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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과거의 트럼프 vs 현재의 트럼프

[사실은] 과거의 트럼프 vs 현재의 트럼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작전을 시작하면서 이란의 정권 교체, 즉,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가 목표임을 밝혔습니다. 개전 첫날 공습으로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습니다. 이란의 신정 체제를 바꾸겠다는 전략으로 읽혔습니다.

그런데 트럼프의 말은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이란 내 봉기를 부추기며 정권 교체에 직접 개입하는 데에는 거리를 뒀다가, 베네수엘라처럼 후계 구도에 개입하겠다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의 해석도 분분합니다.

이번 이란 군사작전은 미국 국익을 위해 외국 사정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외교 기조, 이른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와는 대척점에 있습니다. 아메리카 퍼스트는 트럼프를 대통령에 올려놨던 주요 정치 자산입니다.

트럼프의 과거 발언은 어땠을까요. 트럼프가 이란 정권 교체와 관련해 지금껏 어떻게 말했는지, 트럼프 정부 1기 때부터 10년의 역사를 살펴봤습니다.

트럼프, 미 이란 공습

45대 미국 대선을 넉 달 앞둔 2016년 7월,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는 경쟁자였던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을 향해 이렇게 쏘아 붙였습니다.

트럼프 이란 레짐 체인지 정권 교체 그래픽

오바마 정부 당시 외교 정책을 총괄했던 클린턴이 중동 국가들의 정권 교체를 추진했던 건 '재앙'이라고 말했습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부시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했고, 중동 지역에 민주주의를 이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테러 직후 아프간 전쟁을 시작으로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오바마 집권기에도 전쟁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희생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천문학적인 세금이 들어갔습니다. 참고로 2021년 미국 브라운대 '전쟁 비용 프로젝트'(the Costs of War project)는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으로 8조 달러, 우리 돈으로 1경 1천947조 원을 썼다고 추산하기도 했습니다. 반전 여론과 함께 이 엄청난 돈을 미국을 위해 써야 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트럼프는 이 지점을 파고 들었습니다. 외국의 정권 교체에 국력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이런 외교 정책 펼치지 않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아메리카 퍼스트' 캠페인을 벌였고,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트럼프 집권 1기 때에도 이런 기조는 계속 유지됐습니다. 2019년 7월 백악관 국무회의 당시 이런 발언이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트럼프 이란 레짐 체인지 정권 교체 그래픽

다음 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열린, 미국-이집트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트럼프 이란 레짐 체인지 정권 교체 그래픽

트럼프는 같은 해 11월 미시시피 연설에서도 "트럼프 정부는 국내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고 딱 잘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 (사진=AP, 연합뉴스)
2020년 1월,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2020년 1월,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은 극에 달했습니다.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가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했습니다. 솔레이마니는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가장 신임했던 최측근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의 보복과 함께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이란의 정권 교체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트럼프 이란 레짐 체인지 정권 교체 그래픽

그리고 4년 뒤인 2024년, 다시 대선 도전장을 내민 트럼프. 이란 문제에 대해선 일관됐습니다. 정권 교체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그해 5월 워싱턴 유세에서 "우리 미군이 해야 할 일은 (다른 나라의) 정권 교체를 위해 무의미한 전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지난해 6월, 트럼프의 개인 SNS였습니다.

트럼프 이란 레짐 체인지 정권 교체 그래픽

"이란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면 정권 교체가 일어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말은, 그간 이란의 정권 교체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기조와 정반대였습니다. 미국 언론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왔고, 이틀 뒤, 미국 기자들은 트럼프와 만난 자리에서 그 의미를 되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트럼프는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트럼프 이란 레짐 체인지 정권 교체 그래픽

이란의 정권 교체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틀 만에 다시 말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 또 달라졌습니다. 트럼프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 필요성을 말했습니다.

트럼프 이란 레짐 체인지 정권 교체 그래픽

그렇게 2월 28일 이란을 향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이 시작됐습니다.

이란 초교 참사

왜 전쟁을 하는지, 여전히 트럼프의 말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고 있습니다. 도무지 가늠이 어렵습니다. 전쟁 목표가 10가지가 넘는다는 미국 언론의 비아냥까지 나왔습니다.

지도자의 잦은 말 바꾸기는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비판과 동시에, 융통성 있는 실용주의적 태도라는 평가가 교차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급격한 입장 변화에는 명분이 필요합니다. 이란의 위협 수준이 최근 들어 급격히 올라갔고, 그게 미국인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됐다면, 미국인 입장에서 트럼프의 태도 변화는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럴 만한 명분이 없다는 말이 트럼프 핵심 지지층 안에서도 나왔습니다. 구독자 2천100만의 보수 유튜버 조 로건은 "트럼프는 더 이상의 전쟁은 없다며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하지만, 우리는 왜 그랬는지 이유조차 정의할 수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비판에 나섰습니다.

트럼프의 말이 계속 바뀌는 사이에도 희생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3월 14일 현재, 트럼프의 이란 전쟁 사망자는 적게는 1천300명, 많게는 4천300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자료 조사 : 작가 김효진, 인턴 박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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