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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압박'에 중남미서 철수…쿠바 의사들 떠난 자리 '의료 공백'

'미국 압박'에 중남미서 철수…쿠바 의사들 떠난 자리 '의료 공백'
▲ 쿠바 의료진

최근 수개월 사이 중남미 지역 국가 주민들이 갑작스럽게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현지 시간 26일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쿠바가 의료진 파견을 중단함에 따라, 지역 공립병원과 의료 사각지대를 지켜온 의료진들이 속속 본국으로 복귀하며 의료 공백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은 파견된 의료진들이 쿠바 정부에 의해 급여 대부분을 갈취당한다며 이를 '21세기 노예제'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협정을 유지하는 국가 관리들의 미국 비자를 취소하는 등 주변국에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쿠바 의사들이 벌어온 외화가 쿠바 정권 유지 비용으로 쓰인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쿠바는 파견 의사들이 받는 급여의 80%를 추징하는데 이는 연간 50억 달러 이상(7조 4천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쿠바는 전 세계 50여 개국에 2만여 명의 의료진을 파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미국의 압박 속에 의료진이 쿠바로 복귀하고 있지만, 정작 중남미 현지 의료 전문가와 주민들은 미국 압박에 따른 정부 조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데이미언 고든 자메이카 서인도제도대학교 강사는 "대책을 마련할 충분한 시간도 없이 일이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났다"며 "지역 공동체에 급작스러운 의료 공백과 위기가 닥쳤다"고 지적했습니다.

2010년대 초반 베네수엘라에서 근무를 시작한 쿠바 의사 야닐리 멘데스는 "쿠바 내에서는 월 40달러를 벌었지만, 해외 파견을 통해 정부 공제 후에도 월 1천 달러를 벌어 가족을 부양할 수 있었다"며 '노예 노동'이란 미국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가 가져가는 돈이 "전적으로 공정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이런 '공제'가 쿠바의 무상교육과 무상의료 시스템을 유지하는 재원으로 사용되는 점은 이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압박 속에 과테말라, 가이아나, 온두라스, 파라과이 등 10여 개 국가는 쿠바와의 '의료 협정'을 잇달아 취소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의료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지역은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가령 과테말라에선 올해 말까지 400명의 의사가 단계적으로 철수할 예정인데, 의료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원주민 공동체와 저소득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민단체 '이머전시 프로젝트'의 대런 커스버트 박사는 미국의 압박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에게서 의료 접근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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