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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픽] 15년차 검사도 "이런 건 처음"..'초유의 마비' 국민만 날벼락

[에디터픽] 15년차 검사도 "이런 건 처음"..초유의 마비 국민만 날벼락
한 수도권 지청의 형사부 검사 사무실.

책상과 캐비닛은 가득 쌓인 사건 기록으로 빈 곳을 찾기 어렵습니다.

이곳 주임 검사 1명이 담당하는 미제 사건은 300여 건, 1년 남짓 사이 3배 넘게 늘어났습니다.

[남정하/고양지청 형사3부 검사 : 사실 미제가 100건, 200건만 넘어가도 제 사건부에 있는 사건들을 세밀하게 파악하기가 조금 힘든 상황이거든요. 아무리 야근하고 주말 출근을 해도 개인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정도의 숫자이고….]

또 다른 수도권 지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김수희/안양지청 형사3부 부부장검사 : 저희 방은 지금 한 (미제) 240건 정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검사 생활이 15년째인데요. 제일 많은 숫자입니다. 이렇게 많은 숫자를 갖고 있었던 적이 없습니다.]

두 곳 모두 소속 검사들이 현행법상 정해놓은 정원의 절반 남짓에 불과한 상황이라 인력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지난해 사직한 검사는 17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만 58명이 추가로 현직을 떠났는데, 합치면 전체 검사 정원의 10%에 달하는 인력이 사라졌습니다.

여기에 지방검찰청 1곳을 구성할 수 있는 숫자인 검사 67명이 5개 특검으로 각각 파견된 상황까지 겹쳤습니다.

사건을 처리할 검사 숫자가 줄면서 덩달아 검찰 미제 사건은 12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2024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

[김수희/안양지청 형사3부 부부장검사 : 최근에 처리했던 장기 미제 사건 같은 경우에 제가 기억하는 걸로도 한 일고여덟 번, 사건 기록지의 거의 반이 도장으로 덮이는 정도로 재배당이 이뤄졌습니다. 사건 처리 지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사건 관계인들한테 계속 피해가….]

빠르게 사건을 처리해 달라는 항의 전화는 일상이 됐지만, 속수무책입니다.

[남정하/고양지청 형사3부 검사 : '사건 처리 언제쯤 되느냐,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느냐' 이런 취지의 말을 해주시는 경우는 정말 매일매일 몇 건씩 있습니다. 지금 있는 미제만 처리하면 되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새로운 사건들을 배당받기 때문에….]

오는 10월로 예정된 검찰청 폐지, 연이은 내부 감찰과 조작 기소 의혹 국정조사까지 내부 사기가 연일 떨어지는 가운데, 검사 줄사표에 따른 업무량 폭증이 또 다른 퇴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매년 8월 이뤄졌던 경력 검사 임용을 이달로 앞당기고 일손 부족이 심각한 지검, 지청에 검사 인력을 우선 투입하는 등 긴급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숙련 인력들의 빈자리를 당장 모두 메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검찰 인력난 속에 적시에 사건을 처리하지 못해 범죄 처벌이 늦어지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범죄 피해자에게 돌아갈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검사는 떠나고, 미제는 쌓이고.."감당 불가 수준" (2026.05.06 D리포트)

(취재 : 김덕현, 영상취재 : 김세경·박현철,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황세연,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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