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자 먹고 성당으로'(Pizza to Pews)
미국 뉴욕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일요일 미사가 열리는 성당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종교적 의미를 넘어 정서적 안정과 유대감을 찾는 사회적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뉴욕 맨해튼의 주요 성당들이 일요일 미사를 찾는 Z세대 청년들로 붐비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맨해튼 중심가의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등에는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신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특히 일요일 저녁 미사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텅 빈 자리를 걱정했던 일요일 오후 6시 미사는 이제 사실상 '만석'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늦게 도착한 신자들은 접이식 의자에 앉거나 유리문 밖에서 미사를 지켜봐야 합니다.
발코니 계단이나 벽에 기대 미사를 참관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성찬 전례 때 성체를 나눠주는 봉사자들이 사람들을 피해 조심스럽게 길을 내야 할 정도라고 합니다.
미사 이후에는 성당 계단에서 연락처를 교환하고 저녁 약속을 잡는 모습도 일상이 됐습니다.
일부는 미사 시작 전부터 이미 모임을 갖습니다.
지난해 뉴욕으로 이사 온 앤서니 그로스(22)는 인근 피자가게에서 '피자 먹고 성당으로'(Pizza to Pews)라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주 100∼200명의 젊은이가 피자를 먹고 함께 성당으로 향합니다.
그로스는 "혼자 미사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며 "술집에 가서 400달러를 쓰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습니다.
센트럴파크에서는 젊은 여성들이 함께 걸으며 묵주기도를 하는 '홀리 걸 워크'(Holy Girl Walk)가 열립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챌린지인 '핫 걸 워크'(Hot Girl WAlk)를 패러디한 모임으로, 입소문을 타고 참가자가 최근 150명까지 늘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에 따르면 '종교가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18∼29세 미국 남성 비중은 2025년 기준 42%로, 2023년 28%에서 크게 늘었습니다.
같은 연령대 여성은 같은 기간 약 30%에서 29%로 소폭 하락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신앙 동향 연구기관 바나그룹은 Z세대 신자의 미사 참석이 한 달에 약 두 번으로, 2020년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는 여러 요인이 꼽힙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립감과 지정학적 긴장, 경제적 불확실성, 사회적 유대와 공동체에 대한 갈망 등이 Z세대를 신앙 공동체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일부 교구에서는 보수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 살해 사건 등 전국적인 정치 폭력 사건 이후 신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종자도 늘고 있습니다.
올 부활절 세인트 조지프 성당에서만 작년의 두 배인 약 90명이 정식 입교했습니다.
개종반 수강생도 평소의 3∼4배 수준입니다.
과거 성경을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이들까지 개종반에 몰리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데이트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가톨릭 매칭 플랫폼은 뉴욕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인트 조지프 성당의 니페이스 엔도르프 신부는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가 단순히 외로움 때문은 아니라며 "직업이나 소비 이상의 가치, 삶의 방향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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