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프 핵심요약
이란은 여력이 없음에도 굴복할 수 없는 처지이며, 주변국 타격으로 혼란 확산을 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은 이란 석유의 심장부인 하르그섬이나 호르무즈 요충지 점령을 검토할 수 있으나, 과거 이라크전처럼 늪에 빠질 위험이 큽니다.
걸프 왕정들은 전쟁 참전은 부담스럽고,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면서도 경제적 협력은 중국·러시아로 베팅을 늘릴 수 있습니다.
※ 2026. 3. 25. 출고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기사입니다.
미국과 이란, 실제 협상 가능성은?
팩트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게 없어서 그걸 염두에 두고 지금 판을 읽기는 좀 어렵습니다. 당연히 계속 전쟁을 하더라도 이 전쟁을 끝내는 출구 전략에 관해서는 계획하고 있을 거고, 소위 적국과 비밀 협상을 하고 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옵션일 테니까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여러 가지 설들이 있습니다. 튀르키예, 이집트, 카타르가 중심이 돼서 중재 중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된다.
Q.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이 서로 위협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트럼프가 최후통첩까지 날렸는데 이란이 굴복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될까요?
현 단계에서는 그렇죠. 일단 지금 이란을 이끌고 있는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거의 결사항전의 분위기를 계속 발신해왔고요. 어차피 일방적으로 공격당한 상태에서 무릎 꿇는다는 것은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정신에 어긋난다고 하는 것을 공유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금 단계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먼저) 시작한 공격에 대해서 어느 정도 책임의 소재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는 한 이란이 항복한다든지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Q. 결사항전을 계속 외치고 있다. 여력이 돼서 외친다기보다는 여력이 설령 안 되더라도 결사항전을 외칠 수밖에 없다?
그렇죠. 올 1월 8일에 수많은 사람들이 테헤란 거리에서 반정부 시위를 하다 죽어갔습니다. 이 와중에 이란 정부가 '우리가 졌다, 굴복하겠다'고 하면 그 체제는 이후에 존속할 수 있을까요? 체제에 저항하고 반대하고 바꿔달라고 요구하던 것들을 누른 정부인데, 거기에다가 외세의 공격을 받아서 항복한 정부라면 존재 가치가 없어지겠죠. 정통성 자체가 사라지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그건 쉽지 않고요.
그런데 여력은 없습니다. 가지고 있는 무력 자산은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드론 정도인데요. 탄도미사일은 아껴 써야 되는 상황인 것 같고, 드론이 그나마 생산 여력도 있고 비축도 해놓은 것 같은데요. 드론으로 상황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드론이나 단거리 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는 주변 걸프 왕정 국가에 있는 시설을 타격함으로써, 이 상황이 미국-이스라엘 대 이란의 전쟁이 아니라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확전되는 일대 혼란을 만들고 싶겠죠. 이란 측에서는 그게 전술적으로 합리적이라고 믿고 있을 겁니다.
'발전소 공격' 위협에 '담수화 시설 공격'으로 맞불?
Q.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발전소를 초토화시키겠다고 위협했는데, 실제 초토화시키더라도 이란이 굴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네요.
발전소가 공격당한다면 이란도 엄청난 위험에 빠져드는 거죠. 전기가 차단된다는 것은 국가 시스템이 다 마비된 상태입니다. 이란으로서는 그 공격을 받고 나서 모든 반격 여력을 다 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본토를 타격하기엔 (무리가 있다). 물론 이스라엘도 방공망이 옛날같이 견고하지 않고 한두 발씩 떨어지는 편인데, 그렇다 해도 거기까지 1500km를 날리는 것보다 가까운 바다 건너에 있는 걸프 왕정 국가들을 집중 타격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Q. 그래서 우려가 나오는 게 담수화 시설을 이란이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어떤 의미예요?
물이 없어지는 거죠. 석유 시설이 공격당하는 것도 걸프 왕정은 엄청나게 스트레스였거든요. 자기들의 밥벌이, 먹거리였으니까. 담수화 시설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인 리야드에 제가 알기로는 거대한 담수화 플랜트 4개가 직접 리야드에 물을 공급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해안에서요. 거기가 망가지면 전체 900만 인구 중에 800만 정도는 물이 없어지고, 난민이 되는 거죠. 어디론가 이동해야 되는 겁니다. 안전한 지역, 홍해 지역으로 이동시키든지 해야 되는데 국가로서는 대재앙입니다.
