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 공항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 시간으로 4일 오전부터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제3국 선박들이 안전하게 빠져나오도록 지원하는 작전을 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측은 이를 '휴전 위반'으로 간주할 것임을 시사함에 따라, 불안한 휴전을 유지하고 있는 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전 세계의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그들의 선박을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미국에 요청해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국가와 선박이 "현재 중동에서 나타나는 폭력적인 분쟁과는 대부분 관련이 없다"며 "그들은 단지 중립적이고 무고한 구경꾼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 중동, 미국을 위해 선박들을 이 제한된 수로(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하게 밖으로 내보냄으로써 자유롭고 원활하게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그들에게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나는 내 대표단을 통해 우리가 그들의 선박과 선원을 해협에서 안전하게 빼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해당 국가에) 알리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 즉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해방 프로젝트)은 중동 시간으로 월요일 오전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 선박 이동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은 사람들, 기업들, 그리고 국가들을 해방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그들은 상황의 희생자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선박 중 많은 수가 식량, 그리고 대규모 선원이 배에서 건강하고 위생적으로 지내는 데 필요한 모든 것들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미국, 중동 국가들, 특히 이란을 대신한 인도적 제스처"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표단이 이란과 "매우 긍정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논의가 모두에게 매우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 몇 달간 치열하게 싸워온 당사자들의 선의를 보여주는 길"이라면서 "어떤 형태로든 이 인도적 절차가 방해받는다면, 그 방해에는 유감스럽지만 강력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이란군이 공격할 경우 미군이 반격함으로써 현재 휴전 중인 양국 간 교전이 재개되는 상황도 감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대이란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상업용 선박의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 4일 프로젝트 프리덤에 대한 지원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유도 미사일이 탑재된 구축함, 100대 이상의 육상·해상 기반 항공기, 무인 플랫폼 및 1만 5천 명의 병력이 투입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크선 한 척이 이란 측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으며, 이란 전쟁 기간 해협 및 그 주변에서 발생한 민간 선박 공격 사례는 최소 24건이라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 호르무즈 해협에 닻을 내리고 멈춰 있는 선박들
현재 호르무즈 해협과 그 주변에 갇혔거나 좌초된 선박은 약 2천 척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약 2만 명의 선원이 선상에서 식량과 식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인도적 고려에서 나온 조치인 동시에, 이란의 봉쇄와 미국의 해상봉쇄가 대치하며 전쟁의 승부처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또 한 번 던진 '승부수'로 풀이됩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묶인 유조선 등이 해협을 빠져나가도록 함으로써 국제 유가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이란이 가진 지렛대(호르무즈 봉쇄)의 힘을 일부나마 빼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작전이 성공하려면 미국의 지원 내지 호위 속에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갈 제3국 선박들에 이란이 위해를 가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란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이란 입장에선 선박들이 빠져나갈 경우 해협 통제권을 미국에 넘기게 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저항에 나설 경우 현재의 휴전은 붕괴 위기에 놓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장은 엑스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해상 질서에 대한 미국의 어떠한 개입도 휴전 위반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상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주 잘 되고 있다"고만 답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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