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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국 직전 핸들 꺾었다…'종전'까진 험로 예상

대파국 직전 핸들 꺾었다…'종전'까진 험로 예상
▲ 이란 국기, 미국 국기

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의 중재로 '2주 휴전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면서 이란전이 최악의 확전 위기를 넘기고 본격적인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게 됐습니다.

'치킨게임'을 하던 양측이 충돌 직전에 각 차량의 핸들을 꺾은 모양새였습니다.

이로써 국제사회는 '유가 추가 상승' 등으로 세계 경제에 파국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위기 앞에서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습니다.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압박과 함께, 미국의 파병 요구와 결부된 한미동맹 관련 부담을 느껴온 한국으로서도 이번 휴전 합의로 경제·안보 관련 대응을 준비할 시간을 벌게 됐습니다.

양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시한(미 동부시간 7일 오후 8시)에 임박해 휴전안 수용 사실을 발표하며 극적으로 파국을 피했습니다.

전쟁 개시 이후 38일 만에 이뤄진 휴전입니다.

미국과 이란 모두 2주의 시간을 번 가운데 앞으로의 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이란 핵 프로그램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32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나는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이 제시한 현상 시한을 1시간 28분 앞두고 나온 발표였습니다.

이란 역시 2주간 휴전에 동의하면서 이 기간 이란군과의 협조 아래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문명 파괴'까지 거론하며 이란을 강도 높게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안을 받아들인 것은 우선 확전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주요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되고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이어지면 국제 유가가 추가로 급등하는 등 글로벌 경제에 충격이 불가피합니다.

개전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번 전쟁에 대한 반대 여론이 지지 여론을 줄곧 상회하는 상황에서 '출구 찾기'가 지연될 경우 집권 후반기 의회 권력을 결정할 11월 중간선거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의식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군사시설이 아닌 발전소와 교량 등 민간 이용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란도 의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란 역시 미국의 인프라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막대한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한 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사회의 비판과 외교적 고립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주 휴전은 군사 충돌과 날 선 언사로 극한 대립을 이어온 미국과 이란 모두에 체면을 유지하면서 협상 국면으로 전환할 명분을 제공한 셈입니다.

향후 관건은 2주의 휴전 기간에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종식할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은 오는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측이 최소한의 신뢰 구축 조치와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접근을 이루게 된다면 휴전은 본격적인 종전 협상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양국의 간극이 워낙 커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벌써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선 이란이 미국에 제시한 종전안을 두고 서로 다른 기류가 감지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제시한 10개 조항을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토대"로 여기는 분위기이지만, 이란은 미국이 10개 조항을 이미 수용했다고 주장하며 협상 우위를 점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란 국영 매체 보도와 이란 당국자들이 외신에 제공한 성명 등에 따르면 10개 조항에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이란과 대리 세력에 대한 공격 중단, 역내 미군 철수, 이란에 대한 배상, 제재와 자산 동결 해제, 휴전 합의의 구속력을 담보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이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전쟁 전에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었던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를 미국과 세계 주요국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란이 이란 군과의 조율을 해협 통행 조건으로 제시한 가운데 이란의 종전안에는 이란과 오만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서 통행료를 징수하고, 이 돈을 재건에 사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중동 지역 당국자가 AP통신에 말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큰 수익이 창출될 것입니다. 이란은 재건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혀 이란의 해협 통제 권한을 어느 정도 인정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미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리처드 폰테인 회장은 뉴욕타임스(NYT)에 "난 이란이 주요 에너지 관문을 계속 통제하는 상황을 미국과 세계가 수용할 수 있다고 믿기가 어렵습니다. 그건 전쟁 이전보다 실질적으로 더 나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전쟁 명분으로 삼아온 이란의 핵무기 개발 중단과 관련한 합의 도출도 협상 진전의 가늠자가 될 전망입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라늄 농축 권한을 주장해온 이란은 페르시아어로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핵 프로그램을 위한 농축을 수용했다고 밝혔지만, 이란 외교관들이 언론과 공유한 영문 성명에는 이런 언급이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AFP통신과의 통화에서 우라늄 농축 문제에 대해 "그건 완벽하게 해결될 것입니다. 아니면 내가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핵심 쟁점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가시적인 성과 없이 '2주 휴전'이 종료된다면 최악의 경우 미국은 다시 군사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이란도 이에 맞서 대응 수위를 높이면서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벌이는 전쟁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와 무관하게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자칫 휴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휴전 합의를 중재한 파키스탄은 레바논도 합의에 포함된다고 했지만, 이스라엘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중단 결정을 지지하지만, 그 범위에 레바논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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