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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아닌 가족 품에서"…그 소원 왜 막히나

"병원 아닌 가족 품에서"…그 소원 왜 막히나

"내 집에서 죽고 싶다"…통합돌봄법은 마중물이 될 수 있을까?

사랑하는 가족 품에서 고통 없이 그리고 편안하게 맞이하고픈 존엄한 죽음, 대부분의 사람이 바라는 생의 마지막 모습이다. 3월 27일 돌봄통합지원법이 전면 시행됐다. 아프고 늙어도 살던 집에서 의료와 요양을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국가의 약속이다. 전국 229개 시·군·구에 재택의료센터가 문을 열었고, 전문가들이 맞춤형으로 서비스 지원계획을 수립해 환자의 집을 직접 찾아간다. 돌봄통합지원법은 존엄한 죽음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까?
경상남도 거제의 방호열 원장은 4년째 노인 환자들의 집을 찾아가고 있다. 한 달 방문 횟수만 100여 차례. 그의 도움을 받으며 허정숙 씨 가족은 94세 어머니를 집에서 돌보고 있다. 의료진이 찾아오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가족에겐 한 가지 바람이 생겼다. "어머니가 병원을 가지 않고 우리 가족들 옆에서 생을 마감하실 수 있다면" 하는. 3년 전, 방문 진료와 간호 지원 속에 어머니의 임종을 집에서 함께한 이정미 씨는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보내드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엄마와의 따뜻했던 마지막을 돌아본다. 지난 3년간의 시범사업이 확인해 준 것은 하나다. 조건이 갖춰진다면, 집에서의 임종은 가능하다.

'존엄한 죽음'을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은?

전문가들은 법 시행을 환영하면서도, 보완해야 할 점들을 짚었다. 현행법상 집에서 사망하면 일단 변사로 분류돼 경찰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남겨진 가족들에게 번거로움과 수고가 남는다.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병원들이 방문 진료나 가정형 호스피스를 기피하는 현실도 큰 장벽이다. 임종을 예상해야 하는 시기가 되면 현재로서는 대부분이 병원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병원을 떠나 집에서 죽음을 맞겠다는 설계 자체가 제도적으로 막혀 있다는 것이다. 1인 가구와 고령 부부 가구가 증가하는 조건에서 '집에서의 임종'은 보편적 모델이 아니고, 집은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게 된다. 임종 돌봄을 독립된 영역으로 설정하고, 이에 맞는 수가 체계와 지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이유다.

'좋은 죽음'의 조건…임종의 방식과 환경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해외에서도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해법 찾기는 계속되고 있다. 방문 진료에 적정 수가를 부여하고 재택의료 인프라를 확충한 일본과, 제도적으로 환자의 임종 선택권을 보장하는 영국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좋은 죽음은 '어디에서'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SBS <뉴스토리>에서는 지역사회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계기로, 초고령 사회를 앞둔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좋은 죽음'의 조건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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