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미일 정상회담에서 또다시 특유의 '스킨십 외교'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모색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취재진 앞에 나란히 앉은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성 대신 이름인 '도널드'로 친근하게 부르며 그를 치켜세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많이 존경한다", "내가 보기에 일본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선거를 치러냈다" 등 칭찬 세례에 다카이치 총리도 "땡큐, 도널드"라고 화답했습니다.
이어 "세계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사람은 도널드뿐이라고 생각하고 확실히 응원하고자 한다"며 '트럼프 띄우기'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였으며 다카이치 총리가 정치 스승으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을 '도널드'라고 불렀고, 트럼프 대통령도 아베 총리를 '신조'라고 칭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시종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습니다.
앞서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에 도착했을 때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악수를 하려 손을 내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수 대신 적극적이며 대담한 포옹으로 답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미일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방어를 위한 일본의 역할 확대를 요구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규탄하고 미국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해협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 지원 방안에 대해선 언급을 아꼈습니다.
이날 회담은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받은 동맹국 정상 중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대면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다른 동맹국들의 관심도 집중됐습니다.
먼저 모두발언에 나선 다카이치 총리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 정세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만이 전 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며 지지의 뜻을 표했습니다.
이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결코 용납돼선 안 된다"며 "일본은 이란이 인접 지역을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일본이 어떤 형태의 지원에 나설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언급한 데 대해 일본 언론 등에서는 불만 어린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이날 다카이치 총리와 나란히 앉은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기자로부터 왜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에 이란 공격을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우리는 너무 많은 신호를 주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서프라이즈(surprise·깜짝 놀랄 일)를 원했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누가 일본보다 서프라이즈를 더 잘 알겠나. 당신은 왜 나에게 진주만에 대해 말하지 않았나"라고 말했습니다.
진주만 공습은 1941년 12월 일본이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 공격함으로써 미국인 2천4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사건입니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 계기가 돼 일본에 있어서는 전쟁에서 패하는 원인을 제공한 결정적 실책이자 뼈아픈 과거사로 여겨집니다.
이 때문에 그간 미국 정상들 사이에서는 동맹국인 일본과 관계에서 사실상 '금기어'로 여겨지던 진주만 공습을 트럼프 대통령은 뼈있는 농담으로 삼은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진주만 발언에 그 옆에 앉아있던 다카이치 총리는 무척 당혹스러운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놀란 듯 눈이 커졌으며 무릎 위에 손을 둔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심호흡하는 듯하거나 시종 띠고 있던 미소가 잠시 사라지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진주만 공습 언급에 대해 일제히 전하면서도 그에 대한 직접적 평가는 아직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동맹국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간접적으로 불쾌감도 드러냈습니다.
(구성 : 진상명, 영상편집 : 김복형 김혜주, 제작 : 디지털뉴스부)
"내 말 알아듣나?" "기자 나가면 하죠?" 다카이치 '들었다 놨다'…백악관 "역대급 발언!" 트럼프 일본 회담 11분 요약 (트럼프 NOW)
입력 2026.03.2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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