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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국가 제창 침묵' 이란 여자축구대표 5명 망명 허용

호주, '국가 제창 침묵' 이란 여자축구대표 5명 망명 허용
▲ 10일(현지시간)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오른쪽에서 3번째)이 호주에 망명을 신청한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선수 5명과 함께 찍은 사진.

호주가 여자 아시안컵 경기 중 국가 연주 때 침묵, 귀국 후 처벌받을 우려가 제기됐던 이란 여자축구대표팀 선수 5명의 망명을 허용했습니다.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은 오늘(현지시간 10일) 기자들과 만나 이들 선수의 인도주의 비자 발급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버크 장관은 이들이 망명을 신청했으며, 호주 경찰이 이날 새벽 이들을 "안전한 장소"로 이송한 후 자신이 직접 면담하고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호주는 이란 여자축구팀을 우리 마음속에 받아들였다"면서 이들 5명이 자신들의 이름과 사진 공개에 동의했다면서 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망명한 5명은 자흐라 사르발리 알리샤, 모나 하무디, 자흐라 간바리, 파테메 파산디데, 아테페 라메자니자데입니다.

버크 장관은 "그들은 자신들이 정치 활동가가 아니라 안전을 바라는 운동선수이며, 호주가 자신들에게 그런 기회를 준 것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그간 이란 대표팀이 머무는 호텔에 경찰관이 상주하면서 선수들이 도움을 요청할 기회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주려고 노력했으며, 전날 아침부터 망명을 신청하려는 선수들과 당국이 진지한 대화를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버크 장관은 또 나머지 이란 대표팀 전원에게도 망명을 제안했다면서 "다른 선수들에게도 같은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란 선수들이 "그들이 내리는 결정으로 인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모든 선수가 호주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호주 국민들은 이 용감한 여성들의 어려운 처지에 마음이 움직였다"면서 "그들은 이곳에서 안전하며,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추가 망명 여부에 대해 "이는 매우 민감한 상황으로 최종 결정은 그들에게 달려 있다"면서도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란 대표팀은 총 20명으로, 추가 망명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팀원들은 여전히 호주에 있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이란으로 돌아갈 계획이었지만, UAE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란 매체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란 대표팀은 말레이시아와 튀르키예를 경유해 귀국하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9일 트루스소셜에서 이란팀의 망명 허가를 촉구한 직후 이뤄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는 이란 여자축구대표팀이 살해될 가능성이 높은 이란으로 돌아가도록 허용함으로써 끔찍한 인도주의적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망명을 받아주라.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이 그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의 글을 올려 앨버니지 총리와 통화한 사실을 소개한 뒤 "그가 이 문제를 해결 중!"(He's on it!)이라며 "이미 5명은 보호 조치가 이뤄졌고 나머지도 이동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란 여자축구팀은 지난 주말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면서 현재 공습이 진행 중인 이란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들은 지난 2일 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침묵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에 이란 국영 TV의 한 진행자가 국가 연주 동안 가만히 서 있던 선수들을 "전시 반역자"라고 비난하면서 선수들이 귀국하면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커졌습니다.

선수들은 이후 두 경기에서는 경례를 하고 국가를 따라 불렀습니다.

(사진=호주 내무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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