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16일 방송된 '금을 찾는 사람들' 편입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배우 김기방, 홍예지, 방송인 김진수가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수상한 공사
때는 2018년 6월, 충청남도 공주야. 51세 김재길 씨는 이곳에서 크레인 기사로 일하고 있어. 벌써 경력 27년, 베테랑이래. 그날 재길 씨는 한 정비소에서 본인의 크레인을 점검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때,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김 사장, 이번에 공주에서 작업 하나 들어간다는데, 크레인 기사를 급하게 구한다네. 어떻게, 그쪽이 할겨?"
공사 의뢰가 들어왔는데, 이게 워낙 큰 작업이라 대형 크레인을 다루는 베테랑이 필요하단 거야. 재길 씨, 마침 일감을 찾고 있었어. 게다가 공사현장이 집이랑 가까워. 재길 씨, 바로 하겠다고 오케이 했어.
"원래 서울 사람이 내려오려고 했는데 그 사람 크레인으로는 안 돼요. 안 돼서 나한테 의뢰가 들어왔는데. 나는 이제 공주에서 사니까, 우리 집에서 걸어와도 거리가 얼마 안 떨어졌으니까. 여기서 그냥 왔다 갔다 하면 되겠다 해서 이런 작업을 하게 됐죠."
-김재길, 크레인 기사
며칠 뒤, 재길 씨는 현장에 투입돼 인부들과 공사를 시작했어. 현장은 공주에 있는 한 공원. 바로 옆에 금강이라는 큰 강이 있는 곳이야. 굴착기 기사와 인부들이 땅을 파면, 재길 씨가 크레인으로 그 잔해들을 들어 올리는 일을 했어. 그런데 재길 씨는, 공사를 하면 할수록 느낌이 좀 이상하더래. 이거 좀, 위험한 공사 같은 거야. 재길 씨가 있던 현장, 직접 봐봐.
마치 우물을 파듯, 땅을 깊게 파고 있어. 무려 22m나 팠대. 22m면 아파트 7층 정도 돼. 그러니까 지하 7층만큼 내려간 거야. 게다가 이 공원 바로 옆에, 금강이라는 큰 강이 있다고 했잖아. 땅을 하도 파서, 강물이 저 안으로 쏟아지고 있어. 너무 위험해 보이지. 대체 이게 무슨 공사일까? 재길 씨는, 처음 이 공사를 의뢰한 사람들한테 공사의 목적이 뭔지 들었어. 그런데 이 사람들이, 좀 희한한 얘기를 하더래.
"느낌이 안 좋았죠, 위험하고.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 위험한데. 근데 땅속에 물건 들어간 거 찾는다고. '하루만 더 하자, 하루만 더 하자' 그런 식이니 뭐."
-김재길, 크레인 기사
땅 속에서 웬 물건을 찾는다는 거야. 대체 저 깊은 곳에 뭐가 있다는 걸까? 근데 땅을 22m나 팠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어. 그러자 이 공사를 의뢰한 사람들이, 직접 그 안으로 들어갔어. 그러더니 이런 걸 하기 시작해.
특정 장소에서 회전하는 기계. 물건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찾고 있는 거래. 손에 들고 있는 게, 그 물건을 찾는 장비라는 거야. 그러면서 "아이, 거기가 아니었네! 이번엔 한 50cm만 더 옆으로 파봅시다, 여기엔 분명히 있어! 확실하다니까!"라고 말해. 이 안에 찾는 물건이 분명히 있다면서, 땅을 계속 파자고 했단 거지. 결국 재길 씨와 인부들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어. 그렇게 무려 두 달을 가까이 땅을 팠대.
▲ 땅속에 숨겨진 물건
8월 5일, 그 날도 재길 씨는 공사현장에 있었어. 굴착기 기사와 인부 한 명, 총 두 명이 땅속에 들어가서 땅을 파는 작업을 했어. 재길 씨는 다른 인부들과 함께 지상에 있었어. 작업이 잘 되고 있나, 위에서 그 안을 내려다보고 있었지. 그런데 그때, "우지직, 퍽!"하는 소리가 났어. 순간, 재길 씨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어.
"현장을 보고 있는데 장작 찢어지는 소리 뭐 팍 나더라고요. 그러더니 그 위에 흙이 한 500kg나 1톤 그 정도 양이 우지직 하고 떨어졌어요. 내가 놀라 자빠져서 내가 눈으로 봤으니까. 막 뛰어가서 사람들 빨리 부르고 119 부르고."
-김재길, 크레인 기사
엄청난 양의 암벽이, 갑자기 와르르 무너진 거야. 재길 씨는 재빨리 자신의 크레인에 올라탔어. 그리고 안에 있는 사람들을 구출하기 시작해. 의식을 잃은 채 구출된 굴착기 기사. 심폐소생술을 하는 사이 119가 도착했지만, 굴착기 기사는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말았어. 순식간에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난 거야. 다른 인부 한 명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어. 당시 상황, 직접 들어봐.
