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란드 성소수자 축제
유럽에서 성소수자 인권에 가장 보수적인 나라로 꼽히는 폴란드에서 동성 커플이 법적 부부로 처음 인정받았습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은 14일(현지시간) "법원 판결에 따라 오늘 오전 동성 커플의 혼인증명서 등본을 처음 발급했다"며 앞으로는 판결 없이도 동성 결혼을 적극 인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부부로 공식 인정받은 커플은 2018년 독일에서 결혼한 뒤 폴란드에서도 혼인신고를 하려다가 거부당하자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소송을 냈습니다.
유럽 법원은 작년 11월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동성 결혼이 적법하게 등록됐다면 다른 회원국도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폴란드 최고행정법원도 이 판결에 따라 바르샤바 행정당국에 혼인 등록을 명령했습니다.
소송을 대리한 변호사 아르투르 쿨라는 외국에서 결혼한 동성 부부 수십 쌍의 폴란드 내 혼인 등록을 돕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의 모국 폴란드는 인구 70% 이상이 가톨릭 신자입니다.
가톨릭 보수 성향 탓에 성소수자 권리 보호와 임신중단 허용 여부가 중요한 정치 쟁점입니다.
옛 법과정의당(PiS) 정부 시절에는 낙태 규제를 더 강화했다가 병원에서 낙태 시술을 거부당한 임신부 환자가 사망해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이날 "오랫동안 버림받고 모욕감을 느낀 모든 이들에게 사과한다"며 유럽 법원 판결을 이행할 방안을 최대한 빨리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투스크 총리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약속하고 2023년 12월 집권했으나 우파 야당 PiS뿐 아니라 연립정부 내 가톨릭 보수파도 어깃장을 걸어 아직까지 공약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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