 출마한 후보는 두 명입니다. 한 명은 직전 8회 지방선거에서 14건으로 최다 전과 후보였던 강해복 부산시의원 후보. 이번에 같은 14건 그대로 다시 명단에 올랐습니다. 사기·상해·음주측정거부·업무방해 등이 그의 전과 내역입니다.

다른 한 명은 인천 옹진군의원에 출마한 변영현 후보로 산림법·골재채취법·산지관리법·조세범처벌법·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전과를 기록했습니다.

김 후보는 SBS와 통화에서 "(음주운전은) 대리 기사와 다툼이 있었고, 법원이 소명 자료를 분실한 탓"이라며 "전과 기록만 있다고 해서 나쁜 사람은 아니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선거에)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강 후보 역시 "착한 일도 많이 하고, 봉사도 하고, 이런저런 일 다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과 비율 소폭 줄었지만, '사회 지탄 범죄' 그대로

전체 전과율은 2018년 7회 38.2%, 2022년 8회 36.2%에서 이번에 33.6%까지 소폭 하락세를 보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지탄을 많이 받고 있는 음주·재산범죄·뇌물 혐의로 전과 기록이 있는 후보 비율은 47.6%로, 4년 전(47.8%)과 사실상 변하지 않았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비율이 떨어진 것은 시국·노동 사건이 줄어든 결과일 뿐, 후보 자질이 개선됐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셈입니다.

지역별로도 격차가 뚜렷합니다. 전과 후보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42.9%)이었고, 경남(41.4%), 경북(40.7%), 강원(37.9%), 전북(37.6%)이 뒤를 이었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반대로 가장 낮은 곳은 서울(21.5%), 세종(22.6%), 대전(24.9%), 부산(27.8%), 광주(31.0%) 순이었습니다. 수도권에서 거리가 먼 영·호남권에서 40%대로 높았고, 수도권과 광역시는 전과 비율이 20%대로 낮은 특징을 보였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선거 유형으로 보면 전과 후보의 60% 가까이가 기초의원이었습니다. 기초의원 1,570명, 광역의원 599명, 기초자치단체장 236명 순입니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33.4%, 더불어민주당 29.5%, 진보당 46.5%, 조국혁신당 35.6%, 개혁신당은 18.2%로 가장 낮았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무소속은 824명 중 414명, 절반인 50.2%가 전과자였습니다. 정당 공천 필터를 거치지 않는 무소속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셈입니다. 다만, 이들은 선거 직전에는 정당 소속이었지만 본인들의 전과 기록으로는 공천 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자진 탈당한 뒤 출마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음주·무면허만 1,041명, 전과 후보 10명 중 4명

전과 후보 2,599명 가운데 가장 많은 죄명은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입니다. 전과를 보유한 후보의 40.1%(1,041명)에 달합니다. 음주운전만 따로 추려도 999명, 38.4%입니다. 전과 후보 10명 중 4명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거나, 면허 없이 운전대를 잡았다는 의미입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특히 눈 여겨 볼 건, 이들이 이른바 '윤창호법' 시행 이후에도 음주운전을 했냐는 겁니다. 음주운전 처벌을 대폭 강화한 '윤창호법'은 2018년 12월 18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처분 일자를 일일이 대조한 결과, 법 시행 이후에 적발돼 처분을 받은 후보는 76명에 달했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34명, 무소속 30명, 조국혁신당 5명, 더불어민주당 3명, 진보당 2명 순입니다. 양형은 대부분 벌금형이었고, 징역·금고(집행유예 포함)는 6명에 그쳤습니다.

더 무거운 사실도 확인됩니다. 이 76명 가운데 현직 지방의원이 24명입니다. 국민의힘이 15명으로 가장 많고, 무소속 8명, 더불어민주당 1명입니다. 의장단도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이종석 양양군의회 의장, 김상태 울산북구의회 의장, 김양훈 완도군의회 의장, 유영주 양천구의회 의장, 금동윤 봉화군의회 부의장 등입니다. 김양훈 의장과 이승민 의원은 각각 벌금 1,000만 원의 고액 양형을 받았습니다.

적발 시점도 최근까지 이어집니다. 서춘경(현, 전남 장성군의원)후보는 지난해 7월, 이상철(현, 강원 양구군의원)은 올해 3월 음주운전으로 처분을 받았습니다. 윤창호법 시행 6년이 지난 지난해와 올해까지도 음주운전은 계속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상습 적발도 적지 않습니다. 차석철(무소속·전남 여수) 후보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5년 사이에 5차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습니다. 벌금은 100만 원에서 700만 원까지 단계적으로 올랐지만, 그는 다시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윤태호(무소속·전북 순창) 후보는 1999년부터 2018년까지 20년에 걸쳐 5번 적발됐고, 네 번째 적발 때는 사람까지 다치게 한 걸로 분석됐습니다. (위험운전치사상).
 