"(굴착기 기사가) 어깨를 툭툭 쳐요. 뒤로 두 걸음 이렇게 해요. 듣고 뒤로 두 걸음 갔는데 뭐가 시커먼 게 확 지나가더라고 그 순간에. 보니까 여기에 막 흙이 쏟아져서 이렇게 돼 있더라고. 그래서 막 놀라서 '사람 살려 사람 살려' 하고 소리 지르면서 (돌무더기를) 파내고… 딱 그렇게 땅속에 둘이 들어갔다가 하나는 살고, 저는 살아 있는 게 어떤 때는 죄송하더라고요. 저도 거기서 그냥 죽어버릴걸."
-당시 공사 지하 현장 인부
굴착기 기사 덕분에 극적으로 살아남았지만, 혼자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너무 괴로워했어. 대체 왜 이런 사고가 난 걸까? 이런 무모한 공사를 하면서 찾아야 했던 물건, 대체 뭘 것 같아? 바로 이거야.
금이야. 이게 1000g짜리 거든. 이거 하나에 얼마일 것 같아? 지금 금 시세가, 1g에 25만 원 정도 해. 그럼 이거 하나에 얼마야? 약 2억 5천만 원이야. 근데, 이게 전부가 아니래.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있다는 거야. 무려 2,400톤이나. 그럼 이런 금괴가 240만 개가 있다는 거지. 그럼 지금 금 시세로 2,400톤이면, 무려 600조 원어치의 금괴가 묻혀 있다는 거야.
2025년 기준, 우리나라 정부가 편성한 본 예산이 673조 3천억 원이거든. 600조 원이면, 대한민국 1년 예산에 맞먹는 금액이야. 이 이야기, 진짜일까?
▲ 야마시타 골드
대체 무슨 금이, 충남 공주 땅 아래, 그것도 2,400톤이나 있다는 걸까? 이 공사를 의뢰한 사람들은 금괴의 정체에 대해 이렇게 말했어.
"야마시타 도모유키 들어보셨어요? 1943년에서 45년 사이 있잖아요. 대장 이름을 따서 '야마시타 골드'란 거예요 다 동남아시아 중국에서 약탈해서 온 거거든요. 육군본부 있잖아요 정보과 가서 물으면 이거 알아요. 이거 청와대에서도 다 알고 있는 거예요. 미국 정부도 다 알고 있어요."
-공사 의뢰자
육군본부부터 청와대, 미국 정부까지 다 알고 있다는 '야마시타 골드'. 미국의 한 역사학자가 쓴 책에 나오는 내용이야. 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가 펼친 비밀 작전이 하나 있었대. 그 이름은, 킨노 유리 작전. 우리 말로 '황금백합작전'이라 해. 한창 전쟁이 일어나던 중, 일왕이 이런 지시를 했대. '식민 통치를 하던 나라에서 금이나 보석, 예술품같이 돈이 되는 보물들을 전부 수탈해 일본으로 옮기라'는 거야. 이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만든 암호명이 '골든 릴리', 즉 '황금 백합'이라는 거지. 당시 이 작전의 총책임자 이름이 바로 야마시타 도모유키. 이 사람이야.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육군 대장이었어.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전쟁을 지휘했는데, 특히 전쟁 말기엔 필리핀에 주둔했어. 야마시타 장군이 수탈했다는 금의 양만, 무려 6천 톤 이상이라고 해. 그런데 수탈한 보물을 배로 옮기려던 중,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1945년, 일본이 패망한 거야. 패망 직전 미국은, 일제가 그간 수탈한 자원을 옮기는 걸 막기 위해 해상을 봉쇄했어. 그러니 이 수많은 보물을 옮길 수가 없게 된 거지. 이때 야마시타 장군은 이렇게 명령했다고 해.
"보물을 전부 땅속 깊은 곳에 은닉하라. 전쟁이 끝나면 반드시 찾으러 온다!"
그래서 그간 모은 보물을 여기저기에 숨겨놨다는 거지. 하지만 일제는 결국, 이걸 되찾지 못했대. 패망 후, 야마시타 장군을 포함해 관련된 사람들 모두 전범으로 처형됐거든. 그렇게 덩그러니 남겨진 보물들을, 야마시타 골드라 부른다는 거야.
이 얘기, 어떻게 생각해? 믿을만 해? 그런데, 이 기사를 한번 봐.
<3천 8백억 어치 백금괴 루손섬 앞바다서 건져>
"일본군 사령관 야마시타가 숨긴 재물 추정"
"옛 일본군 병사의 자손들이 필리핀의 루손섬 앞바다에 무게가 2톤이나 되는 거대한 백금괴를 발견했으나, 현지인과 분배를 놓고 다툼을 벌이다 필리핀 당국에 압수당했다."
-당시 신문 기사 中
필리핀에서 야마시타 골드를 발견했다는 거야. 이외에도 필리핀에서 야마시타 골드를 발견했단 소리가 심심찮게 들렸어. 그럼 이 야마시타 골드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얘기는 뭘까? 이걸 한번 봐봐.
