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변 살인 사건 누명 피해자들
경찰 고문에 못 이겨 살인 누명을 쓰고 21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 사건' 피해자들이 재심 과정에서 고문 여부와 관련해 모른다고 진술했던 당시 경찰관들을 위증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낙동강변 살인 사건 누명 피해자인 최 모(63) 씨와 장 모(66) 씨의 법률대리인인 박준영 변호사는 최근 부산경찰청에 사건 당시 경찰관으로 근무했던 5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오늘(1일) 밝혔습니다.
경찰관들의 당시 소속은 사하경찰서 A 씨 등 4명, 중부경찰서 B 씨 1명입니다.
박 변호사는 A 씨 등 4명에 대해 "폭행과 물고문 등 가혹행위를 가하고 '낙동강변 살인 사건'과 '강도 사건'에 대한 자백을 강요해 자술서를 쓰게 만들었다"며 "그런데도 재심 법정에서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 사실 없다'는 등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B 씨는 '강도 사건'의 피해자로 알려진 경찰관인데 낙동강변 살인 사건 발생 전까지 피해 신고도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박 변호사는 "사하서에서 자백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우리가 강력범죄 전과가 전혀 없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살인 사건을 저질렀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자 낙동강변 살인 사건 발생 한 달 전 B 씨가 피해자인 특수강도 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가공의 사건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낙동강변 살인 사건 재심 재판부와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은 최 씨와 장 씨가 당한 고문 등이 사실이라고 인정했습니다.
특히 B 씨 사건에 대해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은 '가공의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고, 재심 재판부는 '경험칙상 쉽사리 신빙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고소장과 함께 재심 개시 결정문과 무죄 판결문, 검찰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 조사 결과, 경찰관 5명의 증인신문 녹취서, 국토교통부 사실조회 회신 등의 자료도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고문 등 가혹행위와 증거 조작 행위 자체는 공소시효가 만료돼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됐으나, 재심 법정에서의 위증만큼은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묻는 것이 정의에 부합한다"며 "피고소인들을 엄히 수사하고, 그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낙동강변 살인 사건은 1990년 1월 4일 낙동강변에서 차를 타고 데이트하던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다친 사건입니다.
사건 발생 1년 10개월 뒤 최(당시 30세) 씨와 장(당시 33세) 씨는 살인 용의자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후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1년간 복역한 끝에 2013년 모범수로 출소했습니다.
이들은 검찰 수사 때부터 경찰로부터 고문을 당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대검찰청 과거사위원회가 2019년 4월 '고문으로 범인이 조작됐다'고 발표하면서 재심 논의가 급물살을 탔습니다.
부산고법 형사1부(곽병수 부장판사)는 2021년 2월 4일 최 씨와 장 씨가 제기한 재심 청구 선고 재판에서 강도살인 혐의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경찰청은 재심 선고 다음 날 공식 사과문에서 "재심 청구인과 그 가족 등 모든 분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당시 적법 절차와 인권 중심 수사 원칙을 준수하지 못한 부분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며, 이로 인해 큰 상처를 드린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9월 28일 최 씨와 장 씨를 비롯한 가족에게 국가가 72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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