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6·25 전사자에 대한 사망급여금(보상금) 소멸시효는 유족이 사망을 알 수 있었던 때부터 진행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달 2일 A 씨가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군인사망보상금 지급 불가 결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A 씨의 부친인 B 씨는 6·25 전쟁 중인 1950년 8월 6일 사망했는데, 당초 '실종'으로 구분됐습니다.
이후 유족은 집안 어른들의 권유로 1963년 1월 3일 B 씨에 대한 사망 신고를 했습니다.
이후 육군본부는 1998년 3월 B 씨 사망을 '전사'로 처리하는 결정을 했습니다.
A 씨는 2022년 7월 부친에 관한 군인사망급여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국군재정관리단은 "망인의 사망일로부터 5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거부했습니다.
이에 불복해 A 씨가 낸 행정소송에서 1·2심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본 국군재정관리단 판단이 맞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사망신고가 이뤄진 1963년 또는 늦어도 육군의 전사 결정이 내려진 1998년 무렵에는 유족이 사망급여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본 것입니다.
쟁점은 1950년 사망한 B 씨에 대해 1955년 개정된 관련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6·25 전쟁 중인 1951년 2월 제정된 군인사망급여금 규정은 사망급여금은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하지 않은 경우에는 지급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가, 1955년 9월 '사망통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5년 이내 청구해야 한다'고 변경됐습니다.
대법원은 해당 규정 개정 취지를 살펴볼 때 B 씨에게 개정 규정이 적용된다고 봤습니다.
6·25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전사한 경우 유족은 국가가 사망통지서 등을 통해 사망 사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해주지 않는 한 사망 여부나 사유를 알기 어렵기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을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삼는 것은 부당하거나 불합리하단 점입니다.
대법원은 "이런 개정은 불평등 등을 시정하려는 반성적 고려의 결과이고, 이로써 군인사망급여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유족이 국가로부터 사망통지서를 받아 지급사유 발생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게 된 때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개정 규정 시행 당시 청구권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면 그 소멸시효에 관해서는 개정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B 씨의 유족은 개정 규정이 시행된 1955년 9월까지 B 씨 사망 여부를 정확히 알지 못했으므로, 그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사망통지서를 받은 날'로 계산해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대법원은 "원심은 개정 규정이 적용됨을 간과한 채 원고가 망인의 사망통지서를 받았거나 지급 사유가 발생한 사실을 알 수 있게 된 때가 언제인지에 관해 심리하지 않고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하며 사건을 원심법원에 돌려보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고법은 A 씨가 부친의 사망통지서를 받는 등 방법으로 사망 여부를 알게 된 시점을 소멸시효(5년)의 기산점으로 계산해 그 완성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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