저 끝에 있는 거, 뭘로 보여? 재길 씨가 작업한 공주 현장에서 나온 금가루래. 땅을 파기 전에, 시추 작업이란 걸 했어. 지질 성분을 확인하기 위해, 땅을 깊게 뚫는 거야. 그때 시추 장비 끝에, 이렇게 금가루가 묻어 나왔다는 거야. 그리고 장비 안에 딸려 나온 암석을 자세히 보니까, 이런 상태였대.
이건 뭘로 보여? 이렇게 금 같은 게 다닥다닥 붙어 있었단 거야. 공사 의뢰자들은, 이걸 지질자원연구소로 가져가 성분조사를 맡겼다고 해. 그리고 이런 결과를 받았대.
AU, 금의 화학 기호야. 숫자 '528.7'은, 암석 1톤 당 528.7g의 금이 있을 거란 얘기래. 보통 금광석 1톤 당 금이 5g 정도 나온대. 근데 528.7g이면, 100배나 많은 거야. 이 성분분석표를 들고 이들은 곧장 국토 관리청으로 달려갔어. 왜? 발굴 허가를 받으러 간 거야. 여기가 국유지였거든. 나라의 허가를 받고, 당당하게 땅을 파겠다는 거지.
그럼, 국유지에서 금이 발견되면, 누가 가져갈 것 같아? 국유지에서 매장된 유산을 발견하면, 바다일 경우 80%, 땅일 경우 60%만큼 발굴자에게 지분이 있대. 여기는 땅이니까, 60%만큼 갖겠지? 그럼 아까 2,400톤이면 얼마라 했지? 600조. 거기서 60%면 무려 360조야.
이게 진짜라면 발굴하는 게 맞을까? 아직 흥분하긴 일러. 우리가 찾는 건 금가루가 아니라 금괴야. 진짜 우리나라에 야마시타 골드가 숨어있을까?
▲ 금을 찾는 사람들
사실 이 야마시타 골드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대한민국 곳곳에서 비밀리에 전해지고 있었어.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금괴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어. 그들은 '트레저 헌터'라 불렸어. 바로 보물 사냥꾼이야. 이 보물 사냥꾼들 사이에서 한국의 '엘도라도'라고 불리는 곳이 있어. 엘도라도, 과거 남아메리카를 탐험하던 스페인 정복자들이 찾아다녔다는, 도시 전체가 금으로 도배된 황금의 도시를 말해. 그런 곳이, 대한민국에도 있다는 거야. 바로, 부산이야. 일제 강점기 때, 부산은 일제의 대륙 침략과 식민지 수탈을 위한 핵심 항구도시였어.
"부산은 일본하고 바로 직결, 그러니까 일본의 본토와 바로 연결되는 관부연락선이 출발하는 지점이기도 하고요. 동남아시아 쪽으로 이어지는 항로에 대륙에서 이어지는 것의 출발점의 역할도 할 수 있었다…"
-박삼헌 교수, 건국대학교 일어교육과
동남아, 중국으로 연결되는 거점이자, 전쟁 물자, 인력 수송의 중요한 길목이었던 거지. 바로 이 부산에, 야마시타 골드가 숨겨져 있다는 거야. 그 중에서도 보물 사냥꾼들은 부산 앞바다에 있는 '중죽도'라는 섬을 엘도라도로 꼽았어. 배편도 없는 무인도야. 왜 이곳을 콕 짚었을까? 이곳에 금괴를 묻었다는 얘길, 직접 들은 사람이 있거든. 누구한테? 야마시타 장군한테.
"아버지한테 들었죠. 아버지가 도모유키 총사령관 통역관으로 있었어요. 우리 발굴하는 곳 바로 위에 소나무 한 100년 된 게 하나밖에 없습니다. 거기 나머지는 37년, 34년, 40년짜리 밖에 없어요. 이게 달이 이렇게 떠가지고 저도로 이렇게 넘어갈 때, 그 소나무 밑으로 이렇게 그림자가 딱 비쳐요. 거기가 이제 보물 있는 데죠. 금을 42박스를 이 밑에다 감춰놓은 거죠. 마흔두 드럼통이죠. 그러니까 굉장히 큰 거죠. 마흔두 드럼통이면.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경 이상 됩니다."
-보물 사냥꾼 신 씨
중죽도에, 1경 원어치의 금괴가 숨겨져 있대. 이젠 조 단위를 넘어서 경 단위까지 나왔어. 중죽도만이 아니야. 보물 사냥꾼들이 지목한 부산의 엘도라도는 하나 더 있어. 바로 부산 남구의 문현동이란 곳이야. 여기는 무인도인 중죽도와 다르게,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네야. 왜 문현동이었을까? 그 이유, 여기 나와 있어.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이 묻어 놓고 갔다는 금괴를 찾는다며 보물찾기를 계속하는 사람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발사였던 박수웅 씨로, 박 씨는 부산시 남구 문현동 일대에서 묻혀진 보물을 찾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시 신문 기사 중
혹시 '효자동 이발사'라고 들어봤어? 영화 제목이자,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박수웅이라는 사람이야. 그는 15년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담 이발사로 일했어. 그랬던 그가 이발사를 그만둔 뒤 부산으로 내려가, 금괴를 찾고 있다는 거야.
