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 대한 정당 지지도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론조사기관인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목요일에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입니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15%였고, 더불어민주당은 48%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 평가한 응답은 직전 조사인 2주 전과 같은 69%로 나타났습니다.
(이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20∼22일,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국민의힘 지지 15% 최저치...민주당의 3분의 1로 쪼그라들어
그간 전국지표조사에서 집계된 국민의힘 지지도를 보자면, 올해 2월 4주차에 17%를 기록한 뒤 줄곧 10%대였는데, 이번 조사에서 15%까지 떨어졌고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가 된 것입니다. 지난 조사와 비교하자면 민주당은 1%p 오른 반면 국민의힘은 3%p 떨어졌는데, 민주당 지지도 48%는 국민의힘에 비해 3배가 넘습니다.
국민의힘 호감도도 20%로 곤두박질
정당에 대한 호감도 조사 결과의 흐름이 비슷합니다. 전국지표조사 자료를 보면 2022년 10월 이후 30%를 기록하던 국민의힘 호감도가 20%로 추락했습니다. 반면 비호감도는 73%로 로켓처럼 치솟았습니다. 다른 정당에 대한 호감도를 보면, 민주당은 58%, 조국혁신당 32%, 개혁신당 14%, 진보당 21%였고, 비호감도는 개혁신당 69%, 진보당 58%, 조국혁신당 52%, 민주당 36% 순이었습니다.
지방선거 '여당 지원론'과 '여권 견제론' 차이 약 2배로 벌어져
정당에 대한 지지도와 호감도 추이는 6·3 지방선거 성격을 묻는 항목에서도 일부 반영됐습니다. '정부의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58%,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30%였습니다. '여당 지원론'이 '여권 견제론'에 비해 우세한 흐름은 올해 들어 줄곧 유지돼 왔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여당 지원론'이 직전 조사에 비해 4%p 증가하며 58%까지 치솟았습니다. '여당 지원론'과 '여권 견제론'의 차이가 2배가량으로 벌어지면서, 국민의힘 안에서 나오는 '지방선거 위기론'을 수치로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사정을 들여다보면, 이런 위기는 더욱더 심각해지는 한길을 달리고 있고 나아질 기미는 도무지 보이지 않습니다. 공천 파동이 이어지는 와중에 장동혁 대표가 8박 10일 미국에 갔다 돌아온 뒤 장동혁 체제에 대한 당 내 이반(離反)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의사당 앞에서 김민수 최고위원과 찍은 '인생 사진'을 보고,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 '천불이 난다'는 말이 나올 법합니다. 당은 공천을 두고 난장판인데 저렇게 활짝 웃을 수 있는지... 장 대표 머릿속에 당 상황에 대한 걱정은 있는지 의구심이 들 만합니다. 국민의힘 지지도 15%를 기록한 이번 여론조사가 장 대표가 새벽에 귀국한 20일부터 실시됐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어제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인 김진태 지사는 장 대표를 옆자리에 두고 사실상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중앙당 생각하면 열불이 나서 투표 안 한다, 이런 사람들이 많다", "42일 뒤면 생사가 결정되는 후보 입장에선 속이 탄다"고 하고는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결자해지'라는 것은 문제를 만든 게 장 대표이니 그 문제를 풀라고 한 것이고, 사실상 대표직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지난 6일 인천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윤상현 의원이 장 대표가 "국민의 짐이 되고 있다"며 "비상체제로 전환", 즉 장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오늘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주호영 의원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장동혁 대표에게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德微而位尊(덕미이위존)하고 智小而謀大(지소이모대)면 無禍者鮮矣(무화자선의)라 했습니다.
인격은 없는데 지위는 높고 지혜는 적은데 꿈이 크면 화를 입지 않는 자가 드물 것이라 했습니다.
제발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기 바랍니다.
