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취재파일

[사실은] 지방선거 성적 나쁘면, '당비'도 줄어든다?

[사실은] 지방선거 성적 나쁘면, '당비'도 줄어든다?
지방선거의 무게 ③편
흔히 지방선거를 '중앙 정치의 대리전'으로 부릅니다. 그 정치적 의미, 중요합니다. 하지만, 거대 담론이 선거판을 휩쓸 때면 정작 우리가 사는 동네의 이야기는 그 기세에 눌려 보이지 않게 됩니다. 

SBS 탐사기획팀은 투박한 정치적 구호 대신 '데이터'라는 정밀한 렌즈를 통해 지방선거를 들여다 보려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이 우리 동네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지표로 확인해 보고, 동네 단위 방대한 선거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동네 별 세세한 표심은 물론 그 이면에 숨겨진 과학적 흐름을 읽어드리고자 합니다. 지방선거의 주무대는 '중앙'이 아닌 아닌, '우리 동네'이기 때문입니다.

'구름 위의 전쟁'이 아닌 우리 일상의 결을 결정하는 '촘촘한 민주주의'의 장. 그 무게를 유권자 분들과 함께 고민하는 
'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 보도, 그 세 번째 순서입니다.

앞서 ①편과 ②편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뽑히는 자치단체장들이 얼마나 큰 권한을 갖고 있는지, 예산권과 인사권의 관점에서 살펴봤습니다. 자치단체장이 어디에 돈을 쓰고 누구를 곁에 두느냐의 문제는,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지역의 우선순위와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직접적인 통치 행위입니다.

주로 유권자 관점에서 말씀드렸는데, 그럼에도 정치권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지방선거에 얽힌 정당의 '속내'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정당은 선거를 치르는 당사자입니다. 정당 선거를 통해 행정부와 입법부 같은 중앙권력을 잡는 것 만큼이나, 지방권력을 잡는 것은 그 정치적 의미가 남다릅니다. 

정당의 힘의 원천은 중앙당 뿐만 아니라 지역 현장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은 정당의 손발이 됩니다. 이들이 확보한 지역 네트워크는 대선 혹은 총선에서 강력한 조직 기반 역할을 합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하지만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경제적 관점에서 더더욱 그렇습니다. 여기에는 '당비' 문제가 있습니다. 지방선거에서 패하면, 당비가 줄어서 당 살림에 타격을 입는다는 얘기입니다.

지방선거진다고 당원이 쑥 빠져나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요. 각 정당 직원들한테 물어보니까, 그 중심에 '직책당비'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직책당비는 말 그대로, 직책이 있는 사람들이 내는 당비입니다. 당직자 및 당 소속 공직자가 그 직책에 따라 정기적으로 매월 납부하는 당비를 뜻합니다. 정당은 당규를 통해 직책 별로 내야 할 '최소' 당비 기준을 적어 놓고 있는데, 쉽게 말하면, 직책이 높으면 그만큼 당비 많이 내라는 의미입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당규에 직책당비가 얼마로 규정돼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출되는 공직자 기준입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당의 활동개황 및 회계보고>를 보면, 민주당의 2024년 한 해 당비 수입은 376억 원, 국민의힘은 240억 원이었습니다. 기껏해야 수십 만 원 정도의 직책당비 영향이 그렇게 큰 것인지 의구심도 생깁니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워낙 많은 사람을 뽑습니다. 이 직책당비를 준용해서, 최근 3번의 지방선거에서 당선 기준으로 정당에 걷히는 직책당비를 추정했습니다. 최소 값이기 때문에 이것 보다는 많을 겁니다.

먼저 민주당입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2018년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크게 이겼습니다. 전국 17개 광역 단체 가운데 14곳을 휩쓸었습니다. 기초단체, 광역의원, 기초의원도 비교 우위를 점했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1년 직책당비는 16억 8,360만 원이 더 걷히는 걸로 계산됐습니다. 지방선거가 4년에 한 번 열리니까, 4년치를 계산하면 최소 67억 3,440만 원이 증가했습니다.

민주당이 2026년 1분기에 국가에서 받은 정당보조금 60억 원보다 많았습니다. 한 분기 보조금을 더 받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성적표가 좋지 않았습니다. 자연히 직책당비도 확 줄었습니다. 4년 치 줄어든 액수를 계산해 보니, 69억 3,600만 원에 달했습니다. 역시 한 분기 보조금 수준입니다.

이번엔 국민의힘 직책당비 추이를 추정했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결과는 민주당과 정반대입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내면서, 국민의힘의 직책당비는, 4년치를 기준으로 이전보다 56억 9,280만 원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크게 늘었습니다. 4년치 증가액을 추정해 보니, 74억 8,800만 원이 늘어난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국민의힘이 지난 분기 국가에서 받은 정당보조금이 56억 원 정도니까, 이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양당 모두 추정치입니다. 최소 당비로 더 냈을 수도 있고, 반대로, 선거법 위반으로 직책을 잃게 되면 직책당비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직책당비가 수십 만 원에 불과해 보여도, 지방선거는 출마자가 워낙 많다 보니, 그 결과에 따라 당의 살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인 정청래 대표가 17일 전북 전주대학교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1일 울산시 남구 울산시당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울산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장 수여식'에서 두 주먹을 쥐며 선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에는 일자리입니다. 앞서 ②편에서 말씀드렸지만, 자치단체장은 엄청난 인사권을 행사합니다. 즉, 줄 수 있는  '일자리'가 많아진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단체장이 임명할 수 있는 수많은 정무직 공무원과 산하기관장 자리는 정당 관계자들에게 실질적인 보상과 경험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여기에는 '낙하산'이라는 보은성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자치단체장이 자신의 철학을 공유하는 인력풀을 이용하는 책임 정치의 '동력'이라는 해명이 교차합니다. 다만, 오늘은 그 자리가 얼마나 되는지 '규모'의 문제에 집중하고, 당위의 문제는 추후 짚어보겠습니다.

자치단체장은 자신의 사람들을 주로 '별정직 공무원' 형태로 채용합니다. 법적 근거도 있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즉, 정무부단체장을 비롯해 비서관이나 정책보좌관 등이 포함됩니다. 산하기관 임원 자리도 많습니다.

SBS 사실은팀이 이걸 다 합쳐서 계산해 보니까, 2024년 말 기준, 별정직 670명과 산하단체 임원 1,518명까지, 모두 2,188명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그 만큼의 '일자리'가 생기는 셈인데, 정치권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 몫으로 돌아갈 때가 많습니다. 정당 입장에서는 지방선거 당선인을 많이 배출하면 그만큼 일자리가 많아지는 것이고, 그러면 직책 높은 사람도 많아지고, 또 그러면 그에 걸맞은 직책당비도 더 걷히는 선순환이 생기는 셈입니다.

지방선거, 투표, 국민

오늘은 정당 입장에서 본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살펴봤습니다. 중간 중간 유권자로서 고민을 만드는 지점이 많습니다. 특히 낙하산 논란이 더욱 그렇습니다.

다만, 정 당에게 지방선거는 단순히 표를 얻는 과정을 넘어, 조직의 생존과 직결된 '정치적 시장'을 확보하는 일임은 분명합니다. 정당이 확보한 그 수많은 일자리와 예산의 주인이 누구인지 잊지 않게 만드는 것, 바로 유권자의 매서운 감시뿐일 겁니다.

SBS 탐사기획팀의 '지방 선거의 무게' 연속 보도는 지방선거 날까지 이어집니다.

(작가 : 김효진·박정선, 인턴 : 박근호·송수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뉴스 그 뒷이야기 '취재파일'더보기
제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더보기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