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유 유조선 1척이 이란 당국 허가를 받고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본 정부는 통행료를 내지는 않았다며 "협상 성과"라고 자평했습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현지 시간 어제(28일) 일본 회사가 소유한 파나마 선적 초대형 원유운반선 이데미쓰 마루호가 당국 허가를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선박은 일본 정유사 이데미쓰 고산 계열사가 운용합니다.
이데미쓰 마루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 약 200만 배럴을 실은 뒤 페르시아만을 빠져나와 오만만 쪽으로 향했습니다.
로이터통신도 이데미쓰 마루호를 미국·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를 지난 첫 일본 관련 원유 유조선으로 소개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선박 추적 자료를 토대로 이 유조선이 아부다비 북서쪽 해역에서 대기하다 27일 늦게 항해를 재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이란이 승인한 북쪽 항로를 따라 게슘섬과 라라크섬 부근을 빠져나갔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AIS 정보를 토대로 이 선박의 목적지가 일본 나고야항이라고 전했습니다.
페르시아만에서 일본까지 항해하는 데는 약 20일이 걸려,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일본에 도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례를 외교 협상의 결과로 설명했습니다.
주일 이란대사관은 이번 통항 직후 소셜미디어에 1953년 닛쇼마루호 사건을 언급하며 "양국 간 긴 우정"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닛쇼마루호는 1953년 일본이 이란산 원유를 들여올 때 쓴 유조선인데, 당시 이란이 석유 국유화 이후 국제적으로 고립돼 있었을 때 일본이 유조선을 보내 이란의 숨통을 틔워줬습니다.
이번에 움직인 이데미쓰 마루호 역시 이데미쓰 계열 선박이라 이란이 일본과의 과거 인연을 부각한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를 놓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앞으로도 사실상 이란의 허가와 협상에 달려 있다는 걸 보여준 단적인 예라는 평도 많습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도 원유 200만 배럴을 실은 일본 관련 유조선이 전략 수로를 지났다는 사실보다 '이란의 명시적 허가' 아래 움직였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짚었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이현지,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자막뉴스] AIS 켜고 간신히 빠져 나온 일본…"협상 성과" 자평에도 '비관 전망' 왜?
입력 2026.04.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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