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 대통령으로 선출된 흘라잉 전 최고사령관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69) 전 최고사령관이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
올해 초 야당을 사실상 배제한 총선에서 압승한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지 5년 만에 '민간정부'라는 외피를 쓴 채 계속 집권하게 됐습니다.
군부가 장악한 미얀마 양원 의회는 3일(현지시간) 전체 의원 투표를 거쳐 후보 3명 가운데 흘라잉 전 최고사령관을 5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뽑았습니다.
나머지 후보 2명인 뇨 사우 총리와 친군부 성향의 통합단결발전당(USDP) 소속 난 니 니 아예 카렌주 지역구 의원은 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
흘라잉 전 최고사령관은 전체 584표 가운데 429표를 얻어 당선 기준인 과반을 훌쩍 넘겼습니다.
앞서 흘라잉 전 최고사령관은 지난달 30일 군 직책을 내려놓았고, 하원의원들에 의해 곧바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습니다.
미얀마 헌법은 대통령의 군 최고사령관 겸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군정은 지난해 12월∼지난 1월 한 달가량 이어진 총선을 사실상 야당을 배제한 채 치렀고, 군부가 지지하는 USDP가 양원 의회의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압승했습니다.
이에 USDP가 사실상 차기 대통령을 뽑을 수 있게 됨에 따라 흘라잉 전 최고사령관의 선출은 이미 예상됐습니다.
미얀마 남부 출신인 그는 장교 훈련 학교를 졸업하고 임관한 뒤 꾸준히 승진해 2011년 군 최고사령관이 됐습니다.
2017년에는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군사 작전을 벌였고, 당시 로힝야족 75만 명가량이 인근 방글라데시로 피난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자신의 심복인 예 윈 우 후임 최고사령관을 통해 군부를 계속 장악하면서 민간 지도자의 외피를 쓴 채 권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문가들도 흘라잉 전 최고사령관의 대통령 선출은 최근 60년 가운데 50년 동안 미얀마를 통치한 군부가 명목상 민간 정부로서 권력을 더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얀마 전문가인 아웅 캬우 쏘는 로이터 통신에 "그는 오랫동안 최고사령관 직함을 대통령으로 바꾸겠다는 야망을 품어왔다"며 "이제 그의 꿈이 현실이 되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는 5년 전 쿠데타로 촉발된 내전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치밀하게 계획된 권력 이양이라고 짚었습니다.
비영리 연구기관인 '무력충돌위치·사건자료 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미얀마 내전으로 지금까지 최대 9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최근 반군부 단체들은 새로운 연합 전선을 구축했습니다.
연방민주연합 창설 추진위원회는 성명에서 "목표는 모든 형태의 독재를 완전히 해체하고 공동으로 새로운 정치 지형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민주화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한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뒤 정권을 잡았습니다.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군부는 쿠데타 이후 6천 명 넘게 살해하고 2만 명 넘게 임의로 구금했습니다.
수치 고문도 부패 등 혐의로 징역 27년을 선고받았으며 그가 1988년 민주화 항쟁 당시 창당한 NLD는 2023년 군정에 의해 해산돼 최근 총선에서 후보를 내지 못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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