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트럼프는 관심 없다는데…UAE, '호르무즈 개방' 군사 연합 추진

트럼프는 관심 없다는데…UAE, '호르무즈 개방' 군사 연합 추진
▲ 지난 16일 오전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연료 탱크가 드론 공격을 받아 불길이 치솟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못하더라도 이란 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가 해협 개방을 위해 전쟁에 발을 담그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UAE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이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해상으로 수출하는 주요 통로인 만큼, 참전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반드시 해협을 개방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아랍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UAE가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해 해협 내 기뢰 제거 작업 지원 등 군사적 역할을 수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UAE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군사 강국들이 무력을 동원해 해협을 개방하기 위한 연합체 구성을 촉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채택될 수 있도록 외교적 압박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UAE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군사작전을 지원한다면 이란전에 처음으로 직접 발을 담그는 걸프국이 됩니다.

이처럼 UAE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란에 대한 전략적 관점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게 WSJ의 진단입니다.

UAE의 상업 중심지인 두바이는 오랫동안 이란 정권의 자금 통로 역할을 해왔습니다.

전쟁 발발 전에는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중재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란이 전쟁 발발 이후 걸프국을 집중 타격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지금까지 2천500발이 넘는 미사일과 드론을 UAE에 쏟아부었습니다.

이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쏜 발사체 수보다도 많습니다.

이란의 무차별 타격에 중동의 금융, 상업 중심지인 두바이가 '유령도시'로 전락하면서 체면을 구긴 UAE로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반격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UAE가 이란을 정치적 입장에 일정한 논리가 있는 까다로운 이웃 정도로 여겼지만, 개전 이후 두바이 호텔과 공항이 폭격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입장이 바뀌었다고 걸프국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걸프국 내에서는 이란이 중요한 원유 수송로를 장악하고 세계 경제를 흔들 수 있는 만큼 군사작전을 통한 강제 개방이라는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시선이 존재합니다.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이란의 조치를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UAE는 이런 측면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된다면 지금까지 소극적이었던 아시아와 유럽도 움직일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UAE는 자국 내 이란 병원과 클럽 등을 폐쇄하는 데 이어 이란 국민들의 UAE 입국 및 경유를 금지하는 등의 조치로도 이란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두바이에 본사를 둔 에미레이트항공은 홈페이지에 이란 국적자의 UAE 입국 또는 경유 거부 방침을 공지했습니다.

다만 군사작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UAE의 참전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기 부족을 완화하고 전쟁에 대한 아랍권의 지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일정한 신호가 될 수는 있지만, 해협의 안전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것입니다.

미 연방 하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애덤 스미스(워싱턴) 의원은 "이란은 드론 한 대나 기뢰 하나, 소형 자살 폭탄 보트 한 척만으로도 해협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군사 전문가들도 어떤 작전이든 수로뿐 아니라 연안 영토까지 장악해야 하는 만큼 결국 지상군 투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UAE의 참전은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중동 지역에 분쟁의 불씨를 남겨두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엘리자베스 덴트는 "전쟁에 개입하면 더욱 공격적인 이란을 마주하는 것은 물론 핵심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 감수하고 투자자의 신뢰마저 잃게 될 수 있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에서 발을 빼면 이란과 관계 재건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UAE가 처한 딜레마를 짚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미국·이스라엘, 이란 공습더보기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