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예고하자, 앞서 이란은 '치명적 소용돌이'가 일 거라고 경고했었죠. 하지만 봉쇄 첫날, 해협에서는 포성이 아닌 침묵이 흘렀습니다.
즉각 대응을 자제한 이란의 속내를 곽상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미국의 호르무즈 역봉쇄가 시작된 지난밤 테헤란 광장에는 수천 명의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미국을 거칠게 성토했습니다.
[테헤란 시민 : 석유 수출은 물론 식량 수입을 막아, 이란에 기근 등 고통을 안기려는 속셈입니다.]
하지만 이란 정부의 움직임은 의외로 차분합니다.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면 전 세계적인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는 구두 경고를 추가로 내놨을 뿐, 예고했던 즉각적인 군사 대응은 없었습니다.
이란이 미국의 봉쇄를, 협상을 위한 단기 압박 카드로 보고 있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속 나 홀로 원유 수출을 이어가며 단기간 버틸 전쟁 자금도 확보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 이란은 지난달에도 전쟁 전과 비슷한 하루 16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는데, 유가가 급등하며, 수익은 20%나 더 늘어난 것으로 추산됩니다.
[성일광/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 (봉쇄가) 한 달 이렇게 된다 그러면 행동을 하겠지만, 10일 정도야 기다리겠죠. (유가 상승으로) 트럼프가 더 초조해지길 기다리겠죠.]
하지만 압박이 장기화되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이번 전쟁으로 인한 이란 내 직접 피해만 최대 1천500조 원.
이미 한계에 다다른 민생 경제와 고갈된 국가 재정은 장기간 버틸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백승훈/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 : 지금 상황은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작년 12월, 1월보다 더 나쁜 상황입니다. 정권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국가 재건비 아니면 동결자금 해제 이런 것들을 극대화해서 받으려고 할 겁니다.]
이란의 침묵은 협상장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적 인내의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디자인 : 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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