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 전경
정부가 지난달 석 달 만에 한국은행 일시 차입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초과 세수를 바탕으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을 준비하는 중에도 일시적인 자금 부족 상황을 피하지 못한 것입니다.
오늘(5일) 한은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3월 한 달 동안 한은에서 17조 원을 차입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5조 원을 빌려 쓴 뒤 올해 1월 전액을 상환했습니다.
이어 1월과 2월 중에는 추가 대출을 하지 않다가 3월 들어 다시 17조 원을 한꺼번에 빌렸습니다.
3월 중에 빌린 17조 원 중 3조 7천억 원을 상환했지만, 나머지 13조 3천억 원은 월말까지 미처 갚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은에 76억 8천만 원의 이자를 납부해야 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연간 누적 164조 5천억 원에 달하는 돈을 한은에서 일시 차입하고, 1천580억 9천만 원의 이자를 부담했습니다.
이는 2024년(173조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차입 규모였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5조 원을 빌려 쓰고도 연말까지 약 1조3천억 원의 국방비를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었습니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세입의 국고 수납과 세출 집행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재정 운영 수단입니다.
개인이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개설해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구조와 유사합니다.
정부가 이른바 '한은 마이너스 통장'을 많이 사용할수록 세출에 비해 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 조달하는 사례가 잦다는 의미입니다.
재정 집행과 세수 흐름의 불일치가 커질수록 이용 규모가 확대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앞서 2021년 61조 3천억 원, 2022년 52조 6천억 원의 초과 세수가, 2023년 56조 4천억 원, 2024년 30조 8천억 원의 세수 결손이 각각 발생했습니다.
올해는 연초부터 25조 원 이상의 초과 세수가 예상됩니다.
다만 정부의 일시 차입 자체는 매년 끊이지 않고 반복돼 더 면밀한 재정 운영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습니다.
박성훈 의원은 "정부가 초과 세수에도 시급한 자금 흐름을 관리하지 못해 막대한 규모의 '돌려막기'를 한 셈"이라며 "방만한 재정 운용을 멈추고 마이너스 통장 의존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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