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헬륨 공급난이 이어지며 반도체 산업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특히 카타르 등 중동산 원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NYT와 더힐 등 외신들은 이번 전쟁이 반도체 생산 공정의 핵심 소재인 헬륨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이란이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인 라스라판 산업단지를 공격하면서 가스 생산 시 부산물로 추출되는 헬륨 생산도 함께 중단됐습니다.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헬륨 수출국인 카타르는 라스라판 산업단지의 정제설비를 통해 전 세계 공급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월 520만㎥ 규모 헬륨을 생산해 왔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공격으로 카타르의 헬륨 수출량이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당장 반도체 산업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기업들이 추가 비용 압박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카타르의 라스라판 산업단지 복구에는 최장 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파장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입니다.
조지타운대학교 안보·신기술센터의 해너 도먼 선임 연구원은 "헬륨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를 냉각하고 온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쓰이는 필수 원료로, 한국과 타이완 등 반도체 제조기업들은 헬륨의 핵심 수요자"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아직 반도체 산업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제조사가 요구하는 고순도 헬륨 기준과 까다로운 자격 검증 절차 때문에 향후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공급망 서비스 기업 서큘러 테크놀로지의 글로벌 리서치·시장 정보 책임자인 브래드 가스트워스도 "장기 계약과 재고 비축분이 있으니 단기적인 충격은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면서도 "헬륨 생산 차질이 수주간 지속될 경우 업체들이 운영상의 제약이나 비용 증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기존 비축 물량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헬륨은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특수 컨테이너로 운송해야 하며, 저장 온도에도 민감해서 통상 한 달 반 정도 공급량만 비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동산 원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은 이번 사태로 더욱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헬륨 수입량의 약 3분의 2가 카타르산이었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NYT는 "헬륨이 없다면 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선도적인 반도체 기업들은 생산 라인을 계속 가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한국의 반도체 제조 기업들은 특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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