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아이웨어 시장의 선두 주자 젠틀몬스터와 '가성비 젠몬'이라고 불리며 급성장한 블루엘리펀트. 비슷해도 너무 비슷한 디자인으로 논란이 불거졌는데 결국 블루엘리펀트 대표가 디자일을 카피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요?
<기자>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작년 9월 기업가치 3조 원을 돌파했고 2024년엔 매출 7891억 원을 기록하며 파죽지세로 성장했죠 그런데 2019년 강력한 후발주자, 블루엘리펀트가 등장합니다.
이들의 전략은 명확했습니다.
젠틀몬스터가 점유한 고가 시장 대신 중하단을 공략하겠다는 것과 오프라인 매장에 힘을 주고 해외 진출까지 하겠다는 전략이었죠.
이런 전략들이 통했는지 2024년, 전년 대비 매출이 5배 영업이익은 10배나 수직상승했습니다.
블루엘리펀트가 가성비 젠몬, 제2의 젠몬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인지도가 커지자 이런 말들이 돌기 시작합니다.
'젠몬이랑 비슷한 이유가 같은 공장을 써서 그렇대' '둘이 자매브랜드래' '같은 디자인에 가격이 1/5면 블루엘리펀트 사지.'
결국, 젠틀몬스터가 칼을 뽑았습니다.
블루엘리펀트가 제품부터 매장인테리어까지 그대로 베껴서 브랜드가치를 훼손했다는 주장이었죠.
젠틀몬스터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경쟁이 아니라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디자인에 대한 탈취, 모방, 카피 이렇게 규정을 하고 강력하고 좀 다각적인 법적 대응을 해야겠다.]
그러던 중 황당한 일이 하나 생깁니다.
젠틀몬스터가 블루엘리펀트를 상대로 디자인 무효 심판을 걸었는데 그 대상은 안경도, 매장 인테리어도 아닌 안경 파우치였습니다.
알고 보니 젠틀몬스터가 2021년 2월에 출시한 안경파우치와 유사한 파우치를, 블루엘리펀트가 2023년에 자신들의 디자인이라고 등록을 해버린 거죠.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패션업계 특성상 일일이 등록 안 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블루엘리펀트가 이 틈을 타 안경 파우치 디자인을 등록해버렸고 이에 젠틀몬스터가 디자인 무효 심판을 건 거죠.
이 심판이 진행 중인 와중에 작년 10월 젠틀몬스터는 부정경쟁방지법을 꺼내 들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비겁하게 경쟁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등록을 해야지만 권리가 생기는 디자인보호법과 달리, 디자인 등록을 안 했어도 이미 유명한 제품을 카피해 혼란을 준다면 이를 제지할 수 있는 법입니다.
그런데 블루엘리펀트 역시 부정경쟁방지법의 같은 조항을 들며 방어했습니다.
이미 흔하게 쓰이는 기본적인 디자인이라면 누군가가 독점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게 조건이 좀 까다로워요. 부정경쟁방지법 잘 인정 안 하거든요.]
실제로 cj제일제당의 컵반과 오뚜기의 컵밥 미피와 부토 모두, 이미 흔히 사용되는 형태라는 이유로 부정경쟁방지법 인정이 안 됐거든요.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최근 법원이 젠틀몬스터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블루엘리펀트 대표가 구속기소되고 직원과 법인도 같이 재판에 넘겨졌고 약 78억 원 규모의 재산에 추징보전 명령까지 내려졌습니다.
제품 3D 스캐닝 결과, 모방상품 50종 중 29종은 95% 이상 일치했고 이 중 18종은 99% 이상의 일치율을 보였는데 젠틀몬스터에 따르면 블루엘리펀트는 모방상품 50종을 32만 1천 점 정도 팔아 약 123억 원 규모의 이익을 얻었고, 심지어 자체 디자이너 없이 젠틀몬스터 제품 위에 자신들의 로고를 합성한 사진을 해외 제조업체에 전달해 판매했다는데요.
현재 블루엘리펀트는 대표 구속기소 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을 바꾸고 논란이 된 제품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독자적인 제품 개발을 위해 전문 인력을 확보했다고 입장을 밝힌 상황입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은 인정받기 쉽지 않고 인정되더라도 벌금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번 일은 이례적이라고 합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법적 공방,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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