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첫 미국 방문길에 오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이례적으로 후한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본 등에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을 요청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수시로 바뀌면서 미국으로부터 예상하지 못한 청구서를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일본 내에서 확산하는 분위기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19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오찬, 만찬을 함께합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방미는 국빈급 방문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에 두 번 식사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닛케이가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러한 사례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 번밖에 없었다고 닛케이에 밝혔습니다.
또, 미국 측은 미일 정상회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방미 일정과 관련해 "드문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특별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표현했다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습니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0월 일본을 방문한 이후 5개월 만에 다카이치 총리가 미국을 찾는 '상호 방문'이 이뤄진 것도 이례적이라고 해설했습니다.
이 신문은 "역대 일본 총리는 취임하면 조기 미국 방문 기회를 모색해 왔다"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에 대해 "정상 간 관계를 심화해 미일 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장으로 규정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달 하순 중국 방문 계획이 결정되자 이에 앞서 미일 정상회담을 열기 위해 미국을 서둘러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본래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두고 미일 동맹 강화, 경제안보 협력, 일본의 대미 투자 등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무력 충돌을 벌이면서 중동 정세가 갑자기 핵심 의제로 부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일 등을 지목해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을 요구했지만, 각국이 소극적으로 대응하자 강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미일 동맹을 외교 기축으로 삼는 일본은 함정 파견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국제 분쟁 해결 수단으로써 무력 행사를 포기한다는 평화 헌법을 고려하면 전투가 지속되는 곳에 함정을 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중동 사태 안정화를 위한 미국 대응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나타내 트럼프 대통령의 호응을 얻으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거셀 경우에는 일본 사정을 설명하고 교전 수습 이후 '조사·연구' 명목 등으로 자위대를 보낼 수 있다고 언급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문제는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회담에 임하는 것이라고 일본 언론이 짚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이란 정세를 둘러싼 협의가 최대 초점이 될 것"이라며 "일본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요구를 강하게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계심을 키우며 회담을 맞게 됐다"고 해설했습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 질문에 답하는 시뮬레이션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닛케이는 "미국의 새로운 관세 조치와 일본의 대미 투자 안건 발표에도 관심이 쏠린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우호 관계를 나타내는 장면을 어떻게 연출할 것인지도 주목할 만한 점이라고 짚었습니다.
다카이치, 미국서 '이례적 환대' 받지만…예측불허 트럼프에 불안
입력 2026.03.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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