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호르무즈 해협 봉쇄 후 처음으로 우리나라 유조선이 우회 항로인 홍해를 통과해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홍해를 지나는 동안 선박식별장치를 끄고 전화로 좌표를 주고받는 등 긴박한 상황이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출발한 우리나라 유조선 한 척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홍해를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
국내 정유회사가 받을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싣고 다음 달 초 국내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국내 정유회사의 배 7척이 갇혀 꼼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관통하는 약 1,200km 길이의 송유관으로 운송한 원유를 홍해를 통해 실어 나르는 겁니다.
이란 전쟁 이후 다른 정유회사가 해외 국적 선박으로 홍해를 통해 원유를 수송한 적은 있지만 우리나라 유조선이 운송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수에즈 운하의 입구인 홍해는 전 세계 무역 물량의 10% 이상이 통과하는 곳이었지만, 지난 2023년, 예맨 후티 반군이 해협 통제를 선언하며 선박을 공격한 이후 정부가 운항 자제를 권고해 우리나라 선박은 사실상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정부는 홍해를 우회로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습니다.
[김정관/산업통상부 장관 (지난 6일, 국무회의) : 일정 요건을 갖춘 원유 운반선의 홍해 통항도 허용하는 등 민간의 추가 물량 확보 노력도 더욱 뒷받침해 나가겠습니다.]
해당 선박은 AIS라고 불리는 선박식별장치를 끄고 1시간마다 전화로 좌표를 불러 주변 위험 요소를 파악하는 등 정부, 청해부대와 긴밀히 소통하며 홍해를 빠져나온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관련 부처들이 원팀으로 움직이며 이뤄낸 값진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정부는 정유사들과 협력해 대체 원유 약 1.2억 배럴을 확보하고, 강훈식 비서실장을 중동에 특사로 파견해 2억 7,3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추가 도입을 확정한 상태입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최하늘·이연준·조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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