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첫 지정재판부 사전심사에서 총 26건의 청구 사건이 모두 각하됐습니다.
본격 심사 문턱을 한건도 넘지 못한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재판취소 사건 관련 지정재판부 결정 현황과 주요 판시사항'을 공개했습니다.
지정재판부 재판관 평의 결과에 따른 첫 재판소원 관련 결정입니다.
헌재에 따르면 지난 12일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재판취소 사건은 전날까지 누적 153건이 접수됐습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사전심사를 통과해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없습니다.
지정재판부에서 각하 결정을 받은 사건은 이날 기준 총 26건입니다.
헌재는 사건이 접수되면 지정재판부에서 법적 요건을 갖췄는지 판단하고, 청구가 부적법하면 본안 심리 없이 각하합니다.
첫 판단에선 각하 사유별로 '청구사유' 요건을 채우지 못해 각하된 사건이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청구기간 도과' 5건, '기타 부적법' 3건, '보충성' 2건 등 순이었습니다.
헌재법상 '청구사유'는 확정된 재판이 ▲ 헌재 결정에 반하거나 ▲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 헌법·법률을 명백히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입니다.
헌재는 이번 지정재판부 판단을 통해 "확정된 재판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인으로서는 헌재법상 각 사유를 갖췄는지에 대한 진지하고 충실한 주장·소명을 다 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 청구인이 각 호의 사유를 갖추었다고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주장하거나 ▲ 형식적으로는 각 호에 관한 주장을 하고 있으나 그 실질이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의 사실인정 또는 증거의 평가, 법률의 포섭·적용의 당부를 다투는 것이거나 ▲ 재판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에 불과한 경우 기본권 침해가 명백히 소명되지 않았다면 청구 사유를 구비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에 접수된 '2026헌마679' 사건의 경우 청구인은 "대법원 판결이 위법한 현행범 체포 및 절차적 보장이 결여된 상태에서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신체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으나, 헌재는 이 같은 점을 들어 청구 사유가 구비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청구기간 도과' 사유는 헌재법상 재판소원 청구 기한인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를 지키지 못한 경우입니다.
'2026헌마652' 사건을 비롯한 5건이 청구기간을 넘겨 각하됐습니다.
다른 법률적 구제 절차가 있는데도 그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청구한 경우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봐 각하 대상이 됩니다.
2호 접수 사건으로 동해안 납북귀환 어부 고(故) 김달수씨의 유족이 형사보상 지연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를 기각한 법원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이 이같은 보충성 요건 미비로 각하됐습니다.
청구인 측은 해당 사건이 소액사건심판법에 의해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않아 상고를 포기했다고 주장했으나, 헌재는 "소액사건심판법 3조의 취지나 기록에 비춰 보면 전심절차 이행의 기대가능성이 없는 경우로서 보충성 원칙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소원은 '확정된 재판'을 대상으로 하는데, '2026헌마703' 사건의 경우 항소심 재판 중에 재판소원 청구가 접수돼 "헌법소원 심판의 대상이 되는 재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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