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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와이드 2부

우후죽순 '유령회사' 봤더니…"산림 자격증 삽니다"

우후죽순 유령회사 봤더니…"산림 자격증 삽니다"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산불이 났던 산들이 제대로 복구되지 않는 배 경엔 전국의 산불 현장을 돌아다니며 사업권만 따낸 다음 폐업해 버리는 산림법인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유령회사를 손쉽게 만들고 없앨 수 있는 건 업계에 만연한 자격증 대여 때문이라고 합니다.

정다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복구가 끝났다는 현장, 하지만 남은 건 맨땅과 마른 가지들뿐입니다.

산불 현장을 전전하며 사업만 따내고 사라지는 '메뚜기' 업체들의 부실 복구입니다.

이들은 대체 어떻게 산림법인을 만든 걸까?

국내 최대 산림 정보 온라인 카페입니다.

구인 게시판에 자격증만 있으면 사무실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는 '비상근' 모집 글이 가득합니다.

직접 연락해 봤습니다.

[비상근 구인 업체 A : (출근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거예요?) 출근을 거의 안 하신다고 보면 됩니다. (비상근은) 쉽게 말하면 자격증 대여입니다. 기능사분들은 통상적으로 (일 년에) 120만 원에서 한 130만 원 정도는 지급하는데 (산림기사는) 한 달에 40만 원, 50만 원 되니까.]

현행법상 산림법인은 산림기사 등 자격증 소지자가 '상시' 근무해야 하지만 업체들은 대수롭지 않게 말합니다.

[비상근 구인 업체 B : (자격증 대여가) 불법이긴 하잖아요. 일 안 하시고 그냥 급여가 들어가는 부분이니까… (상근은) 거의 없으실걸요? 다른 업체들도 아마 잘 없으실 거예요.]

자격증을 빌려줘도 걸릴 위험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A 씨/산림기술자 : 제가 이제 자격증을 맡긴 지 한 6년 됐는데 문제가 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취재진이 지난 8년간 카페 구인 글 5천600여 건을 분석해 보니 무려 71%가 '비상근 구인' 글이었습니다.

비상근 구인 비율은 해마다 늘어 올해는 90%를 넘었습니다.

비상근 구인이 확인된 53곳이 따낸 계약만 269억 원에 달합니다.

최근 '비상근' 모집이 가장 많았던 한 업체를 찾아갔더니,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요. 여기 사무실 명패도 없어서.]

해당 업체 주소지입니다.

학원과 상점만 있을 뿐, 산림사업법인 사무실은 보이지 않습니다.

[근처 상점 주인 : 우체국 직원이 여기 계속 반송되니까 우편물이 '혹시 여기 (산림법인) 있어요?' 이러는데,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업체 측은 사무실을 잠시 비운 것이라면서, 비상근 구인 이유에 대해선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정희원/변호사 : 자격증을 빌린 업체는 상대적으로 인건비 부담을 낮출 수가 있고 형식만 갖춰서 여러 업체를 산발적으로 설립해 둘 수도 있습니다. 정상 업체가 경쟁에서 오히려 밀리고.]

서류상 명단만 갖춘 부실 업체들이 산을 살릴 예산을 가로채는 사이 우리 산의 복구 골든 타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황세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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