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전쟁 에너지발 물가 상승
중동전쟁 지속 여파로 지난달 에너지에 이어 공업제품 물가지수까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에너지 물가에 직격탄을 날린 뒤 공업제품 등에 시차를 두고 2차 상승 압력을 주는 구조인 만큼, 추가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가데이터처의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에너지 물가지수는 142.89(이하 2020년=100)를 기록해 2015년 1월 통계 작성 시작 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 대비 상승률은 5.2%로 지난해 1월과 같으며, 2023년 9월(6.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에너지 물가지수는 전기료, 도시가스,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등유, 지역난방비, 부탄가스 등 가정용 에너지 6종과 휘발유, 경유, 자동차용LPG 등 차량용 에너지 3종의 물가지수를 가중평균해 산출합니다.
경유(17.0%), 등유(10.5%), 휘발유(8.0%) 가격 상승이 지난달 에너지 물가지수가 높아진 주원인입니다.
에너지 물가 고공행진은 유가에 영향을 받는 공업제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공업제품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118.80을 기록, 198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이전 최고 기록은 지난해 12월의 117.30이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한 상승률은 2.7%로, 2023년 10월(3.6%)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공업제품 물가지수 상승은 석유류(140.55·9.9%)가 주도했고 내구재·섬유제품·가공식품 등 다른 항목의 고공행진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내구재(109.60·2.0%), 섬유제품(118.35·2.2%), 출판물(113.06·3.2%) 등도 1985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지수가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가공식품(2.8%) 물가지수는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조사로 인한 출고가 인하, 각종 정부 정책으로 지난달(125.22·1.6%)로 소폭 내려앉았지만, 지난 1월(125.42)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우려를 키웁니다.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덕분에 지난달 석유류의 오름폭은 걱정했던 것보단 낮은 편이었습니다.
지난달 석유류 소비자물가지수(140.55)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권이던 2022년 8월(142.19)보다는 낮았습니다.
그러나 석유 최고가격제도 2주 단위로 국제유가를 반영하기 때문에 충격을 완전히 흡수할 순 없습니다.
지난달 27일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이후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천900원대 초반으로 100원가량 상승했습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기 조만간 2천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중동전쟁이 조기에 끝난다고 하더라도, 국제 유가는 전쟁 이전보입니다 43% 높은 배럴당 9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낙관 시나리오에서도 유가는 당분간 고공행진을 하면서 물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내구재·가공식품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점도 향후 물가 충격을 우려케 하는 요인입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바로 반응하는 품목은 석유류 등으로 매우 제한적으로, 나프타 상승에 따른 비닐 가격이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라면 가격을 바로 올리지 않는 것처럼 공산품 가격 상승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국제 유가는 3월에 상승했는데, 한국 수입 원유 가격은 4월에 상승하는 구조를 고려하면 물가 상승률에 반응하는 시차는 3∼6개월 사이라고 볼 수 있다"며 "2월 말에 시작된 중동 전쟁의 진정한 물가 여파는 6월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 정도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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