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여자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한 남아공
아프리카 대륙 최고 권위의 여자축구 대회가 개막을 불과 열흘여 앞두고 전격 연기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2026 모로코 여자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개최일을 오는 17일에서 7월 25일로 전격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개최일을 불과 12일 앞두고 대회 연기 발표를 한 것입니다.
여자 네이션스컵은 성인 아프리카 여자 축구 최강국을 가리는 대회로 2027 브라질 여자 월드컵의 아프리카 예선을 겸하기 때문에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CAF는 "대회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고만 설명할 뿐 구체적인 연기 사유는 밝히지 않아 아프리카 축구인들의 불신만 키웠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미 아프리카 축구계에선 모로코의 개최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퍼지고 있었습니다.
올 초 모로코에서 치러진 남자 네이션스컵 결승에서 혼란 속에 모로코가 준우승에 그친 게 여자 네이션스컵 개최 여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모로코는 남자 네이션스컵 결승에서 연장 승부 끝에 세네갈에 0대 1로 졌습니다.
당시 경기 막판 판정 논란이 벌어져 세네갈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경기가 약 15분간 중단되는 등의 혼란 속에 승부가 났습니다.
일각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개최지가 아예 바뀔 수도 있다는 추측까지 나온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CAF가 여자 네이션스컵 개최 의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행정을 보여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2020년 여자 네이션스컵은 아예 열리지 않았습니다.
2021년 남자 네이션스컵이 2022년으로 연기된 끝에 결국 치러진 것과 대조를 이뤘습니다.
또 2024년 여자 네이션스컵은 2024 파리 올림픽과 일정이 겹치면서 작년 7월에야 개최됐습니다.
전 나이지리아 여자 대표팀 주장 데지레 오파라노지는 "여자 축구에서만 계속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여자 축구가 홀대받는 것 같다"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노력을 기울인 선수들에게 대회 연기는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이지리아, 카메룬, 가나는 이미 아랍에미리트(UAE)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여자 네이션스컵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대표팀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터라 우려가 더 큽니다.
가나 대표팀 관계자는 "대사관과 연락을 취해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비행 일정이 잡히는 대로 떠날 예정"이라면서 "떠나기 전까지는 안전한 곳에서 계속 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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