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일 0시부터 적용되는 4차 석유 최고가격을 또다시 동결했습니다.
산업통상부는 오늘(23일) 정부서울청사 화상 브리핑에서 4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리터당 1천934원, 경유 1천923원, 등유 1천530원으로 2·3차에 이어 같은 가격이 유지됩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에 상한을 두는 제도로, 2주일 주기로 지정합니다.
지난달 13일 첫 도입 이후 2차 가격 발표 당시에는 국제유가 오름폭을 반영해 유종별로 210원씩 인상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일부터 적용된 3차 가격을 동결한 데 이어 이번 4차 가격 역시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3차와 4차 동결의 배경은 다릅니다.
3차 결정 당시에는 최고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동결했습니다.
특히 경윳값 인상률이 휘발유보다 훨씬 높았지만 경유가 화물차와 농어업 등 민생경제 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유종임을 고려해 동결을 택했습니다.
반면 이번 4차 최고가격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동결을 유지했습니다.
산업부에 따르면 최근 2주간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휘발유가 8%, 경유가 14%, 등유가 2% 하락했습니다.
국제 유가 하락세를 감안하면 최고 가격 인하 여력이 있지만, 정부는 국제 유가 불안이 여전한 점과 수급 위기 국면에서 수요 관리 측면을 고려해 동결을 결정해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칫 가격을 내렸다가 석유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결정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으로 인해 오히려 유류 소비가 늘었다는 일부 지적을 언급하며 "가격을 내려놓는 게 100% 잘한 일이냐는 반론이 있는데 그것도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다만 정부는 단순히 국제유가 변동률만 고려해서 최고가격을 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남경모 산업부 장관정책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소비 절감을 고려하기는 했지만, 그간 3번의 최고가격제 결정 시에 국제 석유제품 가격 인상분을 덜 반영한 점과 서민경제 부담, 물가 및 석유소비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산업부에 따르면 2차 때부터 지금까지 최고가격 지정 시 국제가격 변동률을 그대로 다 반영했다면 최고가격은 휘발유 2천59원, 경유 2천551원, 등유 2천103원으로 현재 최고가격 대비 각각 125원, 628원, 573원 높은 수준이 됩니다.
산업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업계의 손실과 관련해서는 정부 재정에서 보전해주겠다고 이미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정산은 분기별로 이뤄지며, 정유사가 자체 산정한 손실액을 정부에 제출하면 정부는 '최고액 정산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금액을 확정하게 됩니다.
일부 언론 매체에서 제기한 1조 원대 정유사 손실 추산에 대해 남 보좌관은 "정부는 정유사 손실액을 추산한 바 없다"며 "현실적으로 추산하기도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실제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가격 억제 효과는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했을 때 현재 주유소 판매 가격은 휘발유가 2천200원 내외, 경유는 2천800원 내외, 등유는 2천500원 내외로 형성됐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재 전국 평균 경윳값이 2천 원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800원 정도의 인하 효과가 발생한 셈입니다.
최고가격제 폐지 검토 가능성에 대해 남 보좌관은 "중동 상황이 여전히 유동적인 만큼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향후 미국-이란 휴전 협상이 진전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고 국제유가가 안정된다고 판단되면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석유관리원 등 유관 기관과 함께 주유소 판매 가격을 매일 모니터링하며 과도한 가격 인상을 방지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이번 4차 최고가격 동결 조치가 실제 주유소 판매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주유소마다 가격 결정 방식이 상이한 상황에서 정부는 정유사의 공급가격에 대해서만 상한을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 보좌관은 "현재 정유사 공급 가격과 주유소 판매 가격 차이가 100원 내외를 유지하고 있어 현 수준에서 가격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4차 석유 최고가격 또 동결…"국제 유가 불안·수요 관리 등 종합적 고려"
입력 2026.04.2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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