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취재파일

[취재파일] "왜 우리 애랑 김밥 같이 먹자 안 하셨어요?"…교사들이 울분 토하는 이유

강석조위원장 지식의발견
"현장학습 필수 아닙니다! 저희가 학생들과 경험하기 위해 가 주는 겁니다!"

교육부 장관을 향해 울분을 터뜨리는 교사, 이 쇼츠 혹시 보셨습니까? 많은 이들의 공감 속에서 벌써 1천1백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이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교육공동체 간담회'에서 한 애기였는데요. 저도 강 위원장을 쇼츠로 처음 만났습니다. 민원이라고는 해본 적 없는 학부모이지만 그래도 현장학습을 안 가서 아쉽다는 마음이 컸었는데 그 영상을 보고 나니 뭔가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 내가 많이 몰랐구나...'

그리고 스승의날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강석조 위원장을 스튜디오에서 만났습니다. 아이들 얘기할 때 어쩜 그렇게 표정이 달라질 수가 있는지, 아이들과 행복했던 추억을 얘기하며 선생님이 울컥할 때는 저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위기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 현장학습을 갈 만큼 열정 가득했던 선생님이 이제는 왜 아이들에게도 미안하지만 현장학습은 갈 수 없다고 외치고 있는 걸까요. 지난 14일 출고된 SBS 유튜브 <지식의발견>영상을 토대로 강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했습니다.
지식의발견

Q. 간단한 소개부터 부탁드릴게요.

강석조 위원장 : 저는 10년 차 초등교사고요. 현재는 초등교사노동조합 3만 7천 명 초등교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강석조 위원장
Q. 최근에 그 쇼츠가 정말 화제가 됐습니다. 조회수가 계속 오르고 있던데요.

강석조 위원장 : 연락 끊겼던 제자, 친구들, 그리고 학부모님들까지 연락이 오시더라고요. 학부모님들께서 다 응원해 주셨습니다.

정유미 기자 : 그 발언을 메모를 해서 준비를 해 가셨어요?

강석조 위원장 : 그거 100% 평소에 생각했던 내용입니다. 사실 교육부에서 현장학습 간담회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저희는 교사 의견 들으려는 게 맞냐고 해서 보이콧을 했어요. 저는 그런 것에 대해 항의하려고 밖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가 거기 다른 단체분께서 불러주셔서 급하게 올라가서 거기서 하고 싶은 말을 좀 정리해서 한 것 같습니다.

Q. 정말 울분을 토하셨어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뭘까요?

강석조 위원장 : 2025년 11월에 저희 동료 선생님께서 2심에서 유죄 선고 유예가 나왔습니다. 다행히 직업을 잃지 않았지만 잃을 뻔 했던 거죠. 어떤 법적 제도적 장치도 없이 저희 보고 현장 학습만 나가라 하고 있어서 저희는 뭐라고 하냐면 '낙하산 없이 뛰어내리는 거랑 뭐가 다르냐'... 왜냐하면 저희가 이 현장학습 갔다가 의도치 않게 사고가 나면 직업을 잃을 수도 있고 더 크게는 저희가 범죄자가 될 수도 있는 그런 아주 힘든 일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2년 11월, 강원 속초의 한 테마파크에서 초등학교 체험학습 도중 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학생의 담임교사는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퇴직 기로에 놓였다가 2심에서 선고유예 2년을 받고 교사직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Q. 현장학습과 관련해서 "왜 내 아이가 200장 사진에서 5장만 나오냐", "아이의 표정이 왜 이러냐" 이런 민원들을 받았다고 간담회 때 말씀하셨어요. 현장학습 관련해서 받았던 다른 민원들, 또 뭐가 있을까요?

강석조 위원장 : 저희도 사람인지라 밥은 먹지 않습니까? 그날 학부모님께서 '우리 애는 샌드위치 먹었는데 선생님이 같이 먹으라는 말도 혹시 뭐 해 줄 수 없었냐'

정유미 기자 :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이가 혼자 먹은 거예요?