▲ 보물 쫓는 이발사
전직 대통령 이발사가, 대체 무슨 사연으로 부산까지 와서 금을 찾고 있는 걸까? '꼬꼬무'는 박수웅 씨를 아주 잘 안다는 사람을 어렵게 만났어. 약 30년간 전국은 물론, 필리핀까지 가서 금괴를 찾아왔다는 보물 사냥꾼 유 씨(가명)야. 그는 처음 지인에게 박수웅 씨를 소개받으면서, 이 세계를 알게 됐다고 했어.
"전직 대통령을 모셨다라는, 그러한 특별한 사람이 가진 경험, 그런 것들이 적어도 나한테는 좋게 보였어요. 그전에는 전혀 이런 세계가 있는 거 몰랐죠. '이야, 이런 게 어떻게 나하고 인연이 되나. 이거는 내가 이 일을 하라고 그냥 무슨 계시 받은 것 같다'라는 느낌…"
-보물 사냥꾼 유 씨(가명)
그는 박수웅 씨를 처음 만났을 때 "청와대에서 근무하시던 분이 어쩌다 이 일을 하게 되셨냐" 물었어. 그러자 박수웅 씨, 아무 말 없이 이걸 딱 내밀더래.
박수웅 씨는 이게 보물지도라는 거야. 청와대에서 근무할 때 얻었다고 해.
"청와대에 근무할 때 이제 어떤 권력이 있는 것같이 생각한 사람들이 부탁을 많이 했었다, 박수웅 씨한테 이쪽에 문현동에 보물이 있다고 발굴을 부탁하러 온 그 교수. 대학교 지질학과 출신이라 합니다. 교수가 부탁해가지고 이제 그 정보를 받았는데…"
-보물 사냥꾼 유 씨
한 대학교수가 박수웅 씨에게 이걸 주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발굴 허가를 받아달라고 청탁을 했단 거야. 근데 전부 일본어로 적혀 있잖아. 박수웅 씨가 친히 한글로 번역도 해놨어.
지하 어뢰공장 내부 구조 평면도라 써 있어. 그리고 금불상 36개, 동전창고, 수은 백금 창고... 박수웅 씨는 이 지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어.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군이 문현동 지하 어딘가에 어뢰 기지로 만들었고, 그 안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어뢰공장이 있다는 거야. 무려 2천 평 가까이 된다 했어. 그리고 그 어뢰공장엔 36개의 금불상과 중국 동전, 심지어 450톤이나 되는 금괴까지 있다는 거야.
그런데 이 어마어마한 보물이, 왜 문현동에 있다는 걸까? 박수웅 씨는 그 근거가 있다 했어. 직접 발품을 팔아, 이런 걸 찾아냈대.
일제 강점기 때 문현동 토지 대장이야. 여기에 '쇼와 20년, 7월 3일'이라 적혀있어. 쇼와 20년, 일본이 패망한 1945년이야. 그리고 그 아래, 이 땅의 명의가 '조선총독부'로 돼 있어. 1945년 8월 15일 일제가 패망하기 한 달 전, 조선총독부가 문현동 땅을 샀다는 거야. 왜겠어? 어뢰공장에 금을 숨기기 위해서란 거지. 이때부터 박수웅 씨는 문현동에서 금을 찾기 시작했어. 그때가 1988년, 그의 나이 48세였어.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이 지도만 믿고 파면 된다! 여기에, 무조건 있다!" 이렇게 말했다고 해.
"항상 뭐 하는 말이, '지도대로 파면 된다'라고 말씀하셨으니까. 문현동 지하에 대한, 어뢰 공장에 대한 확신, 지도를 근거로 자기가 들었던 정보를 근거로 해서 지역을 선택해서 이쪽에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정황상."
-보물 사냥꾼 유 씨
그렇게 7년이 흐른 1995년, SBS에서 박수웅 씨를 직접 만난 적 있어.
"여기 전체가 그 당시 왜놈들이 쓰던 부두지. 나무 부두가 저리 있었지"
"전국의 보물이 나온 기사와 그에 따른 약도, 그런 것들을 이만큼 뭉치로 갖다 주는 거야. 그래서 내가 하나하나 뒤적거려 보니까 이게 아주 딱 마음에 오는 거야."
-박수웅 씨
벌써 7년째 금을 찾고 있던 박수웅 씨는 현장에 막사까지 지어놓고 상주하고 있었어. 평생 모은 재산도 거의 다 바닥난 상태였대. 하지만 그는 여전히 그곳에 금이 있다고 확신했어. 그리고 취재진에게 그 발굴 현장을 보여줬어.
