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직 검시 조사관이 '양주 태권도장 학대 사망 사건' 피해 아동의 검시 사진을 외부 대학 강의에 활용했습니다. 모자이크 같은 최소한의 조치도 없었고, 아이 신원은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유가족은 "몇 번을 죽이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세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재작년 7월 경기도 양주의 한 태권도장.
이 도장 관장이 아이를 거꾸로 들어 매트 사이로 밀어 넣습니다.
발버둥치던 5살 어린이 최도하 군은 매트 속에서 방치돼 결국 숨졌습니다.
2년 가까이 흐른 지난 13일, 어머니 최민영 씨는 황당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아이의 검시를 담당했던 경기북부경찰청 소속 검시 조사관 A 씨가 강의에 나선 대학에서 최 군의 검시 사진과 신상을 노출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최민영/고 최도하 군 어머니 : 제가 (이메일을) 몇 번을 다시 읽고 다시 읽었거든요. 솔직히 너무 충격받았었어요.]
이 사실을 알린 학생은 "수업을 듣고 태권도장 관장의 학대로 숨진 아이의 이름을 알게됐다"며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국민신문고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당시만 해도 최 군의 이름은 가명이 사용됐고, 가족들의 동의로 이름이 알려진 건 한참 뒤의 일이었습니다.
SBS 취재 결과 검시 조사관 A 씨는 최 군의 검시 사진을 유족의 동의 없이 강의에 활용하면서, 모자이크 등 개인 정보 보호 조치는 전혀 하지 않았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검시 절차를 설명하기 위한 수업용 사진으로 활용했다"며 "학생들 상대로 보안 유지 서약도 받은 만큼, 교육 목적이라고 판단해 모자이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기북부청은 "신상이 공개되지 않도록 신체 부위나 얼굴 등 모자이크 처리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A 검시 조사관에 대해 주의 조치를 하는 한편, 감찰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최 군의 어머니는 오늘(19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A 검시 조사관을 고소했습니다.
[최민영/고 최도하 군 어머니 : 유족들이 모르는 곳에서 망자들이 계속 공개됐던 거예요. 이거는 배려는커녕 몇 번을 죽이냐고요.]
앞서 대법원은 지난 1월 아동학대살해와 상습학대 혐의를 받는 태권도장 관장에 대해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남일, 디자인 : 이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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