강석조 위원장 : 아니요. '우리 애는 빵 먹었는데 선생님은 김밥 먹었는데 왜 같이 먹자 얘기를 안 했냐'

정유미 기자 : 아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진짜... 상상 이상이네요.

강석조 위원장 : 전에 다른 학교 얘기 들어보니까 자기가 너무 바쁜데 혹시 선생님 거 살 때 같이 사주면 돈 보내주겠다고... 

정유미 기자 : '김밥셔틀'까지?

Q. 그런 민원들에는 그럼 어떻게 대응을 하세요?

강석조 위원장 : 이게 문제인 거예요. 민원이 오면 저희가 말도 안 되는 민원 같은 경우는 커트를 해 주는 시스템이 있어야 되거든요. 이런 민원이 저희한테 안 오게. 민원이 들어오면 교사가 커트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 민원에 대해서. 왜냐하면 일방향적 소통이 아니라 쌍방향적 소통이기 때문에 민원이 들어오면 그 민원에 대한 답변을 해야 되잖아요.

Q. 악성 민원이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물어볼 수도 있는 거 아니냐, 어느 학부모 단체 대표가 이런 얘기를 했던데요.

강석조 위원장 : 이게 왜 악성 민원이냐면 그 민원에 대해서 저희가 답변하는 동안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준비하고 다른 학생들에게 써야 될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겁니다. 교육부 장관님께서는 이걸 뭐라고 하냐면 뭐 소수가 그런 거다 하는데 아시다시피 그 소수가 그런 거다 해서 우리가 소수만큼 대미지 받는 게 아니거든요. 그분들께서 계속 그러시거든요. 힘든 학부모 한 명만 있어도 그 해는 저희가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있습니다.

정유미 기자 : 그렇죠. '서이초' 사건도 그렇게 해서 일어난 거고요.

Q. 그 간담회에서 다른 교사분이 이런 얘기를 하셨더라고요. 현장 체험학습 매뉴얼이 무려 200페이지에 달하고 '차량 점검'부터 '음주 측정'까지 교사가 모두 하고 있다고요. 이게 교사가 다 할 수는 있습니까?

강석조 위원장 : 이게 가장 문제가 현장 학습을 가면 타이어 공기압 체크, 가기 전 계획, 그다음에 갈 때 안전 동선 체크, 사전 답사 등의 업무가 늘어납니다. 어떤 학부모님은 '올 때 갈 때 동선에 안전 체크 확실히 해 주세요' 해서 저희가 결재할 때 서류에 동선을 네이버 지도로 다 딴 다음에 거기 가는 데 건널목, 그런 거 다 체크해서 남긴 적이 있었습니다. 이 업무가 사실은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업무인데 1년에 학교에 190일의 수업 일수 중에 현장학습 해봤자 하루이틀이잖아요. 그럼 나머지 188일이 학생들한테 더 중요한 날입니다. 교사는 학생 수업이 제일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Q. 이달 중에 현장체험학습을 활성화하는 대책이 발표가 된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이 포함돼야만 현장학습을 가실 수 있겠습니까?

강석조 위원장 : 제가 그날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교사에게 고의가 없을 시 법적 면책권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안전한 조처를 했을 때 면책'이라는 거에서 앞에 이 단서 조항이 정말 애매모호합니다.

많은 분들이 SNS에서 보셨을 텐데 학생이랑 수학여행을 갔는데 6학년 학생인가가 앞에 뽁뽁이 있는 활이 있습니다, 냉장고에 붙는. 그거를 갈아서 친구한테 쐈는데 실명이 됐습니다. 그래서 민사를 걸어서 약 2억 4천인가 배상을 했는데 교사가 직접 배상한 건 아니지만 교육청이 배상을 했습니다. 근데 그 과정에서 뭐라고 했냐면 "교사가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었다, 이 상황을 예견할 수 있었다"라고 판례에 나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수학여행 갔을 때 첫 번째로 저희 학생 가방 검사 지금 못하잖아요. 그리고 교사가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해도 3년 정도 재판이 걸리잖아요. 그럼 선생님은 계속 그걸 신경 써야 되고... 심지어 가장 안타까운 건 이 선생님이 법적, 민사적 형사적 책임을 안 겪더라도 내 제자가 그런 일을 당하면 저도 너무 힘들 것 같거든요, 당연히 교사로서.
강석조위원장 지식의발견

