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왕이 중국 외교부장, 지난달 미얀마서 아웅산 수치 만났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지난달 미얀마서 아웅산 수치 만났다"
▲ 미얀마 정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사진.

중국 외교 사령탑이 지난달 미얀마를 방문했을 당시 5년 넘게 수감 생활 중인 아웅산 수치(81) 국가고문과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 만남 후 며칠 만에 미얀마 정부가 수치 고문의 수감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해 그 배경에 중국 정부의 입김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습니다.

4일(현지시간) 미얀마 독립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지난달 25∼26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를 방문한 기간에 수치 고문과 비공식적으로 만났습니다.

당시 미얀마 경찰청장을 비롯해 내무부과 외교부 관계자들도 동석했다고 이라와디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참석자들이 메모나 녹음을 할 수 없어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지만, 중국이 미얀마 정부에 수치 고문과 관련한 자국 입장은 담은 요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실제로 미얀마 정부는 며칠만인 지난달 30일 수치 고문의 수감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는 남은 형량을 교도소가 아닌 지정된 거주지에서 복역하게 됐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가택연금 전환과 함께 이례적으로 수치 고문의 근황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그의 사진 공개는 2021년 5월 법정에서 재판받는 모습이 보도된 이후 거의 5년 만입니다.

지난해 9월 수치 고문의 아들인 킴 에어리스는 어머니의 심장 질환이 악화하고 있다며 생존 여부를 비롯한 건강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미얀마 당국은 같은 해 12월 수치 고문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 내용이나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2021년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사정권은 국제사회에서 합법 정부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 등 서방 국가의 제재에도 미얀마에 무기를 공급하는 등 군정을 지지해왔습니다.

중국은 미얀마의 희토류 광산이나 송유관 건설에 대규모로 투자해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고, 전략적으로도 미얀마의 정치적 안정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미얀마를 방문했을 당시 사실상 국가 지도자였던 수치 고문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수치 고문도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국가고문으로 재임하는 동안 중국을 세 차례 방문해 시 주석과 회동했습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수치 고문은 중국의 오랜 친구라며 그의 상황과 관련한 동향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우호적 이웃 국가로서 미얀마가 자국 국정에 맞는 발전 노선을 추구하도록 지지한다"며 "미얀마 내 모든 당사자가 더 광범위하고 견고하며 지속하는 평화와 화해를 추진하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왕 주임도 지난달 25일 네피도에서 군사정권 수장 출신인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과 만나 지지와 협력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수치 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한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뒤 정권을 잡았습니다.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군부는 쿠데타 이후 6천 명 넘게 살해하고 2만 명 넘게 임의로 구금했습니다.

수치 고문은 정권을 잃고 군부에 체포된 뒤 최근까지 5년 넘게 외부와 단절된 채 수감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는 부정선거와 부패 등 혐의로 애초 징역 33년을 선고받았고 여러 차례 감형됐지만, 현재 18년가량 형기가 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흘라잉 대통령은 올해 초 야당을 사실상 배제한 채 치른 총선에서 군부가 압승함에 따라 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

군복을 벗고 민간인 신분으로 대통령에 취임한 그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국제사회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민주 세력과 반군에 감형이나 평화 회담을 제안하는 등 화해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