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에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고가 미술품 거래를 통해 계속적·반복적으로 수입을 창출했다면 사업 활동으로 보고 과세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영민 부장판사)는 지난 2월 A 씨가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경정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A 씨는 미술품 판매 소득을 사업소득으로 본 과세당국에 15억 3천여만 원에 대해 세금을 줄여 환급해달라고 했다가 거부되자 지난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가 거래한 작품은 일본의 유명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으로, 2018년 1월 작품을 매입한 뒤 4년이 지난 2022년 1월 경매회사를 통해 위탁 판매해 45억 2천100만 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사업자가 아닌 개인 소장가 지위에서 작품을 양도해 과세 대상이 아니며, 설령 해당해도 직접 고객을 유치한 게 아니라 경매업체에 위탁 판매해 사업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당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2009년부터 개인·법인 사업의 개업·폐업을 반복했고, 2014∼2022년 9년간 타인 미술품 16점을 팔아 84억 5천여만 원의 수입을 창출한 점을 토대로 이 거래도 사업 활동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쿠사마 작가의 작품을 총 14회에 걸쳐 비교적 단기간인 3개월∼2년 이내에 판매한 점도 고려됐습니다.
재판부는 "미술품 소매업을 영위한 기간, 수익 규모 등에 비춰볼 때 영리 목적성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판매한 미술품이 상당히 고가로서 단기간 내 쉽게 거래되기 어려운 특성 등을 고려하면 미술품 거래 행위는 사업 활동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계속성과 반복성을 갖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했습니다.
위탁 판매했으므로 사업소득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업소득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데 인적·물적 시설의 보유나 직접적 판매 행위는 필수적 요건이 아니다"라고 배척했습니다.
이어 "위탁판매 방식을 택한 것은 거래의 편의성·효율성을 고려한 선택에 불과하고 최종적 이익이 귀속되는 이상 위탁판매 역시 실질적으로 원고의 계산과 책임하에 이뤄지는 판매 행위로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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