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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동 중재 외교'도 주목…경제 지렛대로 막판 협상 견인

중국 '중동 중재 외교'도 주목…경제 지렛대로 막판 협상 견인
▲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전격적으로 합의하기까지 중국의 '중재 외교'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중동에서의 중국 존재감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번 휴전은 표면적으로는 파키스탄이 제안한 중재안을 양측이 수용하면서 성사됐지만 협상 막판에 중국이 이란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결단을 끌어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자들을 인용해 파키스탄이 2주간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보장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막판에 개입해 이란에 '자제와 유연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은 특히 미국이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경우 이란 경제에 미칠 충격을 구체적으로 경고하며 협상 수용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FP 통신도 중재에 관여한 한 국가 관계자를 인용해 협상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중국 측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각각 역할을 하며 합의를 이끌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이 에너지 공급망과 직결된 경제적 이해관계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란 원유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며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도 원유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 부담을 직접 떠안는 등 에너지 안보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내수 부진과 산업 과잉, 부동산 침체, 높은 청년실업률 등 복합적인 경제 압박 속에서 올해 35년 만에 가장 낮은 4.5∼5% 성장률 목표를 제시한 상황입니다.

이런 여건에서 중동발 고유가 충격까지 더해질 경우 경제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어, 그간 이란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중국이 양국의 경제적 유대 상황을 강조하며 협상 수용을 압박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중국은 이번 사태 초기부터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왔습니다.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이란과 이스라엘은 물론 오만·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바레인 등 중동 주요국 외무장관들과 잇따라 통화하며 휴전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31일에는 중재에 나선 파키스탄의 이샤크 다르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회담한 뒤 적대 행동 즉각 중단, 평화 회담의 조속한 개시, 비군사 목표물의 안전 보장, 항로 안전 보장, 유엔 헌장의 우선적 지위 보장으로 구성된 5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며 중재 구상을 구체화했습니다.

이와 함께 자이쥔 중국 정부 중동문제 특사가 현지를 오가며 각국과 접촉을 이어가는 등 다층 외교도 병행했습니다.

미국도 중국의 역할을 인정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FP와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란에 휴전 협상을 촉구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들었다(I hear yes)"고 답변했습니다.

이에 대해 주미 중국대사관 류펑위 대변인은 CNN에 "충돌 발생 이후 중국은 휴전과 갈등 종식을 위해 노력했다"며 "관련 당사자들이 평화의 기회를 포착하고,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혀 조속히 분쟁을 끝내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외교가에서는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을 직접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중국은 배후에서 경제적 영향력과 정치적 관계를 활용해 이란을 설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은 2023년 3월 중동의 앙숙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며 외교적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당시 중국은 베이징에서 사우디-이란 대화를 주최하며 2016년 단교 이후 7년 만에 복교를 끌어냈습니다.

이번 휴전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해 당사국 간 균형을 유지하면서 경제력과 외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중동 문제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번 휴전이 2주라는 한시적 조치에 그친 만큼 중국의 중재 외교가 장기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사진=중국 외교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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