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 씨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 서고 있다.
여고생을 거리에서 살해한 장윤기(23)는 자신의 구애를 거절하고 '스토킹범'으로 신고한 외국인 여성을 당초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가 애꿎은 약자에게 분풀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면식 없는 청소년이 희생된 이번 사건을 수사 초기 이상동기 범죄로 추정했던 경찰은 장윤기의 범행을 '계획형 분노범죄'로 결론 내고 검찰에 넘겼습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오늘(14일)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등 혐의로 장윤기를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장윤기는 같은 혐의로 지난 7일 구속됐으며 경찰에 의해 오늘 신상정보도 공개됐습니다.
장윤기는 지난 5일 0시 11분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 드문 보행로에서 고교 2학년 여학생(16)을 살해하고, 다른 학교 2학년 남학생(17)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입니다.
경찰은 장윤기가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외국인 여성 A(20대·베트남) 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고 판단해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장윤기는 범행 이틀 전인 지난 3일 오후 8시 A 씨로부터 스토킹 가해자로 경찰 112 상황실에 신고됐습니다.
같은 날 새벽 A 씨 집을 찾아갔던 장윤기는 교제 요구를 거절한 A 씨를 협박했고, 같은 날 정오 집 밖으로 나갔습니다.
당일 오후 주방용 칼 2자루와 장갑 등 범행 도구를 준비한 장윤기는 A 씨 집 주변을 서성였습니다.
경찰의 경고 문자메시지로 112 신고 사실을 알아챈 장윤기는 이후로도 A 씨 직장과 집 주변을 30여 시간 배회했습니다.
신고 후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타 지역으로 떠난 A 씨를 찾지 못한 장윤기는 다른 분노 표출 대상을 물색했고 홀로 귀가하던 여고생을 잔혹한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사건 발생 시각 근처를 우연히 지나다가 여성의 비명에 도움 주려고 온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수사 초기 경찰은 장윤기와 피해 학생들 간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번 사건을 이상동기 범죄, 이른바 '무차별' 범죄로 분류하고 범행동기 규명에 주력했습니다.
행적 재구성, 프로파일러 면담, 스마트폰 포렌식 등을 통해 실체가 드러나면서 경찰은 장윤기의 범행을 분노범죄로 규정했습니다.
범행 목적이 뚜렷했고, 증거인멸 등 나름의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는 점에서 불특정 다수를 무차별적으로 노리는 여타 무차별 범죄와 구분되는 유형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스토킹 신고를 알아챈 장윤기는 위치 추적이 가능한 휴대전화를 도심 하천에 버렸습니다.
여고생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나서는 1㎞가량 미행하다가 예상 동선을 차로 앞질러 갔습니다.
범행 장소로는 행인 왕래가 거의 없고 방범용 폐쇄회로(CC)TV의 사각지대인 샛길 초입을 택했습니다.
여고생을 살해하고 남고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후에는 건물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승용차와 칼을 버리고, 혈흔이 남은 외투를 세탁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습니다.
택시를 여러 차례 갈아타고, 지인이 살다가 이사해 비어 있던 원룸에 숨어있는 등 경찰 추적을 따돌리려 했습니다.
체포 당시 회수된 여분의 칼 1자루는 외국인 여성 A 씨를 살해할 목적에 남겨뒀던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습니다.
함께 압수된 공기계 스마트폰에서는 도망칠 방법을 인터넷에서 찾아본 흔적이 나왔습니다.
또 A 씨가 타 지역으로 옮겨간 후 제출한 고소로 수사가 착수된 성폭행 혐의, 112 신고 직전 이뤄진 손찌검 등 스토킹과 연결된 사건들에서는 관계성 범죄의 고위험 징후도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장윤기는 수사 과정에서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는 진술을 반복하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습니다.
살인 등 장윤기의 주요 혐의를 검찰에 송치한 경찰은 A 씨에 대한 성범죄와 스토킹 등 여죄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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