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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국 석유 패권 '페트로달러' 흔드나

이란, 미국 석유 패권 '페트로달러' 흔드나
▲ 지난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떠 있는 모습.

원유 수송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막아선 이란이 중국 위안화로 거래되는 원유에 대해서는 '안전한 통행'을 허용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란이 이 같은 제안을 두고 중동 외 지역의 8개국과 협의 중이라고 이란의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현지시간 17일 보도했습니다.

CNN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이란이 위안화로 원유를 거래하는 국가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란 측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막은 채 미국·이스라엘과 이들의 동맹국 선박을 공격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실제 일부 선박에 공격을 가해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습니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원유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며 국제유가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의 이번 제안은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 석유 시장을 지배해온 '페트로달러'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페트로달러 체제는 미국이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보를 보장해주는 대가로 사우디가 석유를 미국 달러화로만 거래하도록 한 것이 골자입니다.

1970년대 페트로달러 체제가 구축되면서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도 다시 공고해졌습니다.

페트로달러 체제에 균열이 갈 경우 달러 패권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중국은 위안화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고 달러 패권에 도전해왔습니다.

국제 석유 거래는 대부분 달러화로 이뤄지지만, 서방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산 원유의 경우 러시아 루블화나 위안화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2024년에만 1억 850만 t의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이란산 석유의 주요 구매국이기도 합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고 위협한 이란이 자국산 원유는 이 해협을 통해 계속 중국에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도 나왔었습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유조선 추적 업체 탱커트래커스닷컴의 사미르 마다니 공동 창업자를 인용해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이란이 최소 1천170만 배럴의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했으며 이 물량이 모두 중국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이달 11일 보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장악권을 강화하고 중국의 영향력에 기대 전쟁 자금을 최대한 조달하기 위해 위안화 거래 원유에 대한 통행 보장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지난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은 전쟁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내 일부 관측통들은 이란의 이번 제안이 상징적으로 위안화 사용 확대에 기여할 수는 있지만 원유 거래가 실제 위안화로 결제됐는지 검증하기가 어렵다는 점 등의 문제가 있고 미중 관계에 긴장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4일 보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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