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광화문 컴백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외국 관광객 피해가 발생한 소공동 캡슐호텔에는 화재 대비용 설비인 스프링클러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제(15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화재가 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8년 6층 이상 건물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으나, 이 건물은 규정 시행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바닥면적 합계 600㎡라는 기준에도 미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숙박시설로 허가받아, 2009년 이전에 지어진 고시원 등 숙박형 다중이용업소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한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도 적용받지 않습니다.
14일 화재로 다친 외국인 10명 중 3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이 가운데 일본 국적 50대 여성 1명이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는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상자 7명은 처치 후 임시 숙소로 옮겼습니다.
이 50대 여성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던 20대 일본인 여성과 가족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과 소방은 당국 이날 오전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합동 감식을 진행했습니다.
불이 난 캡슐호텔은 외국인이 많이 찾는 명동과 가깝고, 가격이 1박에 3만∼5만 원대로 저렴해 지갑이 가벼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에 올라온 리뷰도 82%가량이 외국어로 작성됐습니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 후기 49개 중 47개, 부킹닷컴 후기 178개 중 141개가 외국어로 작성된 것이었습니다.
이곳은 캡슐호텔 특성상 방 대신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침대가 놓인 공간이 벌집처럼 2층 구조로 여러 개 이어져 있는 형태였습니다.
한 이용자가 숙박 플랫폼에 남긴 후기에는 "객실이 좁은 탓에 짐을 놓을 곳이 마땅치 않아 복도가 꽉 찼다"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습니다.
좁은 공간에 여러 사람이 밀집된 데다 여행객들이 모이는 공간 특성상 짐이 많아 복도 통행이 어려워 구조적으로 대피가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이지만 한 곳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곳의 반경 2㎞ 내에는 캡슐호텔 형태의 숙박업소가 다섯 곳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세계적인 이목이 모이는 방탄소년단 공연을 앞둔 만큼 유사한 숙박업소의 소방설비 설치나 대피로 마련 확인 등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손원배 초당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방탄소년단 공연으로 인파가 모일 예정인 만큼 안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와 소방 당국이 합동으로 행정지도나 특별 점검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화재 '벌집구조' 소공동 캡슐호텔, 스프링클러 없는 취약 지대
입력 2026.03.16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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