담수화 시설 자체가 국가 1급 방어망에 들어가 있기는 할 거예요. 그러나 미군 기지나 군사 시설을 방어하는 것보다는 약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지금 두바이 공항도 피격당하고 민간 구역도 피격당하고 우데이드 공군기지도 피격당하는 상황이라면, 담수화 시설을 이란이 작심하고 드론이나 단거리 미사일로 살보*라고 하죠.
*살보 공격 : 포탄이나 미사일 등 여러 발의 발사체를 동시에 또는 아주 짧은 간격으로 집중 사격하는 방식
합동 공격을 해버리면 막아내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럼 대재앙이 되는 거죠. 양쪽 다 최후의 카드를 쓰는 것처럼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은 정말 '지상군 투입'을 실행할까?
Q. 지상군 투입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지상군 투입 가능성 있을까요?
전쟁 이전에는 0이라고 봤어요.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상식과 통념에 의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타입이 아니라 그걸 계속 뒤집으면서 다른 카드를 보였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지상군도 투입할 수 있긴 하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Q. 지상군을 투입하면 전쟁의 시나리오가 달라지는 건데. 특히 거론되는 곳이 하르그섬인데, 어떤 곳이에요?
쿠웨이트 위까지 쭉 올라가서 이란 영해 안쪽에 있는 섬인데 수심이 되게 깊어요. 그래서 거기에 접안하는 게 연안에 접안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석유를 보낼 수가 있는 거죠. 하르그섬까지는 이란 각처의 유전에서 연결된 파이프라인이 연결돼 있고요. 거기는 이란 석유 생산의 심장부예요. 거기가 만약 어떤 변고가 일어나게 되면 이란은 치명적 타격을 입는 거죠.
Q. 그걸 아니까 미국이 노리는 걸 텐데.
그런데 만약에 전파시킨다든지 하게 되면 단순히 이란을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국제 석유 시장이 굉장히 큰 혼란에 빠지게 되니까. 아무리 제재 중이지만 이란산 석유도 어느 정도 시장에 나오고 있기 때문에.
Q. 미군이 병력을 추가로 중동 지역에 배치를 할 거라는 보도가 나오는데, 그 유력 대상지가 하르그섬이다.
하르그 섬을 장악해서 석유를 장악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미군이 보기 좋은 승리의 모습인 것 같긴 한데, 지상군이 섬에 있는 셈이 되잖아요. 그거를 미국 해군이나 (다른 병력들이) 쫙 달라붙어서 계속 방어를 해줘야 되는 건데 그림이 너무 이상해져요.
왜냐하면 페르시아만은 열린 바다가 아니라 갇힌 바다거든요. 호르무즈가 유일한 입구고 여긴 다 육지란 말이에요. 갇힌 바다에 미국의 지상군과 해군 병력을 다 집결시켜 놓는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되게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으세요? 이란이 '오케이 저기 다 있구나. 가진 자산 다 때려 붓고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마찬가지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 하다못해 그냥 기뢰라도 깔아버리면.
Q. 이란에 있어서 어떻게 보면 좋은 표적을 정해주는 셈이 되는 거잖아요.
그렇게 안 되려면 연안에 있는 이란의 섬에 대한 공격이 가능한 시설이 완전히 무력화됐다고 하는 확신이 있어야 들어갈 거예요. 그거는 제가 자신할 수 없고요. 차라리 호르무즈 항행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은 조금 더 있어 보여요.
그거는 하르그섬뿐만 아니라 들어오는 호르무즈 바로 입구에 이란 영해를 쭉 끼고 달리다 보면 폭 3마일이고 한 50마일 정도 되거든요. 거기에 굉장히 중요한 섬이 3개가 있습니다. 대툰브(그레이터툰), 소툰브(레서툰), 아부무사라고 있는데, 여기가 (이란과) UAE랑 영토 분쟁 중이에요. 그런데 이란이 들어가서 강제 점령해 놓고 있어요.
그러니까 미군이 들어가서 이란을 축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상군이 그 섬을 장악하면 호르무즈 안전 항행에 일종의 미국의 전초가 만들어지는 셈이 되고, 뒤에 UAE를 딱 대고 있는 거라 하르그 섬보다는 전략적으로 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것 역시도 쉽지 않은 작전이에요.
중동 지역에 미 지상군 투입, 과거에는 어땠나?
Q. 미군이 지상군을 중동 지역에 투입했던 적이 있었잖아요.
이라크 전쟁, 그러니까 1991년의 1차 걸프 전.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사우디 등 중동 연합군하고 다국적군 만들어서 미군이 한번 치고 올라갔던 적이 있고요. 두 번째가 2003년에 이라크전쟁 때도 역시 지상군이 들어갔죠. 공중 전력이 완벽하게 우세하니까 다 초토화시키고 나서 지상 병력이 들어갔었어요. 2003년 이라크전에서 굉장히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게, 1차 걸프전은 치고 나왔어요. 2003년 전쟁은 치고 그냥 있어요.