성 비위 전과 6명, 전원 무소속

이번 지방선거 후보 중 성 비위 전과 후보는 6명입니다. 6명 모두 무소속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강제추행이나 통신매체 이용 음란 같은 사건이 알려진 뒤 당을 떠났거나, 애초에 공천을 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정당의 공천 심사가 적어도 성 비위에 있어서는 일정한 거름망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무거운 양형은 경남 거창군의원에 출마한 임채옥 후보입니다. 2004년 특수강제추행으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임 후보는 사건 경위를 묻는 SBS 기자의 질문에 "바빠서 답하기 어렵다. 죄송하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강원 태백시의원에 출마한 박무봉 후보는 2013년 출입국관리법 위반과 함께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습니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 출마자 중 전과 11건을 안고 있는 상습 전과자이기도 합니다.

가장 최근 사건은 경남 의령군수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오태완 후보입니다. 현직 의령군수였던 오 후보는 임기 중인 2024년 강제추행으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임기 중에 새 전과가 추가됐음에도 다시 단체장 자리에 도전하는 사례입니다.

6명 가운데 벌금형은 3명, 나머지 3명도 모두 집행유예였습니다.
 

지난 선거 당선인 분석…임기 중 전과가 늘어난 경우도

한 번 의회에 들어간 뒤에도 전과가 추가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직전 8회 지방선거(2022년) 당선자 가운데 이번 9회에 다시 출마한 사람은 2,422명. 그 중 임기 중에 형사처분을 새로 받은 사람만 44명입니다. 박우량 신안군수(직권남용 징역 8월 집행유예),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등 단체장도 포함됐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소속 3선의 김진 강원 고성군의원입니다. 그는 2024년 모욕·업무방해 혐의로 처벌받았습니다. 그는 "제주도 호텔 프론트 직원과 객실 열쇠 하나를 두고 언성이 높아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직원이 고발하겠다며 돈을 달라고 했고, 벌금 내면 되지 너한테는 못 주겠다고 했더니 정말 고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44명이라는 숫자는 8회 당선자 명부와 이번 9회 후보 명부를, 그리고 각자의 4년치 전과 기록을 한 줄씩 대조한 끝에 나온 결과입니다.

물론 '임기 중 처분'은 형이 확정된 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 임기 중에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러나 의회에 들어간 뒤에도 사법 처분이 이어진다는 사실은, 후보 자격 검증이 한 번의 선거 시점에 끝나는 일회성 절차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선거 없이 당선이 확정된 후보도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무투표 당선자는 513명입니다. 지역구 416명과, 후보 수가 정수 이내라서 공직선거법 제190조의2에 따라 전원 당선이 확정된 기초의원 비례 97명을 합한 숫자입니다. 이 중 138명, 26.9%가 전과자입니다. 지역구만 따로 보면 30.3%로 더 높아집니다. 유권자가 표로 검증할 기회조차 없이 의회에 들어가는 138명 안에, 이미 형사 처벌을 받은 이들이 포함돼 있는 셈입니다.
 

유권자의 선택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습니다. 이런 전과가 있는데, 어떻게 다시 후보로 등록할 수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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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공직선거법 제18조가 그어 놓은 선에 있습니다. 이 조항은 ▲선거범죄(공직선거법 위반) ▲정치자금부정수수죄와 선거비용 관련 위반(정치자금법 제45조·제49조)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원·단체장이 재임 중 직무와 관련해 저지른 뇌물·알선수재 사건에 한해 벌금 100만 원 이상만 받아도 일정 기간(벌금 확정 후 5년, 집행유예 10년, 실형 만기 10년) 피선거권을 제한합니다. 정치 영역에서 벌어진 위법은 비교적 촘촘하게 거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주운전·폭행·사기 같은 일반 형사 범죄는 벌금형만으로는 출마가 제한되지 않습니다. 일반 형사범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형이 아직 실효되지 않은 경우'에만 피선거권이 제한되며, 그마저도 형 집행이 끝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출마할 수 있습니다.

후보 자격을 두고 법은 일부만 거르고 정당의 공천 기준은 제각각입니다.

결국 검증의 마지막 책임은 유권자일 겁니다. 다음 달 3일, 유권자는 7천 7백여 명이 넘는 후보 가운데 자신의 대표를 고르게 됩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후보 한 명 한 명의 PDF를 일일이 열어 봐야 하는 수고가 있지만, 그것이 지금 유권자가 사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검증 도구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후보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동네의 일꾼을 뽑는 이번 선거, 투표하시기 전 직접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작가 : 김효진·박정선, 인턴 : 박근호·송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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