피디: 지상에서 여기까지 깊이가 한 20m 들어온 겁니까?
박수웅: 여기 보이는 데는 16m고, 그 안에 계속 있죠. 밑에 6m가 더 있는 거지.
작업반장: 지금은 돌이 물러진 상태거든요. 돌이 지금 이게 감이 오는 거라요.
피디: 아 돌이 물러졌다는 건 동굴이 가까워졌다는 뜻입니까?
작업반장: 예 그런 경향이 많이 있죠.
박수웅: 저 정도면 이제 곧 함박웃음이 터질 거예요.
박수웅 씨는 땅을 깊이 파내 거대한 땅굴을 만들었어. 그리고 조금만 더 파내면, 분명 그토록 찾던 금이 있을 거라 했어. 과연 박수웅 씨의 말처럼, 그는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었을까? 옆에서 그를 지켜본 유 씨의 얘길 들어봐.
"박수웅 씨는 그 이후로는 투자금을 구하기가 힘이 들어서 발굴 작업을 못 했어요. 이제 새로 시작하려고 하면 한 3억 정도 필요하다, 뭐 그 정도 말씀하셨어. 나도 부산 들어갈 때 처음에 박수웅 씨가 '석 달 하면 끝난다' 이랬거든. 그런데 그게 세월이 그리 걸릴 줄 우예 알았나…"
-보물 사냥꾼 유 씨
박수웅 씨는 1999년까지, 무려 10년이 넘도록 그곳에서 금괴를 찾았다고 해. 48세부터 시작한 보물찾기를, 예순이 다 될 때까지 한 거야. 그동안 스무 개가 넘는 굴을 팠지만, 그는 끝내 금괴를 찾지 못했어.
▲ 두번째 보물 찾기 소동
그럼 문현동에서의 보물찾기, 이대로 끝난 걸까? 아니, 아직 끝나지 않았어. 문현동에서 금괴를 찾겠다는 사람이 또 등장한 거야. 박수웅 씨가 발굴 작업을 할 때 참여한 정 씨라는 사람이었어. 금괴를 찾기 전, 정 씨는 먼저, 서울로 향했어. 한 식당에 들어간 정 씨가,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려. 잠시 후,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들어오더니 정 씨에게 다가와 악수를 해. 자리에 앉은 남자한테 정 씨가 조심스럽게 말해.
"금만 450톤이 있다니까요. 제가 확실히 찾을 수 있습니다. 나오면, 10% 드릴게요."
투자자를 구하는 거야. 발굴 작업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들잖아. 작업 인력부터 중장비까지 공사 비용이 만만치 않아. 그래서 투자할 사람을 모아서, 금괴가 나오면 지분을 나누기로 한 거지. 근데, 정 씨가 금괴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잖아. 박수웅 씨가 10년간 찾지 못한 금괴의 위치를 어떻게 알 수 있단 걸까?
이게 뭔 것 같아? 보면, '비밀 약정서'라 적혀있어. 여기 나온 이름이, 리처드 롤리스. 미국 CIA 출신으로 훗날 국방부 부차관까지 된 사람이야.
이런 미국 안보라인의 핵심 인사가 정 씨와 함께 발굴 작업을 하겠다고 비밀리에 계약을 했단 거야. 이름하여 '교토 프로젝트'. 심지어 롤리스는 최첨단 탐사 장비까지 가져와서 문현동 땅을 정밀 탐사하기도 했대. 이런 정 씨의 말을 들은 투자자들은, 억대가 넘는 돈을 투자하기도 했어.
"투자 금액이 저는 한 3억 정도."
"나는 6~7천만 원. 3억, 10억 투자한 사람 있어요."
"내 친동생, 내 친구, 내 후배. 2000년부터 2002년 3월까지 약 돈이 한 2억 정도 갔습니다. 처음 듣는 나한테는 희소식이지. 아 나한테 무슨 기회가 왔구나..."
-발굴 공사 투자자들
그렇게 제2의 문현동 보물찾기가 시작됐어. 투자자들에겐 희소식이었겠지만, 이 소식이 달갑지 않은 사람도 있었어. 바로 문현동 주민들이었어. 허구한 날 금을 찾는다고 동네를 들쑤시니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녔던 거야. 하루는 금속 탐지기로 땅을 탐사하는데 방해된다고, 인근 도로의 차량 통행까지 막았다고 해.
"11시에서 12시 사이인가 시간을 정해 놓고, 버스 같은 거 못 지나다니도록 한 30분간 이렇게 막아놓고, 그때 이제 자동차 소리 같은 다른 소리가 안 나야 금속 탐지기로 찾기가 좋겠다 해가지고 그런 때도 있었어요."
-권오준, 문현동 거주 70년차
이쯤 되니 주민들은 금이 있다는 얘기를 믿지도 않았대. 그런데, 정 씨가 탐사 작업을 벌인 지 2년째 되던 어느 날,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어.