Q. 군정을 했다?
사담 후세인의 수니파 정권을 날려버리고 그 자리에 다수인 시아파 정권을 세웠는데 국정 경험이 없다 보니까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나라가 다시 어지러워지겠다 싶어서 남아 있던 거죠. 그래서 안정화 작전을 해요.
Q. 질서 유지 정도.
전쟁은 이겼어요 확실히. 그런데 안정화 작전 8년, 9년 동안 미국은 미증유의 피해를 입게 됩니다. 그게 아직도 상흔으로 남아 있죠. 왜냐하면 20%밖에 안 되는 수니파, 사담 후세인의 잔당들이 전부 테러리스트화 해요. 그리고 미군이 어떻게 기동한다고 (파악하고) 하는 걸 보면서 미리 다 차단하면서 굉장히 집요하게 테러를 해요. 수렁에 빠져버렸어요. 이란에 만약에 이라크전 같은 안정화 작전을 한다면 역사의 교훈을 못 배우는 거죠.
Q. 거기 있으면 미국이 위험해진다는.
위험해지는 거죠. 가는 데마다 지뢰밭일 거예요. hit and run, 야구 용어 중에 치고 달리기가 있잖아요. 치고 빠져나와야 돼요. hit and stay 하면 어려워져요. 제가 보기에는 정권 교체를 위한 지상군 투입은 아닐 거예요.
중동 지역 확전 원하는 이란..다른 국가들이 나서지 않는 이유는?
Q. 이란은 확전을 원하고 있지만 UAE 말고는 딱히 '우리가 전쟁에 들어가겠다' 이런 의지를 밝힌 나라는 아직은..
없습니다. 굉장히 높은 수위로 비난은 하죠. 이란의 무력 공격이 자기들 걸프 왕국에게 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이거는 비겁하다. 사실 그렇죠. 피해자나 마찬가지잖아요. 물리적으로 중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물론 이란의 논리는 거기에 미군 기지가 들어왔기 때문에 자기들을 선제공격한 미군에 대한 공격이고 부수적인 피해는 어쩔 수 없이 전쟁 가운데 일어나는 피해라는 논리이긴 하지만, 중간에 끼어있는 걸프 왕정으로서는 부담이 크죠.
그렇다고 해서 무력 공격에 나설 만한 계제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지리는 안 바뀝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언젠가 중동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이란과 마주해야 될 소국들 입장에서는 지금 군사 행동을 통해서 전면전을 경험하게 된다는 건 이란의 반격, 지상군 반격을 포함해서요. 바로 바다만 건너면 자기들 영토가 있는데 그 위협을 감수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천년만년 지켜준다는 판단이 있으면 동참하겠지만 지금 전쟁을 확전하기는 부담이 클 겁니다.
단 아랍에미리트 UAE는 좀 다르죠. 지금 이란이 반격, 보복 공격하는 거의 절반이 UAE에 떨어졌거든요. UAE가 제일 지금 피해자기 때문에 UAE만 필요하다면 군사 공격이나 호르무즈 안전 항행에 동참할 의미를 밝히고 있죠.
Q. 이란의 공격을 받아도 이란과 맞대응할 능력도 사실 없고, 그 이후의 상황이 두려워서 일단 참을 수밖에 없는 거군요.
그렇죠, 관리가 되길 바랄 뿐이에요. 워싱턴이 움직여서 상황을 빨리 관리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할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아예 이란 정권을 무너뜨려서 새로운 친걸프 왕정을 만드는 형태의 정권 교체가 일어나지 않는 한, 애매하게 끝나는 순간 자기들은 훨씬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보는 거죠.
Q. 걸프국 입장으로서 '트럼프의 미국을 계속 믿고 이런 관계를 유지해도 되나?' 고민에 휩싸일 것 같아요.
못 믿을 거예요. 그러나 동시에 걸프 왕정 국가들은 모든 안보 자산이 미국과 연동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단기에 유턴해서 '미국 싫다. 손 털고 러시아나 중국으로 가자'는 안 돼요. 그러나 지금 조금씩 쌓여나가는 불만은 오히려 안보 문제보다는 경제협력 차원에서 미국이나 유럽과 지금까지 나눠왔던 것들을 이제는 오히려 중국이나 러시아 쪽으로 한번 크게 베팅할 가능성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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