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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 격화로 전세계 수백만명 식량·의약품 위기"

"이란전쟁 격화로 전세계 수백만명 식량·의약품 위기"
▲ 공습으로 파괴된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의 석유화학단지

중동 전쟁이 전 세계적인 물류 대란을 일으키면서 수백만 명의 취약계층에 향하던 구호 식량·의약품 공급망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6일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등 핵심 해상 운송로가 사실상 봉쇄되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카타르 도하 등 물류 거점을 지나는 경로도 심각한 영향을 받으면서 구호 단체들은 더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우회 경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연료비와 보험료가 치솟아 운송 비용이 폭등하자 제한된 예산으로 구매·전달할 수 있는 구호물자가 크게 줄었습니다.

유엔은 이번 사태가 코로나19 이후 가장 심각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라며, 물자 우회 운송으로 비용이 최대 20% 증가하고 배송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수만t 규모의 식량 운송이 크게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구조위원회(IRC)는 수단으로 보낼 13만달러(1억9천500만원) 상당 의약품이 두바이에 묶여 있고, 소말리아의 중증 영양실조 아동들을 위한 치료용 식량 670상자도 인도에 갇혀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유엔인구기금(UNFPA) 역시 16개국으로 향하는 의료 장비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디하 라자 IRC 아프리카 공보 부국장은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의 마비는 인도주의적 구호 작전을 한계치 너머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전쟁이 멈추더라도 글로벌 공급망이 입은 충격으로 인해 구호 지연은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전쟁으로 기존 운송로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단체는 호르무즈 해협과 수에즈 운하를 피하는 항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배송 기간이 몇주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육상과 해상, 항공을 혼합한 방식까지 활용되면서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한 사례로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최근 이란으로 백신을 제때 공급하기 위해 육상과 항공 운송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전쟁 이전에는 전 세계 공급업체에서 이란으로 직접 항공 운송했지만, 현재는 튀르키예로 먼저 보낸 뒤 육로로 옮기고 있어 비용은 20% 증가하고 배송 기간은 열흘 늘었습니다.

비용 상승은 구호단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잔티 소에리프토 세이브더칠드런 미국 대표는 "결국 지원 아동 수를 줄이거나, 구매하는 물품 수를 줄이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우려는 이란 전쟁이 글로벌 기아 위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WFP는 분쟁이 오는 6월까지 지속될 경우 전 세계적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3억2천만명 외에 추가로 4천500만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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