"부산항 지하에 일제 때 만들어진 대형 어뢰공장이 있다는 사실이 탐사가에 의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전직 교사 출신이자 전문 다큐멘터리 작가 정 씨는 옛 조선총독부 소유 부산시 남구 문현동 부지 지하 16m 지점에서 어뢰공장 통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당시 기사 보도 中
정 씨가 정밀 탐사 끝에, 문현동 땅 아래 엄청나게 큰 공간이 있는 걸 확인했단 거야. 그게 어뢰공장 통로라는 거지. 이번엔 진짜 금괴를 찾을 수 있을까?
▲ 땅 아래 있는 무언가
이 소식을 듣고, 제일 들뜬 사람이 누구겠어? 큰돈을 부은 투자자들이었어. 정 씨와 투자자들은 본격적으로 발굴 작업을 준비해. 2002년 3월, 먼저 시추 작업부터 하기로 했어. 투자자들이 현장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땅속으로 시추 장비가 들어가기 시작해. 한 두어 시간 지났나? 그 순간,
"어어? 이거 왜 이래, 이게 왜 여기서 나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놀라 뒤집어졌어. 무슨 일이었을까?
"3월 2일날 오후 3시에 굴착을 시작해서 한시간 45분 뒤에 땅이 뚫렸습니다. 그러니까 뚫리니까 (물이) 막 올라오니까. 그때는 그 희열이라 그럴까..."
-발굴 공사 투자자
16m 깊이로 뚫은 땅 아래에서 갑자기 물줄기가 분수처럼 솟아오른 거야. 어뢰공장 크기가 2천 평 가까이 된다 했잖아. 게다가 문현동 바로 앞에, 바다가 있어. 그 큰 공간이 오랫동안 방치됐다면, 어떤 상태겠어? 안에 바닷물이 가득 찼겠지. 거길 뚫었으니, 엄청난 양의 물이 콸콸 나왔다는 거야.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해? 당장 들어가서 눈으로 확인해야지. 그런데 지금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상태가 아냐. 그때 뚫은 땅의 입구를 봐.
지름이 60cm밖에 안 돼서, 사람 한 명도 들어가기 힘들어. 급하게 구해온 수중카메라를 땅속으로 넣자 이런 장면이 펼쳐졌어.
물이 가득 찬 지하에, 웬 포대 자루가 잔뜩 쌓여있어. 포대의 존재를 확인한 사람들, 전부 흥분했어. 정 씨는 그 포대 자루 안에 분명 그토록 찾던 금이 잔뜩 있을 거라 했어. 그 포대 자루에서, 중요한 증거를 봤대.
이런 글씨가 적혀있었다는 거야. 한자로 '이등충'이라 읽어. 일본 말로 이토추. 1858년에 세워진 일본의 종합 상사야. 2차 세계대전 때, 군수 물자를 조달한 회사이기도 해. 그럼 이게 적혀 있단 건, 무슨 뜻이야? 일제 강점기 때 묻은 포대라는 얘기지.
"마다리 포대예요. 마다리라 하는 거는 그 당시에 왜놈들이 쓰던 마다리 포대를 말합니다. 각이 져서 있는 게 마다리 포대로 다시 재포장이 돼서, 그 끝에 이등충이라는 검은 활자가 찍혀 있어요. 도장같이 찍혀서 물이 너무나 맑았기 때문에…"
-정 씨, 제2의 발굴자
이 소식이 알려지자 부산 일대가 시끌시끌했어.
"처음 얘기 들었을 때, 그런 일이 과연 있을까? 누가 이거 금괴가 나와서 몇 천억씩 배당을 받았다는 그런…"
-박을용, 문현동 거주 40년차
"문현동 사람뿐 아니고 남구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소문을 듣고, 아 나오면 어떻게 되나 하고, 그러면 얼마나 나왔을까?"
-권오준, 문현동 거주 70년차
금괴가 450톤, 거기에 금불상부터 온갖 보물들이 있다 했잖아. 진짜 발견하기만 하면 대박이 나는 거야. 이번에야말로 말로만 듣던 야마시타 골드를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걸까? 그 포대자루 안을 직접 확인한 사람들이 있어. 바로 현장에 있던 투자자들이었어. 현장에 도착한 잠수사가 좁은 입구로 몸을 구겨 들어갔어.
"일단 사람을 넣어서 확인을 해보자. 다이버 보고 지시를 했어요. 내려가서 그 포대. 그거 가지고 올라오라 했거든."
-발굴 공사 투자자
현장에서 이를 보던 투자자들, 전부 설레는 마음으로 잠수사가 올라오기만 기다려. 한참 뒤, 드디어 잠수사가 올라와. 허리춤엔 하얀 무언가 달려있어. 수중카메라로 봤던, 그 포대 자루였어.
