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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급등에 공급조정까지…중동사태, 석화업계 전화위복 될까

가격급등에 공급조정까지…중동사태, 석화업계 전화위복 될까
▲ 전남 여수시 석유화학단지 공장

중동발 위기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물류 차질이 국내 산업 전체에 충격파를 미치고 있지만,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길게 보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옵니다.

공급 단절 우려에 따른 비축 수요와 함께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고, 중동과 중국의 설비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글로벌 공급 과잉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에틸렌과 부타디엔과 합성수지 등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에틸렌의 경우 지난 18일 기준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전주 대비 74% 넘는 상승세를 보입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사태 전과 비교해 상승률이 20%를 넘지 않았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업계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과 원재료 가격차)도 급격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35달러에 그쳤던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17일과 18일 218달러, 241달러로 크게 뛰면서 통상적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250달러선에 근접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원가 상승뿐만 아니라 공급 단절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산업 전반에서 석유화학 제품 비축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은 석유화학 제품 구입량이 평소보다 50% 줄어든 상태가 40일 이상 지속될 경우 공장 가동률도 50%로 축소해야 한다"며 "봉쇄가 지속되면 5월부터는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업계 구조재편의 배경이 된 글로벌 공급 과잉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완화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지 석유화학 설비 일부가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여기에 쿠웨이트와 카타르가 '불가항력'을 선언하는 등 원유와 가스 공급 감축·중단 사태가 잇따르면서 역내 석유화학 생산력이 전체적으로 하향되고 있습니다.

최근 중동 지역 에탄올분해시설(ECC) 가동률은 30%를 밑도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시아에서 공급 과잉을 일으킨 중국 업계도 이번 사태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은 저렴한 이란산 원유를 활용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아시아 시장을 장악했으나, 이번 사태로 핵심 원유 공급선을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사태가 정상화해도 파괴되거나 가동을 중단한 시설의 재가동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만큼 국내 업계의 반사 이익이 장기간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중장기 업황 개선 기대감은 증권가 실적 전망치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의 최근 1개월간 집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이 1천848억 원으로, 전년 9천431억 원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KB증권은 올해 롯데케미칼이 1천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한화솔루션이 6천460억 원으로 흑자 전환하고, LG화학이 연간 1조 575억 원, 금호석유화학이 3천68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집계까지 포함하면 올해 주요 석화업체들이 일제히 흑자를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현재 진행 중인 구조재편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올해 6월 완공되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는 연간 에틸렌 180만t 생산 규모로, 석유화학 제품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때 맞춰 가동을 시작하면서 국내 공급 과잉 우려도 크게 덜게 됐습니다.

샤힌프로젝트로서도 초기 안착 가능성이 한층 커졌습니다.

그럼에도 단기적 나프타 수급 불안 및 가격 급등은 업계가 당면한 최대 위깁니다.

이미 주요 업체들은 가동률을 낮추고 재고를 비축하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예정된 정기 보수를 앞당기며 단기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중장기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는 흐름도 보입니다.

생산량 조정을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의 체질 개선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에는 이번 국면이 단기적 실적 변수이자 중장기 구조 변화의 신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사태의 승패는 누가 더 싸게 생산하느냐보다, 누가 멈추지 않고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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