Q. 요새 또 문제가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되는 경우들도 많다고 들었어요.

강석조 위원장 : 이 아동학대 부분이 고쳐지지 않으면 현장 학습도 못 갑니다.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사실은. 간단히 설명을 해드리자면 '아동복지법'이라고 있는데요. 저희는 뭐라고 표현하냐면 '학부모 기분상해죄'라고 표현합니다. 이거 진짜 있는 용어입니다. 기분 나쁘면 선생님을 아동학대로 고발을 합니다. 우리 애를 정서적으로 아동학대했다고 고발을 합니다. 학생들이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서 "너네 조용히 해" 했는데 우리 애 기분 나쁘다고 이렇게 걸어버리는 거예요. 내 아이 기분상해죄, 학부모 기분상해죄입니다. 이 법이 바뀌어야 됩니다.

정유미 기자 :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학부모가 교사를 아동학대죄로 고발하면 교사가 재판까지 쭉 가야 되는 상황인 건가요? 

강석조 위원장 : 재판까지는 안 가고요. 저희가 진짜 아동학대를 했으면 재판 가죠. 근데 98% 이상이 기소조차 되지 않습니다. 근데 기소되지 않아도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야 되잖아요? 최소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저희가 고통을 받습니다. 아동복지법으로 인해서 교사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면 이걸 또 저희가 뭐라고 하냐면 '교육 활동 위축'이라고 합니다.

학생들한테 현장학습 가주고 싶어도 못 가는 게, 갔다가 괜히 뭐 애가 하나 뛰어다니는데 "뛰어다니지 마", "너 하지 마" 했다가 기분 나쁘다고 아동학대 걸어버리면... 그러면 결국 피해는 당연히 선량한 학생들이 보는 거예요.

정유미 기자 : 왜냐하면 어쨌든 교사도 최소한은 자신을 지켜야 되니까요.

Q. 현장학습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는 한데 사실 다른 활동들도 많이 위축이 됐죠.

강석조 위원장 : 그럼요. 수학여행도 안 가죠. 체육대회도 점점 없어지고 있죠. 그리고 '실과'할 때 저희 요리하잖아요. 요리도 점점 없어집니다. 왜냐하면 요리하다가 화상 입으면 교사가 책임져야 되고 민원과 법적 책임, 그리고 아동 학대, 모든 게 복합이 되면서 교육이 점점 위축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초등학교 선생님이 돼야겠다, 왜 그런 꿈을 가지셨어요?

강석조 위원장 : 저는 일단 첫 번째로, 제가 말하는 걸 좀 좋아하거든요. MBTI 얘기하면 재밌는데 제가 ENFP거든요. 근데 선생님이 되면 제 얘기를 들어줄 애들이 30명이 있는 거예요.

정유미 기자 : 눈을 반짝거리면서 보고 있죠.

강석조 위원장 : 학생들한테 제가 연예인인 거예요, 우리 반 애들한테는. 그리고 학생들이 너무 예뻐요. 제가 이만큼 가르쳐 주면 훨씬 잘해요. 그러니까 애들이 성장하는데 너무 뿌듯하고요.

Q. 10년 동안 교사 생활하시면서 선생님이 가셨던 재밌었던 현장학습 얘기를 듣고 싶어요. 좋은 기억이었을 것 같은데요.

강석조 위원장 : 현장 학습을 학교에서 가는 것도 있고 선생님들이 직접 결재 계획서를 쓰고 가는 게 있는데 제가 한 3년 차인가. 학생들을 데리고 제가 계획서를 써서 저희 6학년 애들 전체를 데리고 제 사비로 3D 영화 보고 두끼 떡볶이 아세요? 그거 먹고... 그때 겨울이었거든요. 눈이 엄청 왔어요. 제가 집에 한 명씩... 다 바래다줬거든요.
강석조위원장 지식의발견
정유미 기자 : 그랬던 좋은 추억이 있는데 지금은 하고 싶어도 그런 거 할 수가 없는 상황이 좀 안타까우셔서 이렇게 울컥하신 것 같아요.

