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엘리엇을 상대로 한 ISDS 사건 중재판정 영국 법원 취소 소송 승소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한국 정부의 국제투자분쟁(ISDS) '2라운드'가 시작됐습니다.
법무부는 오늘(25일) "지난달 대한민국이 승소한 엘리엇 ISDS 사건 중재판정 취소 소송에서 정부와 엘리엇 측 모두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양측 모두 항소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취소 소송의 결과는 확정됐고, 사건은 다시 중재 절차로 환송됩니다.
엘리엇 사건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에 불리했는데도 주요 주주였던 정부 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이에 찬성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삼성물산의 주주였던 엘리엇은 자신들의 반대에도 합병이 성사되자 국민연금공단의 합병 찬성 의결권 행사 등을 문제 삼아 2018년 7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ISDS를 제기했습니다.
2023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약 1,556억 원(약 1억 782만 달러)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정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한미 FTA 규정을 근거로 PCA가 관할권이 없는 사건을 판정했다며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취소 소송을 냈습니다.
취소 소송을 심사한 고등법원은 PCA 중재 판정에 취소 사유가 있는지 따져본 뒤, 한국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중재판정을 일부 취소했습니다.
법원은 ▲ 국민연금공단은 정부와 별개의 법인격을 보유한 점 ▲ 공적연금기금의 운용이 치안, 국방 등 국가의 핵심 기능에 해당하지 않는 점 ▲ 국민연금공단의 일상적 의사 결정이 정부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춰 원 중재판정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이 국가 기관임을 전제로 한 판단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앞서 PCA가 판정한 지급 금액도 잠정 취소되면서 정부는 1,600억 원 상당의 배상 책임에서도 일단 벗어났습니다.
법무부는 "국민연금공단이 국가 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영국 법원의 명확한 결정을 받은 점과 추가로 발생할 법률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건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배상 책임을 둘러싼 정부와 엘리엇의 법정 공방이 다시 시작될 전망입니다.
환송 중재 판정이 나온 뒤에도 판정에 대해 다시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한쪽이라도 판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최종적인 절차 종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법무부는 "축적된 대응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향후 환송 중재 절차에서도 국제투자 분쟁대응단을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법무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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