"잠수사가 쫙 올라오는데 얼마나 이.. 숨이 가쁜지. 스릴이 있어서. 그래서 보니까 허리춤에 달고 오는 게 하얀 포대가 올라온 거야. 올라와서 보니까..... 소금 포대라. 와... 그때 그 기분은. 바로 내가 벼락을 맞고 쓰러지는 기분이라."
-발굴 공사 투자자
보니까, 웬 소금 포대야. 그 안에 금이 아니라, 돌만 가득한 거야. 게다가, 아까 정 씨가 포대에 '이등충'이라 적혀있다 했었지?
근데 이등충이 아니라, '오성식'이라는 한글이 적혀 있었어. 일제 강점기에 묻은 포대라면, 한글이 적혔을 리 없잖아. 뜻밖에도 이 포대의 정체는, 박수웅 씨가 알고 있었어.
"그게 막 떠들썩했었어요. 그래서 내가 (박수웅 씨한테) 물어봤지. '형님, 이거 이게 뭡니까? 이거는 뭐 사연이 우예 된 겁니까, 도대체 형님?' 그러니까 '이거 소금 포대야. 옛날에 우리 터널 공사할 때, 굴 공사할 때 일일이 바깥으로 끄집어내기가 힘들어서 소금 노란 포대에다가 부서져 나온 파쇄된 파쇄석을 거기에 담아서 쌓아 놓은기다' 라고 우리 박수웅 씨가 그래."
-보물 사냥꾼 유 씨(가명)
박수웅 씨가 10년 넘게 땅을 팠잖아. 그때 파면서 나온 돌덩이들을 일일이 들고 나오기 힘드니까, 포대에 담아서 그 안에 쌓아둔 거야. 그럼, 이게 무슨 말이야? 땅 아래 있는 큰 공간의 정체가, 어뢰공장이 아니라 전에 박수웅 씨가 팠던 땅굴이었던 거지.
그런데 정 씨, 전에 박수웅 씨랑 전에 같이 작업을 했잖아. 이 사실을 몰랐을 리 없지. 게다가 아까, 전 미국 중앙정보국 CIA 출신 인물과 비밀 계약을 맺었다고 했잖아. 포대 자루가 발견되기 몇 달 전, 그 미국측 인사가 포기각서를 썼대. 정밀 탐사 결과, 보물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는 거야. 정 씨는 이걸 알고도, 그곳에 금괴가 있다 주장한 거지.
투자자들은 정 씨를 사기죄로 고소해.
"상식도 아니고 과학도 아니고 그거는 완전히 사기다. 자기가 거짓말을 해가지고 채권에 대한 의무가 있다 아닙니까. 그곳은 허구의 땅입니다."
-발굴 공사 투자자
결국 정 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아. 그의 말을 믿고 막대한 투자를 했던 투자자들은, 금을 캐려다 마음에 금만 갔어.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 뜨거운 여름에 마지막 확인사살까지 한 그 주변의 철도 그쪽 길 다 해봤어요. 애 돌반지라도 하나 내가 거기서 건졌으면 진짜 억울하지는 않겠어요."
-발굴 공사 투자자
그런데, 모두를 놀라게 한 이 금괴 소동은 갑자기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게 돼.
▲ 뜻밖의 금괴 소동
"오늘 오전 8시 50분쯤 부산 사상구 감전동 문재인 대표 사무실에 55살 정 모 씨가 흉기를 들고 난입했습니다. 직원 최 모 씨를 묶어 놓고 시너를 바닥에 뿌린 뒤 경찰에게 기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유리 창문을 부수고 소화기를 밖으로 던지며 1시간 넘게 난동을 부렸습니다."
-당시 뉴스 보도 中
2015년 12월, 당시 문재인 당 대표의 사무실에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들어가, 직원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인 거야. 그리고 긴 대치 끝에 경찰에 체포돼.
"경찰서, 법원에 가서 얘기하겠습니다."
-인질극을 벌인 남성
그런데, 이게 문현동 금괴랑 무슨 상관이냐고? 이걸 한번 봐봐.
현수막에 뭐라고 적혀있지? '문현동 금괴 사건 도굴범 문재인을 즉각 구속하라!' 인질극을 벌인 범인이 걸어놓은 거야. 체포된 범인은, 경찰에 이렇게 진술했대.
"우리 형님이 문현동에서 금괴를 발견했는데, 그걸 전부 도둑맞았다니까!"
알고 보니 이 범인의 형이, 사기죄로 징역을 받은 정 씨인 거야. 정 씨는 사기죄로 복역 후 출소한 상태였어. 인질극 직후 만난 정 씨는, 누군가에게 오랫동안 협박을 받아왔다고 주장했어.
"저 나오도록 하면 안돼. 위치정보 노출되면 안 된단 말이야. 도굴단들이 무섭거든. 얼마나 오랜 세월동안 내가 협박을 받았던지..."
"여기 금이 가득 들어 있었는데, 금 포대는 밖으로 내버리고.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쉽게 말해서 열 놈이 있다면 아홉 놈이 짜고 나 혼자를 제거시킨 거죠."