Q. 어떤 교사 하나가 앞장서서 '현장학습 가자' 그러면 나머지 교사들은 또 따라갈 수밖에 없나요?

강석조 위원장 : 보통 저희는 '동학년'이라고 하거든요. 저희 6학년 선생님들이 6명이면 그중에 한 반이 가면 한 반만 갈 수가 없어요. 저희가 학년 교육과정을 짜니까. 그러면 가는데... 그래서 이 현장학습을 가는 학교 비율도 잘못된 것 같은 게 그런 선생님들이 계셔서 가는 거지, 그게 아니라면, 자발적으로 다 따로 갈 수 있으면, 안 가시는 분들이 더 늘어날 겁니다.

Q. 현장학습 안 가면 그게 결국 학습권 박탈이다, 이렇게 연결을 많이 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강석조 위원장 : 절대 학습권 박탈 아니고요. 현장체험학습 말고도 학교에 찾아오는 체험학습 같은 경우도 있고 현장체험학습 안 갔다고 학생들이 배워야 될 거 못 배우는 거 전혀 아닙니다. 교육과정에 성취 기준이라는 게 있는데 이 성취 기준을 다 할 수 있는 수업이 훨씬 많습니다. 현장체험학습 안 갔다고 해서 학습권 박탈이라는 표현을 쓰는 건 교육 전문가인 교사들에 대한 무지이자 무시입니다. 현장학습은 교사가 교육과정을 짤 때 넣을 수도 있고 안 넣을 수도 있는 그 자체입니다. 우리가 안 가도 되는 건데 우리가 학생들과 함께 배우고 싶어서 가는 겁니다.

Q. 정부에 하고 싶은 말씀은 그때 간담회 때도 많이 하셨던 것 같고, 학부모들에게 혹시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강석조 위원장 : 학부모님들께서 연락이 많이 오셨어요. 감사하다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대부분 학부모분들이 교사에게, 학교에 너무너무 잘해주신 분들이고 교사 신뢰해 주시고 존중해 주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소수, 아주 일부 악성 민원 그런 것들 때문에 교육 활동이 많이 위축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선생님들을 무슨 일이 있으면 기분상해죄로 아동학대로 많이 고발하는 현실이 있습니다. 고의가 없을 시 선생님에 대한 아동학대는 면책을 해 주셔야 저희가 학생들과 더 다양하게 공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Q. 아이들을 정말 사랑해서 교사가 됐다고 하셨는데 아이들에게도 또 한 말씀 안 부탁드릴 수가 없네요.

강석조 위원장 : 요즘 애들 연락 많이 오는데 제가 맨날 농담으로 '선생님 바쁘니까 오지 말라' 하는데 나중에 제가 학교 돌아가면 자주 왔으면 좋겠고. 또 너네들이 잘못한 거 아니고 몇몇이 그러고 있는 거니까... 중학교 선생님, 고등학교 선생님한테도 잘 해줬으면... 저 만날 때처럼 열심히 좀 했으면 좋겠네요.

정유미 기자 : 너네가 잘못한 게 아니라는 말씀은 왜 하시는 거예요?

강석조 위원장 : 수학여행. 현장학습... 애들도 사실은 좀 가고 싶잖아요. 학생들이 가고 싶어도, 미안하지만 선생님도 중요하다고... 

Q. 계속 교단을 지키실 거죠?

강석조 위원장 : 그렇죠. 공교육 정상화시키고 돌아가서 제가 좋아하는 애들이랑 함께 행복한 교사 생활하고 싶습니다.

정유미 기자 : 앞으로의 길도 제가 응원하겠습니다

강석조 위원장 : 감사합니다.

정유미 기자 : 고맙습니다 선생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뉴스 그 뒷이야기 '취재파일'더보기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