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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마약왕의 하마, 살처분 대신 인도행?

콜롬비아 마약왕의 하마, 살처분 대신 인도행?
▲ 에스코바르가 남긴 콜롬비아 하마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남긴 하마가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콜롬비아 정부가 살처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인도의 한 재벌집 막내아들이 이른바 '코카인 하마'를 수입하겠다며 구원투수로 나섰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콜롬비아 일간 엘 티엠포는 인도 최대 재벌 무케시 암바니의 막내아들인 아난트 암바니가 콜롬비아 정부에 에스코바르가 남긴 하마들의 안식처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암바니는 하마들을 살처분하기로 한 콜롬비아 정부의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하면서 "하마 80마리는 자신이 태어날 곳을 선택하지 않았으며, 현재 직면한 상황을 스스로 만든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콜롬비아 정부는 이달 초 하마 급증에 따른 지역사회의 피해가 속출함에 따라 올해 하반기 하마들 가운데 일부를 살처분키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콜롬비아 하마는 에스코바르가 1980년대 아프리카로부터 4마리를 수입한 외래종입니다.

야생 하마는 원래 아프리카에만 존재하지만, 덥고 습한 콜롬비아 환경과도 잘 맞았습니다.

그의 사후 비약적으로 숫자가 늘면서 현재 200마리 안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천적이 없는 데다 먹이가 풍부해 매년 9.6%씩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거대한 배설물로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카이만 악어 등 경쟁자들을 영역에서 내쫓으면 생태계를 교란하는 등 하마로 인한 문제가 속출하자 정부는 최근 하마 80마리를 살처분키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암바니는 하마를 안락사시키는 대신 자신이 운영하는 '반타라 동물센터'로 이송을 허용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는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여의도 면적 4배 규모의 동물센터(3천 에이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백 마리의 코끼리, 곰 50마리, 호랑이 160마리, 사자 200마리, 표범 250마리, 악어 900마리 등을 포함해 15만 마리 이상의 동물이 이곳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반타라 센터는 2024년 한 해에만 콩고민주공화국, 아랍에미리트, 베네수엘라 등에서 4만 마리 가까운 동물을 수입했습니다.

다만 작년 반타라 센터가 동물들을 불법으로 수입하고 멸종 위기종을 학대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동물권 옹호 단체들은 반타라 센터가 동물 보호센터라기보다는 개인 동물원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암바니는 아시아 최고의 갑부로 알려진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입니다.

지난 2024년 7월에 열린 그의 결혼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한편 엘 티엠포는 암바니가 하마를 인도로 데려가기 위해 지난해부터 지속해서 콜롬비아 대통령궁 대변인, 이레네 벨레스 전 에너지부 장관, 녹색연합당의 한 국회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과 비공식적 접촉을 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콜롬비아 정부가 대외적으로는 '모든 대안을 검토 중'이라거나 '살처분이 불가피하다'고 발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특정 해외 재벌과 '하마 이송'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해 논란이 예상된다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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