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
국제형사재판소(ICC)는 현지 시각 23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반인도 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인정된다며 재판에 회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ICC 전심 재판부는 공소사실 확인 결과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살인과 살인 미수 등 반인도 범죄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볼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필리핀 남부 다바오 시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2016년 발생한 살인 19건,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6∼2017년 마약 거래와 관련한 범죄자 14명을 살해한 사건 등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해 10월 ICC에 의해 기소됐습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필리핀 대통령으로 재임하며 강력한 마약 범죄 단속을 펼쳤습니다.
인권 단체들은 이 과정에서 약 3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하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적절한 재판 없이 즉결 처형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ICC 체포영장에 따라 마닐라에서 체포돼 ICC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압송됐습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대통령실은 ICC의 이번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 필리핀 지부는 "피해자들과 국제 정의를 위한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하며 "정의는 속도가 느릴 수는 있겠지만, 영원히 지연될 수는 없다"고 환영했습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 개시일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 재판 과정에서 법정에 실제로 출두할지도 불투명하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앞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ICC 관할권을 문제 삼으며 사건 기각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또, 고령에 따른 인지 저하 등 건강 문제를 이유로 재판을 막으려는 변호인단의 시도도 무위에 그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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