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 이후, 유사한 범죄에 노출된 피해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강릉에서는 한 여성이 극심한 스토킹에 시달려 직장을 4번이나 옮기고, 가족까지 협박당했지만, 가해자에게 내려진 조치는 고작 4차례의 접근금지 처분이 전부였습니다.
이세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강릉에 사는 40대 여성 A 씨는 재작년 10월 12년 전 직장 동료였던 50대 남성 B 씨를 술자리에서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그러자 B 씨는 한 달 뒤 A 씨가 근무하는 호텔에 들이닥쳐 빌리지도 않은 "돈을 갚으라"며 난동을 부렸고, 당시 현장에 없었던 A 씨는 제대로 된 해명도 하지 못한 채 직장을 잃었습니다.
억울함에 B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자 본격적인 스토킹이 시작됐습니다.
A 씨가 거부했는데도 이틀간 20차례 넘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한 겁니다.
[A 씨/스토킹 피해자 : 때려야지만 묻지마 폭행이 아닌 거예요. 정말 나는 묻지마 이유로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 거예요.]
직장으로 찾아와 죽여버리겠다며 소리를 지르는 등 난동을 부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A 씨는 직장을 네 차례나 옮겨야 했습니다.
민사 소송 1심에서 6천만 원 배상 판결을 받은 B 씨의 스토킹은 점점 더 심해졌습니다.
A 씨는 열 차례 넘게 경찰에 신고했는데 B 씨가 받은 처분은 4차례의 100m 이내 접근금지 명령뿐이었습니다.
접근금지 기간이 끝나면 스토킹은 다시 시작됐고, 지적장애가 있는 A 씨 아들을 전화로 협박까지 했습니다.
[B 씨/스토킹 가해자 (지난해 8월) : 너네 엄마랑 접근금지 걸려 있든가 말든가. 그게 뭔 상관이냐. 너희들 씨를 말려버릴 테니까.]
접근금지를 어기고 A 씨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기도 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아랫니가 다 내려앉은 A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고, 자녀들을 제대로 학교에 보내지 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가해자는 100m 접근금지 처분이 내려지자 피해자의 집에서 160m 떨어진 지점에 직장을 구했습니다.
[A 씨 : 제가 2차 고소했을 때는 (B 씨가 집에서) 198m 거리에서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8월 이후에는 158m에 와서 일을 하고 있는….]
스토킹이 극심해지자 경찰이 지난해 8월 구치소 유치 등을 위한 잠정조치 4호를 신청했지만, 이번엔 법원이 이를 기각했습니다.
[A 씨 : 그러니까 꼭 (내가) 죽어야지만 내 사건이 사방에 알려지겠구나….]
B 씨에 대한 경찰의 4번째 접근금지 명령은 오는 5월이면 종료됩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박선수, 디자인 : 강윤정·이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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