-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오늘 대구시장 선거 불출마 발표문 중에서
장동혁 "패싱, 무시, 따돌림" 등 횡행...당 대표의 '권위' 무너져
서울과 경기는 물론 영남권에서조차 중앙당과 선을 긋는, '시도별 선거대책위' 구성을 발표하거나 검토하는 것은 장동혁 대표 체제로는 선거에서 희망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일 것입니다. 장 대표는 이번 방미가 지방선거를 위한 것이었다고 강변하지만, 장 대표가 앞으로 선거 지원을 위해 진행하겠다고 한 '현장 방문'이 실제로 '현장의 반대나 거부'에 부딪쳐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래입니다. 장 대표는 없는 셈 치는 게 더 낫다는 뜻이겠죠. 이렇다 보니 장 대표 패싱(passing)이란 말이 나오고, '패싱'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며 '대표 무시, 따돌림' 같은 놀림조 말도 횡행하고 있습니다. 정치의 목표인 권력(權力)은 권위(權威)가 있어야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법인데, 장동혁 대표의 권위는 사실상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런데도 당 대표라는 지위 하나를 붙잡고서는 호령(號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장동혁 "해당 행위에 강력한 조치. 후보자도 교체" 경고
오늘 아침 당 최고위 회의. 장 대표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금부터 발생하는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지금부터 발생하는 해당 행위는 선거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행위를 한 사람이 후보자라면 즉시 후보자를 교체하겠습니다." (장동혁 대표, 오늘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회의 발언)
'지금부터'라고 말한 것은, 이전에 발생한 이른바 '해당행위'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때까지 판단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강력하게 조치하겠다고 한 것인데요, 근거는 이렇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싸워야 할 시간이다", "이제 싸울 상대를 제대로 식별하고 제대로 싸워야 할 때"라는 겁니다. 싸울 상대는 당 바깥에 있지 당 내부에 있지 않다는 것인데, 결국 당 대표와 당 지도부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는 뜻 같습니다. 김진태 강원지사가 자신을 공개 비판한 다음 날 나온 발언이다 보니 '2선 후퇴 요구'를 겨냥한 발언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있었지만, 당 대표에 대한 비판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이름 밝히기를 꺼리면서 언론 취재에 응한 당 지도부 관계자는 "무공천 요구, 무소속 후보 선거 지원 주장, 무소속 후보와의 셀프 단일화 논의 거론 등에 대해 경고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동훈 지원, 지역구 무공천' 주장 겨냥...경고 먹힐까?
지금 국민의힘 안에서는 부산 북구 갑 지역구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한동훈 전 대표가 출마하겠다고 하니, 당은 그 지역에 '공천하지 말자'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비례대표인 친한계 진종오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한 전 대표를 북갑 현지에서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한 전 대표는 "마음만 받겠다"면서 사양했지만, 진 의원은 현지에 거처를 구하고 한 전 대표가 내쳐도 자신은 북갑에 가서 돕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진 의원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는, 장 대표가 지시해 진상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여차하면 징계까지 이어질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진 의원이 한동훈 지원 의사를 접지 않는 것은 가장 중한 징계인 출당 조치를 받아도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는 비례대표 신분인 것도 작용하겠지만, 일종의 '정치적 선택'을 한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현재 당 지도부 체제에서 징계를 받더라도, 그것이 오히려 나중에는 '훈장'이 될 수 있는 게 정치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연일 문제 제기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민주당 대 국민의힘 후보 지지도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은 아니지만, 민주당을 향한 공세에 나서면서 반사이익을 국민의힘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누릴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에게 절체절명의 과제는 지지자 확보와 당선입니다. 한동훈 후보 옆에서 사진 찍는 것이, 한동훈 후보가 와서 지지 유세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 중앙당에서, 장동혁 대표가 아무리 엄포를 놓아도 그 흐름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 대표가 오늘 '해당행위'에 대한 '강력한 조치'라는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봅니다. 후보자가 해당 행위를 하면 후보자도 교체하겠다고 한 것은, 공천 전까지는 장 대표 눈치를 보겠지만 일단 공천장 받은 뒤에는 장 대표와 선 긋기 혹은 차별화, 공격으로 선거 전략을 짤 수 있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장 대표는 오늘 이런 말도 했습니다. "기강이 무너진 군대로는 전투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 지당한 말씀입니다. 하지만 '기강을 세우겠다'고 하는 것은, 이미 기강이 해이해졌다거나 무너졌다는 스스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권위가 바닥인 상황에서, '기강'을 언급하는 것은 비웃음만 살 뿐입니다.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장 대표의 오늘 발언을 이렇게 받았습니다. "해당행위 즉각 징계? 당을 조롱거리 만들고 지지율 바닥에 처박은 게 최악의 해당행위죠. 누굽니까?" 장동혁 대표는 지난 20일 거취를 묻는 기자 질문에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입니다. 상황에 따라서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장 대표가 부여잡고 있는 것은 당 대표 직인이 주는 권한(權限)입니다. 그러나 권위를 잃은 권한의 행사는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징계 같은 권한을 행사하려 할 때마다 충돌이 빚어질 것이고, 상대방이 이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거나 오히려 반기면 현실 정치에서 권위는 더 떨어지고 권한의 행사는 무력해질 것입니다. 그게 정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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