-정 씨
투자자들이 몰래 금괴를 빼돌리고, 정 씨한테 사기를 쳤다며 누명을 씌웠다는 거야.
"그 다음 달에 바로 회사를 만든 거야 도굴단의 회사를. 그리고는 금을 나눠 가졌다는 말이야. 나는 금을 찾아만 놓고 '팽' 당한거다 이말이지. 금을 차지하려고 따라간 거예요!"
-정 씨
정 씨는 동생이 저지른 인질극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어.
"한국에서 금을 300톤을 싣고, 그 금이 홍콩에서 처분돼서 한국으로 돈이 흘러갔는데, 아마도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간 것 같다. 확인된 거 아니라도 사람이 감이라는 게 있는데. ('카더라'가 아니냐고 묻자) 카더라지. 그래서 카더란데, 그랬든 저랬든 간에!"
-정 씨
정 씨는 끝까지 터무니없는 음모론과 유언비어를 퍼뜨렸어. 그의 마지막 소식이 들린 건, 2019년. 이번엔 국방부에 발굴 승인을 받았다며 또 투자를 받아 작업했대. 하지만 끝끝내 금은 나타나지 않았어. 결국 오랜 시간 이어져 온 문현동 금괴 소동은, 아무도 그 실체를 확인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어.
▲ 보물찾기의 결말
그럼 전국을 다니며 금괴를 찾았던 보물 사냥꾼 중, 과연 진짜 금을 찾은 사람이 있었을까? 근데 우리 처음에, 충남 공주에서 발견된 금가루 사진을 봤잖아. 성분 분석을 했을 때 금이라고 나왔잖아. 이건 어떻게 된 걸까? 알고 보니까, 성분 분석을 한 지질자원연구소에서는 의뢰가 들어온 물질을 분석만 했을 뿐, 그게 진짜 공주 땅에서 발견된 건지는 알 수 없다고 했어. 게다가 금괴는 특성상 무르기 때문에 잘랐을 때 가루로 발견될 수가 없대.
그럼, 필리핀에서 금괴를 찾았다는 기사는 어떻게 된 걸까? 그때 발견했다는 금괴의 정체, 직접 봐봐.
성분 분석을 해보니, 대부분이 철 성분이었대. 이 외에 필리핀에서 금불상을 발견했다는 등 소문은 무성했지만, 그게 진짜 야마시타 금괴인지 확인되진 않았다고 해. 사실 야마시타 골드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은 남아있는 게 없다고 해. 일종의 도시 전설일 뿐이지. 사람들은 오랜 세월 야마시타 골드라는 전설을 좇았지만, 이걸 찾았다는 사람의 이야기는 아직까지 들리지 않아.
"현재까지에 있어서는 이러한 작전이 있었다라고 하는 것은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본국으로 가져가겠다는 의도가 있었으면 가져갔겠죠. 굳이 그거를 부산이라고 하는 곳에 묻어둘 필요가 있는가."
-박삼헌 교수, 건국대학교 일어교육과
그럼, 이곳에 끝까지 금괴가 있다고 믿었던 사람, 박수웅 씨는 어떻게 됐을까? 그는 몇 년 전 돌아가셨다고 해. 이건 2011년, 마지막으로 그를 무료급식소에서 만났을 때의 모습이야.
"내가 곧 허가 내서 공사할건데."
"내가 팠을 땐 여기 자리 있잖아. 끄트머리 자리 저기서 내려갔지. 여기 인부들이 들락날락한 길이거든."
"보물이 엄청나다 거기에. 금불상하고 꽉 찼어. 8미터 더 뚫어야 돼. 밑에 내려가야 돼. 금괴 450톤이 있는 것으로 다 촬영이 됐고."
"한 4억대 있어야지. 4억이 준비되어 있어. 보물 캐는데 장사가 붙어야지. 내가 (보물나오면) 반 주기로 했어."
그는 문현동에 금괴가 있다고, 끝까지 믿고 있었어. 오랫동안 있다고 믿었던 무언가가 사실은 존재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면, 본인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느낌일 거야. 그러니, 끝까지 믿고 싶었던 게 아닐까?
'꼬꼬무'가 만난 전직 보물 사냥꾼 유 씨는, 30년 동안 보물찾기에 모든 걸 쏟아 붓고, 지금은 미련 없이 그 세계를 떠났다고 해. 그 이유가 있어. 보물을, 찾았다고 해. 그 보물은, 집이야. 그는 이렇게 말했어. 오랜 세월, 자신이 찾던 진짜 보물은 바로 집에 있었다고.
"보물이 집에 있었어요. 집에 돌아오니 반갑게 맞아주는 가족. 내 부인, 내 자식들. 아들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신 우리 어머니. 이 보물들을 집에 놔뒀어. 그리고 주변 환경, 이런 것들이 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얘기지. 후회도 없어요, 지금 나는."
-보물 사냥꾼 유 씨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강선애 기자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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